바둑두다 가스레인지에 음식 태워보지 않은 분이 있으십니까? 저는 특히 많죠. 태운 것을 먹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그냥 버리기도 뭣해서 안 태워진 부분을 짤라 먹은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특히 소양인이 하나뿐인 선생님의 집안에서는 찬도 밥도 자작이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웬지 가스레인지 앞에 앉아 있으면서 끓기를 기다리는 것은 답답하기도 하고 해서 5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컴퓨터가 있으니 영 어중간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있게 조금 있다 가 보면 되지 하고는 몰두하다보면 태워먹는 경우가 비일비재입니다.

한가지 대책으로 책상옆에 이동가스레인지를 갖춰 놓고 거기다가 차를 끓인다든지 하는 간단한 것은 거기서 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옆이니 끓는 것을 보고 조절할 수 있거든요.

전에는 밥도 가스로 했었는데 잡곡밥이라 밥이 잘 안 되서 그렇죠. 얼마전부터는 그냥 밥도 전기밥솥으로 하고 다만 몇시간 전에 해서 스스로 뜸이 들도록 했습니다. 밥 맛은 직접 불에다 하는 것만 못합니다만 태울 일은 없는 것이 장점이지만요.

집중해서 하다보면 앞 일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저는 소양인이라 기억력이 좋지 못한 편이고 기억 못해서 일어난 일들이 많습니다. 심지어는 군 복무시절 분대장이 지시한 일을 깜박 잊어버리고 혼난 일도 있습니다. 바둑도 저와 동수 였었는데 .. 지금은 무엇을 하는지..군 복무시절의 동료들은 하나도 만나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입장이 출가다 보니 사회친구들은 지금 제로 이지만 ..

오로에서 아작회 수원모임에 나간 것이 38세 이후로 13년만에 사회적인 모임에 참가한 첫번째 사건이었습니다. 따라서 수원아작회는 매우 의미있는 모임이었습니다. 노래방에는 3차례정도 간 적이 있었지만요. 그날 노래방으로 4번째이군요.

처음 출가해서도 바둑을 간혹 두곤 했는데 바둑을 두다보면 다 잊어버리고 앞뒤전후 상황이 잘 되지 않더군요. 기재도 없는 편이어서 아직 오로 4단에 머물고는 있지만 바둑은 무지 좋아 합니다. 지금은 친구라면 아마 바둑이 유일한가 합니다. 늘 들어가서 수담을 나누는 바둑이 ..이제는 공부도 친구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세월은 흘러가고 무상은 눈 앞에 이러르고 있는 만치 머리에는 눈이 내리고 기억력도 더 오락가락 인생사 남는 것이 무에 있겠습니까? 기축년에는 조금더 늦 공부를 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