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카엘에게

          미카엘, 너는 참 연약한 심장을 가졌구나
          사람들은 장애자인 널 가만 내버려두지 않고
          밀어내고 뒷통수 치고 혹사시키려고 안달했지
          땀 뻘뻘 흘리며 속으로 넌 여러번 울었겠지만
          세상은 연약한 심장을 가진 자는 필요치 않는가봐

          미카엘, 심장이 찌그러들면 그들은 가차없이 널 버리고
          그리고는 눈길조차 주지 않을 거야
          아, 미카엘, 너는 순수하고도 맑은 영혼을 가졌어
          그렇기에 더 이상 찌그러져서는 안되고
          절대로 그럴 필요도 없어

          미카엘, 그 누구보다 강하다고 스스로 인식해봐
          비에 젖은 습기찬 빵을 먹어보았고
          시멘트 바닥에 뒹굴어도 호주머니에 남은 만원짜리
          지폐 한 장
          배 고파하는 사람에게 주었잖니
          제비와 왕자라는 동화가 문득 생각 나는군
          물론, 너는 왕자는 커녕 정 반대인 돈 없고 빽 없는
          최 하층민이지만 왕자보다 더 훌륭해

          미카엘,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된다는데
          너는 이 세상에 기대고 의지할 곳 없었지
          그래도 슬퍼말고 꿋꿋하게 살기를 바래
          세상 뭐, 별 거 있겠어? 어차피 맨손으로 와서
          맨손으로 가는 것, 너는 지금도 가진 것 없으니
          실패할 건덕지도 없잖아?
          바께스에 머리 처박고 나는 할 수 있다고 외쳐봐!

          미카엘,
          동정 받지 말기
          징징대지 말기
          죽고싶다는 말 말기
          어차피 죽고 싶은데 뭐가 두렵니?  
          억울해서라도 어떡하든 살아 내야지
          오늘, 너의 인생역활이 엑스트라라면
          내일 주연이 될수도 있지 않겠어
          간절히 바라면 된다 너는 충분히 해낼 수 있어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 왔으니까.....

          너와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깊은 밤에, 널 위해 기도해 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