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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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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백범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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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를 새로 보다가 백범일지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이전에 보았던 것 같은데 앞의 내용은 전혀 생소한 것을 보니 이번에 볼 때에도 청소년기에 보았던대로 나의 소원만을 본 것인지 의심된다. 을사조약까지 이르렀는데 오랜 동안 잊혀진 삶의 의로움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70년대 중반에 상넘으로 태어난 그는 우연히 글공부를 하게 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하이틴 시절에 동학에 접하고 감동한다. 나도 동학사상을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그 근대성에 놀라게 되었다. 내가 아는 동학은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 라는 주문과 수운이 신탁을 받은 내용, 그리고 해월에서 손병희로 이어지는 법통 정도였는데 계급사회인 조선조에서 평등사상을 고취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스무 살이 되기 전의 김창수에게 동학의 포교사는 하대를 하지 않는다. 오뉴월 땡볕에다가 같은 또래에게 신고식을 강요하는 21세기의 한국 대학풍습이나 군대의 풍토에 비하면 김구가 겪었던 19세기 말의 동학정신과 실천은 대단히 선구적이고 근대적이다. 요즘 한국은 매우 미개한 수준으로 타락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63년 철종이 세상을 떠난 후에 왕위 지명권을 가진 조 대비의 지명으로 이하응 대원군의 치세가 시작된다. 64년 이후 그의 정치는 서원철폐, 경복궁 재건, 척양척왜 등으로 정리될 수 있는데 척양척왜는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로 귀결되지만 조만 신근대의 일본에 의해서 강화도조약이 체결되어 강제적 개항이 이루어지고 예기치 않던 민비의 질투와 욕심으로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의 알력은 외교전쟁으로 비화된다. 민비 이전에 이미 어느 상궁에게서 아들이 있었다는데 상궁과 아들이 죽은 것으로 보아 아마도 민비의 소행인 것 같다. 그 이후 임오군란과 동학운동이 이어지는데 김구 창수는 민비 시해사건에 분기탱천하여 당시 잠입했던 일본인 하나를 쳐죽이고 2년 간 옥살이를 하다가 방랑의 세월을 떠돌게 된다. 그러니까 강화조약이 76년이라고 하니 연대별로 대략 추려 보면 철종 승하 대원군 집권 병인양요, 병인박해, 신미양요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운동 등으로 이어지는데 창수 김구의 활동연대는 대략 동학 시절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일본에서 강화도조약을 맺기 이전에 정한론과 교역주의의 논란이 있었다고 하는데 정한론이 아마도 제국주의 일본의 단서가 되는 것 같다. 당시 청나라도 아편전쟁에 두번 져서 조선이니 일본을 돌아볼 여력이 없었던 것 같고 그런 흐름이 을사조약과 한일합방과 중일전쟁, 만주국 건설 등으로 이어지다가 이어지는 승전에 용기를 얻은 일본이 하와이 침공을 하여 미국과 전쟁을 벌이다가 원자탄에 얻어터지고나서 전후의 세계사가 이어진 것 같다. 그리고 볼셰비키 혁명이 17년이라고 하니 아편전쟁, 한일병탄, 소련창건, 태평양전쟁 등이 연이어지는 것이 당시 세계사의 흐름이었던 것 같다. 민영환이 러샤의 황제대관식에 참석한 것이 96년이라고 하니 대체로 동학운동시기와 같다. 이승만이 고종폐위사건에 휘말리면서 투옥된 기간은 04년까지 5년이라고 한다. 99년부터가 된다. 과거제도가 94년에 폐지되었다고 하니 아마도 김구가 치른 과거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고 이승만은 신학문을 익히면서 독립협회에 참여하다가 옥살이를 04년까지 한 후에 도미하게 된다. 이승만도 후대의 이력처럼 개인의 탐욕만 구한 것은 아닐 수 있는 것 같다. 미국을 갈 때에 이미 나이가 서른이 되었으니 장기플랜을 구상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생활을 하면 구미제국들을 비롯한 세계사의 동향을 보면서 자신이 실무적으로 기여할 방편을 강구했을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나저나 이제 을사조약이면 창수 김 구의 나이도 서른 쯤이다. 이승만과 김구는 나이도 비슷하고 고향도 두 사람 다 황해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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