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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술
2018-02-02 오전 11:39 조회 6000추천 5   프린트｜스크랩


낮 술


오후 한시

하릴없는 나는 낮술을 즐긴다.

쓰러져가는 낡은 음식점에서 나는 삼천 원짜리 해장국이 아닌

오천 원짜리 소머리 국밥을 시켰다.

맞은편 벽에는 반듯한 글씨로 이명박이란 세 글자가 뚜렷하다.

그 주변엔 전 현직 여야 국회의원들 및 여러 명의 이름들이 쓰여 있다.

그걸 보는 나의 어깨가 으쓱하고 펴진다.

손님 중 한명이 “오늘 봄 날씨네.” 라고 이야기한다.

평창 겨울 올림픽이 아직 얼마간 남아있지만 내일 모레면 벌써 입춘인가?

하긴 아까 걸어오면서 따스한 햇볕에 봄 냄새가 풀풀 풍긴 것을 느꼈다.

같은 장소이면서도 바짝 얼은 이 동네는 그저 쓸쓸한 서울 변두리지만

봄 냄새를 맡는 순간 이 장소는 이탈이아의 소렌토가 되는 것이 아닌가?.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순환되지만 어째서 인생은 순환되는 것이 아닐까?

아직도 팔팔한 이 육체와 정신은 그냥 찌그러져있어야만 되는가?

아, 인생의 봄날이여! 그리운 내 인생의 봄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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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  2018-02-03 오후 12:52:1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정체성을 느끼면 무기력 증에 빠지죠.^^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그것을 느끼게 하는 내가 있다는 것
그것 또한 존재의 이유죠.
사회에 기여도가 낮은 사람들을 기준으로 도태 시켜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삼나무길 ?
짜베 반갑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하셨다는데 몸은 괜찮으신지요.
선달님은 힘들여서 사회에 기여를 하시니 많은 보람을 느끼시겠습니다.
저같은 백수야 그저 음식이나 사먹으면서 지역경제에 손톱만큼의 기여나 한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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