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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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역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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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에 관심을 두면서 자료를 보니, 역사신문이라는 것이 있었다. 근대사편을 보니 강화도조약 이후부터 다루고 있어서 대원군 시절은 나와 있지 않았었다. 그런데 서가를 둘러보다가보니 중고대사 편의 아래에 자료모음에 조선조편을 보니 마지막, 즉 4권의 20호와 21호가 대원군 편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막상 읽어보니 내용이 충실하다. b4용지가 한 면인데, 대원군 집권기간이 10페이지에 달하고, 그리고 활자가 신문크기라서 상당한 분량을 신문기사다루듯이 하고 있어서 재미도 있고 그냥 책에서 보지 못하던 내용들도 있다. 가령 일본의 명치유신이 68년이라는 것, 그리고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개통이 69년이라는 것을 다루고 있다. 서세동점이 양요들의 맥락에서 볼 수 있는 사건들인데 수에즈운하가 개통됨으로써 지중해를 통하여 아프리카를 거치지 않고 아시아에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세계사와 한국사를 동시에 보는 좋은 기사였다. 그리고 명치유신이 우리들의 개항과 그다지 멀지 않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고 양요들과 더불어 신무기 개발이 시도된 기사들도 있었다. 방탄조끼, 쾌속정의 시도, 목탄증기함선, 어뢰 등의 신무기가 시도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의복간소화도 이 시대의 것인데 토지를 보니 단발령이 95년의 일이라고 나온다. 토지를 보니 주인공 집안의 친척이 양복을 입고서 최참판 집을 찾아온 풍경이 있다. 그런 단발령 이전에 의복간소화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 의복이 요즘의 명품치장처럼 되어 있어서 담뱃대 길이라든가 갓의 크기, 도포의 소매 폭 등이 모두 위세의 일종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장승이 원래 오래된 일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이것도 대원군 시대에 등장한 것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택견도 이 시대의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그밖에 신문형식을 빌어서인지 신문의 사설, 즉 editorial도 요즘 신문보듯이 씌어져 있어서 눈길을 끌고 홍순목과 이항로, 그리고 최한기 등의 시국좌담도 사안과 시대환경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 당시의 홍길동에 해당하는 이필제라는 인물이 있었다는 기사도 이채롭다. 역대의 법령집을 모아서 대전회통을 완성한 것도 현대적 뉘앙스를 주고 있는데 20호 4면을 보면 미국의 노예해방선언이 63년인 것을 알려서. 대원군 시대와 링컨의 시대가 동시대인 것을 알게 해준다. 청나라도 역시 개화운동인 양무운동이 한창이었다는 기사는 그 옆에 나오고 있다. 나머지 3정개혁이나 서원철폐 등은 어디서나 다룬 내용이다. 노예해방과 수에즈 운하, 그리고 명치 유신 등이 동시대 사건들인 것이 가장 눈에 띄었다. 토지는 만화로 3권까지 보았는데 시간적으로는 97년 추석에서 해방까지 공간적으로는 한반도와 만주지역, 그리고 일본의 동경지역까지를 포괄한다고 한다. 이번에 보니 지리산이 소설에 곧잘 등장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천왕봉을 당일에 올랐다 내려왔기 때문에 지리산이 큰 줄 몰랐는데 이야길 보니 지리산이 다양한 인물들이 숨어살기에 좋은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희의 엄마인 별당아씨와 동학장군인 김개주의 아들인 김 환이 도망 간 곳도 지리산이고 우리 역사에서 지리산은 동학당의 잔존세력 뿐 아니라 전쟁 이후에 이 현상 등의 공산파티즌들이 모여서 살던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조선조의 서원이 문제였듯이 고려조에선 골골이 절간이라서 문제였다고 하니 요즘 밤만 되면 십자가가 붉게 밝혀져 있는 풍경과도 유사한 것 같았다. 토지는 5부로 되었는데 1부에서 갑오경장으로 96년 신분제가 폐지되었다고 한다. 파천황의 대 사건이다. 동학교주 최제우는 64년 효수되었는데 토지에선 2대교주 최시형도 효수된 것으로 나온다. 한 가지 특이한 일은 02년 호열자, 즉 cholera가 유행해서 환자 수가 1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경찰추산은 다를 지도 모른다. 토지의 시공간을 보면 작가의 포부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당대의 여성으로선 그 정도의 폭을 그리기 쉽지 않았을 터인데 박경리는 97년에서 해방시점까지를 한 집안의 부침을 그려낸 셈이다. 조정래 작가의 3부작 중에선 아리랑과 유사한 구도가 아닌가 싶다. 조정래의 아리랑과 태백산맥, 그리고 한강, 그리고 요즘 들어선 정글만리 등이 모두 근현대사에 해당할 것이다. 근년에 들어서 소설 쟝르가 대개 개인의 실존에 치중하는 것에 비해선 한 세대 앞 쪽은 우리들의 역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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