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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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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양자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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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에 관해서 묘한 발언이 있다. 중용을 읽고 사람이 달라지지 않으면 그 사람이 아직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거나 혹은 그가 사람이 아니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이다.. 오랜 만에 중용을 접하고보니 이 말이 일리가 있어 보인다. 물론 대개의 유교서의 경우처럼 규모가 조금 크지 않은 느낌은 있지만 이전에 내가 중용을 좋아했던 장점은 여전히 느껴진다. 수미일관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서론의 문제의식이 끝까지 펼쳐지고 다시 수렴되는 구조인 것 같다. 중용의 핵심과업은 중화라는 것인데 중이란 우리들의 본성에 해당하는 말이고 화라는 것은 본성이 빛을 발해서 삼라만상에 파급효과가 생겨나는 것을 말한다. 마치 봄이되면 그 기운이 만물에 미쳐서 봄꽃이 흐드러지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중화의 개념으로서 잘 음미하면 이런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소승과 대승의 구분이 필요하지 않게될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자기혁명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만큼만 비언어적 매개를 중심으로 파급되므로 말로 떠벌이는 거짓이 횡행하기도 힘들어진다.. 마치 아미타불의 48대원을 통해서 하나의 온전한 불국토가 가능해지는 것과 같은 설명으로 이해된다. 이처럼 미묘함과 사소함을 통해서 광대함의 효능을 입증하는 것이 중용과 중화의 과제이므로, 이런 일은 단시일 내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전에 중용을 졸업하고 싶어서 욕념을 낼 때에 힘들었던 과제 중의 하나가 중간 쯤부터 강조되는 誠의 문제였는데 이번에 보니 왠지 조금 조리가 이해되는 듯도 한 것이 일종의 지속성에 관한 문제처럼 보이는 것이다.. 꾸준함이 아니면 화, 즉 중화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뒤쪽을 보면 성,을 그냥 노출하지 않고 지극할 지,를 써서 지성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지성이 아니면 중화는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庸은 또 무엇인가 하면 일상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일거수와 일투족을 지칭하는 것이다. 매 순간의 행동거지와 순간순간의 마음씀이 바로 용,에 해당한다. 즉, 핵심개념은 중,이고 이념형은 중화이며, 장기적 당위성은 성,이지만 실제적 작용처는 바로 庸이라는 것이다. 즉, 중,과 화,와 용,과 성, 이렇게 네 가지 핵심개념이 중용이라는 작품을 틀지으면서 중화에 이르는 모든 과정과 방편을 조리있고 구조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다. 아직 모든 관건들의 맥락을 파악하지는 못하였는데 아마도 맞는 듯도 하다.. 만약 이런 구조가 맞다면 앞서 언급된 저 평론가의 발언은 타당할 것이다. 우리들의 일상이 곧 지극함의 성취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과정의 모든 관건들을 연결성강하게 통합적으로 설명해내고 있다면 그건 정말 사람이 달라지게 만들 수밖에 없다. 읽고도 변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든가 둘 중 하나라고 하니 맞는 말일 것이다. 결국 바둑이라는 작품이 간접적으로 우리들에게 알려주는 메시지도 이런 것일 것이다. 이창호에 의해서 잘 드러났듯이 바둑은 끝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의 필연성을 역소급해서 자꾸 올라올수록 실력이 강한 것이다. 즉 비근함이 최종적 귀결을 파악해서 그 사소함의 축적으로 중반전의 행마법이 결정되고 그런 원리의 큰 그림이 포석원리를 규정하는 것이다.. 바둑이 반집을 다툰다는 핵심개념은 중용으로 치면 중화에 이르는 것이 모든 존재의 목적이라는 말과 흡사하다.. 다만 바둑에선 승부가 필요하니 반집이 도입된 것일 것이고 그것이 바로 인간의 영역일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이기려는 마음이 바로 소인의 반중용에 해당하고 조금 이기려는 포괄적 안목을 항상 잊지 않는 것이 공자가 중용에서 말하는, 중용을 오래 지속하는 능력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바둑은 상징에 불과하다. 직접적 설명은 중용과 같은 작품을 직접 접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작은 일의 중요성을 말하는 점에선 노자와 중용이 닮았다. 노자는 63장 쯤에서 성인은 결코 큰 일을 하지않음으로써 큰 일을 이룬다고 하였다. 이 말을 중용의 언어로 번역하면 용행으로 중화를 이룬다는 말과 비슷하다. 결코라는 말은 중용의 誠에 해당한다. 큰 일을 하려는 태도는 같은 실력끼리 너네 집은 서른 집, 우리집은 50집이라고 말하는 어리석음에 가깝지 않은가? 마치 자신이 살인범의 후손이면서, 우리가 당신네 왕비를 죽였소, 잘했지요? 라고 묻고 자빠진 일본산경신문의 글쟁이의 어리석음과도 같을 것이다.. 노자의 성인도 작은 일을 통해서 큰 일을 이룬다고 한다. 이것은 중용의 언어로 번역하면 중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중화는 개인의 범주에 그치지 않는다. 중화에 이르면 천지가 자리를 잡고, 만물이 거기에서 자라난다고 말하고 있다. 소위 참천화육에 인간이 참여하는 문제가 바로 용행용언에 의한 치중화의 문제이다. 중용을 읽고도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는데 하지만 요즘 누가 중용을 좋아라고 읽겠는가? 그러나 알고보면 그렇지도 않다. 우리가 죽고 살면서 하는 모든 일들이 바로 이런 주제를 알게되고 연습하고 구현하는 일이라는 것이니 결국 누구라도 결국 알게 된다고 여겨진다. 표현은 다르지만, 너와 나라든가 기독을 본받아 같은 작품도 제목의 취지는 비슷해보인다.. 골프에도 인생은 있겠지만, 자사의 중용과 같은 작품을 접하지 않고 전체그림을 우리 개인들이 알 수 있을까? 아마 힘들 것이다. 10세 이전의 이세돌이 바둑프로가 될 때에도 현현기경이나 발양론을 통해서 단련했다고 하지 않는가? 모델링 게임의 경우에도 고전이 좋은데 하물며 본게임이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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