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암사는 634년 묘련이 개산(開山)한 백제의 고찰로 알려졌고

676년 원효ㆍ의상 두 스님이 우금굴에서 수도하며 중수했다

8세기 금산사로 출가한 것으로 기록에 나오는 진표스님이

이곳 개암사 부속암자로 추정되는 곳에서 득도하였다고 전하고

백제부흥운동의 본거지인 주류성이 자리한 유서 깊은 곳이었다.

산 정상에 우뚝 솟은 두 개의 봉우리가 입구에서도 확연한데

개암사는 울금바위가 두 개로 열려 보인다 해서 개암사라 했다고.

(전라북도 부안군 상서면 감교리 714번지)

634년 묘련이 처음 설립한 후 676년에 원효ㆍ의상 스님이 우금암(禹金巖) 아래에 있는 우금 굴에 머물면서 암자를 중수했다고 하고 이 우금굴은 이후 원효방이라 불리면서 조선시대 후기까지 개암사의 산내암자로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원효스님의 자취를 지닌 원효방은 이후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시에도 등장하였으며, 7세기 중엽에 존재했다면 당시부터 개암사의 부속암자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삼국유사(三國遺事)』 권4 「관동풍악발연수석기(關東楓岳鉢淵藪石記」에는 진표율사(眞表律師)가 개암사의 부속암자인 부사의방장(不思議方丈)에서 참선 득도한 기록이 있다. (자료참고)

                                                          설화.

개암사 뒷산 울금바위에는 신라시대 원효스님이 이곳에서 수도하여 원효방(元曉房)이라 불리는 동굴이 있다. 이 동굴에는 극심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이 오랜 세월을 거치며 전해오고 있는데, 마을사람들은 이 샘을 원효샘이라 부르고 있다. 동굴 속 바위벽에서 스며 나온 이 샘물은 바닥에 한 바가지만큼씩만 고이며, 물빛이 젖처럼 뽀얗고 부드럽고 뒷맛이 달콤하여 젖샘이라고도 부른다.

고려 때 이규보가 쓴 『남행월일기』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부령현의 사또인 이군(李君)과 다른 객 6ㆍ7명이 함께 원효방에 갔다. 나무 사다리가 있는데 높이가 수십 층이나 되어 다리를 후들후들 떨면서 찬찬히 올라가니, 정계(庭階)와 창호(窓戶)가 수풀 끝에 솟아나 있는 듯했다.

듣건대 종종 호랑이와 표범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려다가 결국 올라오지 못한다고 한다. 곁에 한 암자가 있는데, 전하는 바에 의하면 원효가 이곳에 와서 살게 될 때 사포(蛇包)라는 한 성인이 스님을 모시고 있었다고 한다.

사포가 차를 다려서 스님께 드리려 했으나 물이 없어 딱하게 생각하던 중, 갑자기 바위틈에서 샘물이 솟아났다. 샘물이 뽀얗고 맛이 매우 달아 마치 젖과 같았으며, 이로부터 늘 그 물로서 차를 달였다고 한다.(자료참고)

 

  

일주문 지나 우거진 나무 숲길을 굽이굽이 뒷짐지고 오르다

누구를 위해 깔아 놓았는지 모를 이 시멘트를 걷어내고

뽀사로운 황토나 마사토를 바꿔 깔았으면 하고 생각했다

저 석굴암 가는 길처럼.

기와나 삼배 공양은 우리에게 맡기고 불상과 탑 공양에

이름 석자 새기려 말고

저 딱딱한 인도를 별도로 블록을 깔지 않고 흙길로 만들어 줄

개암사 대웅전처럼 소박하고 담백한 공양주는 없는지.

없다면 내가하지.

.......................... ,

 

지금은 할 수 없지만 나에게 그 일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오르는 길 옆으로 나무다리도 놓아 맑은 물에 잠시 손발을 담글 여유와

바위에 흉하게 새긴 이름과 소원들을 옮길 깔끔한 게시판도 만들어 놓고 싶다

누구나 시인이 되지 않겠는가.

 

모처럼 중생이 마구 짓을 접고 연꽃마을 향 깊은 곳 찾았다가

이름깨나 난 사찰에는 입구에서 부터 늘어선 식당과 호객행위

일주문 들어서기도 전에 여기 토종 마구들의 앵과 기름 냄새와

온갖 음식연기에 뒤섞인 시장 통 일주문부터 지나야 하는 것이

애써 마음 추슬러 찾은 산사길에 시련이요 고통인데

불국토로 가는 길목이라고 할 수 없이 이길을 지나가지만

단체로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취객들의 무심과

그 사이를 처연히 걷는 스님의 무심한 발걸음이 부럽다.

상인들만 탓할까 아마도 지분은 사찰에 있으려니…….

언제나 나의 바람대로 사찰길과 먹거리 촌 길이 구별 되려나.

내가 이해 못하는 할 수없는 뭔가가 있을 것이니

개암사 길 오르면서 호사로워 그저 까칠한 마음탓으로 돌린다.

2012.10.8 개암사에서 法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