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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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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대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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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가 돌아왔다의 결론이 어떻게 되어가는지가 궁금해서 영상을 찾아보았더니 대략 흐름을 알 수 있다. 마지막을 보니 옥희의 애비와 백희가 뚝방에 앉아서 서로 마음을 나누는데 백희가 힘들었던 지난 18년을 회고하면서 통곡을 한다. 그 연기자가 연기하는 모습은 이번에 처음 보는데 그 눈물과 통곡이 너무나 잘 표현되고 공감된다. 함께 할 수 없었던 첫 사랑의 품에 안겨서 마음 놓고 엉엉 우는데 보고 있는 나도 같이 울려고 하다가 울었다. 아무런 일도 없는 인생이라고 하지만, 당사자에겐 대개 꼬인 운명도 있고 성공과 좌절과 분노와 슬픔이 모두 있다. 하지만 따져보니 고3학생이 임신을 해서 그 딸이 고3이 되었으면 잘 되어봐야 36세이다.. 그런 젊은 여성이 딸을 키우느라고 20년 세월을 견디면서 전도를 알 수 없는 미래와 험난한 환경 속을 통과해낸 그 여정을 모두 거쳐서 통곡하는 장면을 참 잘 표현하고 있다.. 원래 사랑에 빠진 젊은 이에겐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프로기사들은 어려서 바둑을 사랑하여 프로가 됨으로써 첫사랑에 성공한다. 그 이후의 경과가 어려워지더라도 18세 여고생이 18년 간 홀로 딸을 키워야 하는 운명에 비하면 얼마나 행복한가? 그렇게 보면 세상에 가장 공연한 근심이 프로기사들 생계걱정을 대신해주는 일이다. 하물며 이세돌이나 박정환 쯤 되면 이미 경제적 근심도 그다지 근접하기 힘든 상황이 되니 나중이야 어찌 되든 이미 성공한 인생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기적이다 국내용이다 해봐야 대개 절반의 진실에 불과하다. 요즘 같은 세상에 사람이 이기적이려고 해봐야 얼마나 이기적일 수 있겠는가? 국내용은 국제적으로도 이미 대략 유용하게 만들어져 있다. 단지 조금 기량이 부족할 뿐이다. 그리고 이승엽의 말처럼 연습은 배반하기 힘들다.. 결승의 결과가 어떻든 오늘 바둑을 보니 박정환은 이미 자신의 시대를 열은 것처럼 느껴진다. 그의 바둑은 이창호가 보였던 석불이나, 이세돌이 보였던 전투력 13단 등으로 표현되는 어떤 식의 낭만성을 벗어나 오직 박정환스러운 바둑이기에 프로그램이 완성되는 데에 시간이 좀 더 걸린 것일 지도 모르겠다. 다만 몇 가지 그의 시대가 다른 측면도 보이는 것 같은데 하나는 이세돌이 당장에 뒤로 물러설 것인가 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적어도 향후 10년 간은 큰 무리가 없도록 건강관리 등을 포함한 management system을 갖추고 있는가 등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나 마음의 관리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다. 왜 한국기원에는 그런 측면에 대한 배려가 없는지 모르겠다. 기사회는 또 왜 상호부조금을 받으면서 이런 측면에서 대한 복지시스템은 털 끝만큼도 없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해주는 것도 없다고 그러지 않는가? 이세돌이 언제 자기한테만 잘 해달랬는가? 그게 아니지 않은가? 상호부조라는 것은 다양한 형태로 가능하다. 입단자들에게 기본적 사회화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국가의 법률이나 납세시스템을 기본적으로 교육해서 민주시민으로서 살아갈 토양을 마련해주는 것도 기본적 복지에 해당한다. 상금이 많아서 공제금이 많은 사람에겐 외국에 갈 때에 티킷팅이나 기타 등등도 전적으로 책임지지는 않더라도 애정을 보일 순 있다. 상호부조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두 적용된다. 그런데 돈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다 받고 그에 어울리는 서비스는 전혀 없다면 그래서 오직 퇴직금으로만 쓴다면 그건 무언가 치우친 것으로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가령 1년에 얼마 이상의 부조금을 내는 사람에겐 그 다음 한 해 동안 일년 내도록 십전대보탕이라도 제공하도록 하면 돈안들이고도 괜히 무언가 써비스를 할 수도 있는 일이고 멘탈을 위해서, 건강관리를 위해서 어떤 시스템을 마련해서 필요한 자금의 일정 부분이라도 제공해주는 일도 유용할 수 있다. 그런데 아마도 지금과 같은 시스템에선 한국기원에선 그런 전담부서가 없고 기사회는 그냥 돈만 받을테니 당연히 그런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공제금은 돈많이 버는 사람들이 많이 내겠지만 지금 앞에서 내가 막연히 쓴 내용을 보라... 거기엔 돈많이 버는 사람이 많이 낼 뿐 아니라 많은 적든, 그들이 은퇴하고나서 뿐 아니라 선수생활 도중에도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그런 것은 기사회나 한국기원이 모두 책임지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심신관리 시스템이나 사회생활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제공시스템의 틀이라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기본 인권 서비스는 전혀 안하고 그저 돈만 받아가면서 사용내역은 공개하지 않는다면, 그건 국가사무에 비추어보면 납세자를 희롱하는 것이다. 이상의 내용들은 내가 지금 기사들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전혀 없이 대략 윤곽을 보고 생각나는대로 써 본 것이다. 그러나 아마 한국의 소위 무리지음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대략 알고 있는 나의 관점에서 위의 측면에서 검토될 필요가 없는 것은 단 하나도 없을 것이다. 이 창호의 컨디션이 나빠지기 시작할 무렵에 왜 한국기원에선 아무런 도움이 주지 못하였을까? 사실 나는 그때부터 이 동네가 좀 해괴망칙하여 아무런 공적인 관념이 없지 않은가 의심하였다. 그 선생이야 한국역사에서 다시는 없을 수도 있는 내제자로 대해주었으니 나름의 역할을 하고도 남음이 있었을 지 모른다. 그러면 당시에 한국기원에선 이창호가 이기고 오는 것을 좋아했을 뿐이지 그가 식은 땀을 흘릴 때에 무얼 해주었는가? 그땐 발전기금 10퍼센트를 안 떼어서 아무런 조력이 될 의무가 없었는가? 의무가 없었으면 건강이 나쁜 기사에게 조언을 해줄 아무런 시스템도 없었는가? 이 창호는 이미 과거라고 치자.. 박정환은 이번에 밝혀진대로 발전기금 1할과 기사회부조금을 5퍼센트 정도 내고 있다. 다시 몇 년이 지나면 돌부처에게 식은 땀이 나던 시절에 비해서 20년이 경과하게 되는데 다시 박정환의 건강이 혹시 나빠지면 발전기금과 공제금과는 무관하다고 할 것인가? 그래서 이제 박정환도 시들어가는구나 라면서 다음 제왕이 탄생하기만 기다릴 것인가? 세금을 낸다고 그냥 뺏아가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내는 세금은 목적세인 경우에는 그 목적에 합당하게 사용될 의무가 있고 그게 아니면 보편적인 용도를 위해서 사용되는지 감시되고 또 세금을 우리가 내는 만큼 공적인 측면이 발달하게 된다. 가령 요즈음 동네마다 도서관들이 생겨나니 어지간한 책은 개인소장을 안해도 다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세금을 통해서도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지금 한국기원이나 기사회의 활동이 이런 거래관계를 의식할 줄 안다면, 어떤 식으로든 그 싹수가 내 눈에도 띌 것이라고 여겨지므로 그래서 이세돌이 성급하다거나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한국기원이나 기사회가 무언가를 조리 있게 해본 적이 전혀 없는 사람들과 집단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전에 딴지일보 기사를 보니 기사회에는 정관 자체가 없는 것 같았다. 다만, 한국기원의 정관이 복사되어 소개되는데 그 첫 부분에서 프로기사회에 관한 규정들이 있었다. 그러니까 이게 좀 이상하다는 것이다. 의사결정은 이사회에서 하는 것 같은데, 정관에는 프로기사회가 첫 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기사회는 한국기원에 미루고, 한국기원에선 기사회에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구조처럼 보였다.. 만약 그렇다면 그런 구조에서 무슨 대화가 가능하겠는가? 공동선이라는 미명은 항상 그 구성원들의 복지를 통해서 입증된다. 기사들이 건강이 나빠져도, 그들에게 근심이 생겨도, 받아놓은 돈은 그냥 적립될 뿐이라면 그 공동체는 행복하지 않다. 불행한 곳에는 투자금도 들어오지 않는다. 가화라야 만사성이라고 하지 않는가? 지지옥션배가 흥미로우니 주최자는 말하길 100억을 주어도 팔지 않겠다고 한다. 은퇴자금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만 하지 말고, 만들어진 장수들의 심신관리도 좀 해주라. 그래봐야 박정환의 나이 이제 겨우 20대 중반이 덜 되었다. 그밖에도 할 수 있는 복지의 방식이 많고도 많도다... 그런데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라면 조직의 방식을 바꾸라. 그리고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없는 조직이라면 차라리 이세돌 가족들에게 운영권을 넘겨서 그들이 운영을 하도록 해주라.. 이도 저도 싫다면 한국바둑의 발전을 기대하지를 말라... 하나의 떡은 대개 달떡이 아니면 별떡이다. 달떡은 달떡대로 먹으려고 하고 별떡은 별떡대로 먹으려고 하면서 자신들을 어쩔 줄 모르는 집단이라면 해체하라. 커제한테 이기기만 기다리지 말고 기원과 기사회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을 좀 해보라.. 기사회 적립금이 수십억이 있다면서? 은퇴자금을 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밖에도 요긴한 일이 많이 있는데 내 눈에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보면 거의 일을 할 줄 모르는 것처럼 보여서 하는 말이다. 이상은 박정환 시대의 두 관심 사항 중 하나를 말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박정환 시대가 왔다고 해서 이세돌이 그만 물러날 지는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세돌이 바둑에 애정이 더 남아있다면 그에겐 자극제가 다른 시대에 비해서 더 많다. 박정환도 이제 강력해졌고, 커제도 아직 스무 살도 안된 애가 실력이 대단하다. 그리고 알파고는 날마다 실력이 자란다. 그리고 곧 있을 다보스포럼에도 참여할 것이다. 어쩌면 이세돌은 가장 복받고 있다. 10번기도 해볼 수 있었고 알파대전을 통해서 문명사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그것이 다보스포럼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바둑인들 중에서 가장 사회적인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기회는 조훈현에게도 없었고, 이 창호에게도 없었다. 그리고 바둑 자체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다면 박정환과 커제, 알파고 3인과 강력하게 싸워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시대의 흐름은 박에게 있더라도 이 세돌 또한 자기 나름대로 행복한 정진을 지속할 기회가 많이 남아 있다. 오늘 부로 박정환 시대가 열렸다 하더라도 이 세돌에게는 어쩌면 더 큰 규모의 바둑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쓰다가 보니 되는대로 마구 두들겼는데 이 또한 한 판의 바둑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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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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