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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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판을 엎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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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법을 한 벌 보고나니 그 옆에 있던 판을 엎어라,도 보고 싶어졌다. 이전에 손길이 한번 갔다가 막상 읽지는 않았었는데 조 국수의 글을 보고나니 비교해서 감상하기에 좋을 것 같아서 보게 되었다.. 생각법은 예상보다는 풍요로운 느낌이 강했다면 판을 엎어라는 또 예상보다는 흐름이 단순해뵈는 것 같다.. 뒤쪽에는 휴직건에 관한 내용이 볼 만한 것 같고 그 다음에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흥미로왔다.. 10살 이전에 고전사활집을 다 마스터했다고 하니 조금 놀라왔다.. 이 세돌 자신의 자질도 그렇지만, 아마도 부자간의 좋은 호흡이 낳은 멋진 창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번에 글을 보며 생각해보니 그의 부친이 대략 조훈현 9단과 연령대가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틀을 놓고 생각해보니, 무언가 그림이 잘 이해되는 것도 같다.. 그리고 첫 번째 우상이 조 9단이라는 것도 이채로왔다.. 맥락을 보니 이창호 9단이 이 9단의 큰형과 연령대가 비슷해뵈고 그렇게 보면 어린 심정의 맥락이 좀 더 이해될 수 있다.. 대체적 흐름으로 보니, 이세돌에겐 휴직건이 소위 세상사라는 것에 대한 거의 첫 경험이 될 수 있는 것 같고, 그 이전은 주로 사랑받는 인생사였던 듯도 하다. 서울에 올라올 기회를 엿보고 있던 터에 그 형이 프로기사가 되었으니 부모 입장에서도 당사자의 입장에서도 무언가 정해진 흐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전반적 흐름에서 볼 때에 어린 천재들에게 그런 측면이 있겠지만 사랑받고 거의 언제나 주변에 보호막이 있는 것도 같다.. 막둥이로 사랑받고, 형제간의 숫자도 적지 않으니 그런 측면도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그리고 형제간에도 직접바둑인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것도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어떻게 보면 천재성, 혹은 영재성이란 학교식 교육으로 망가지기 쉬운 법인데 10살 이전에 고전사활집을 '마스터'할 정도라면 그의 직접 표현대로 자신의 스타일이 이미 비금도에서 완성된 셈이고 주변사람들의 보호도 있어왔으니 안팎의 인연이 잘 조화된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 책을 보면서 생각해보니 휴직건의 경우, 사랑의 문제와 시비의 문제가 함께 자리한 것 같다. 세상사에서 시비를 가리기도 해야 하지만 결국에는 마음이 맞는 곳에선 시비가 문제되지 않는다.. 세상에는 근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 없다고도 볼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한 생각인데 가령 휴직건의 경우, 대체로 논리로 보면 이세돌의 고찰이 거의 맞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라는 것은 시비로만 처리될 수 없는 측면도 있고 또 관계의 문제라는 것도 그렇다.. 역사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의 경우 그 역사의 일부로서 살게 된다. 소위 집단의식이나 소위 현실의 흐름 혹은 중력 같은 것이 있게 되는데 그건 개인들이 하루 아침에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 곳에선 논리를 전개해볼 기회는 있을 수 있으나 자신의 정당한 논리대로 현실이 당장에 전개되길 기대한다는 것은 다소 간의 안목결여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니이체의 안목이 옳다고 해서 당장에 그 정당함을 따라서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런 측면을 잘 맞추어내지 않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날 수 있고 만약 자신의 안목대로 살아가야 하고 일을 억지로 하지도 않으려면 어떤 다른 방편을 구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판을 엎어라,의 경우 비금도 소년 시절에 천재성을 보존하고 개발하는 과정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는 것이 장점인 것 같다.. 이런 측면은 생각법,에는 잘 나와 있지 않다. 오히려 조국수의 어린 시절은, 어떻게 하면 이기나? 라는 핵심질문이 어린 소년의 바둑을 좌우했다고 하니 기술적 단련의 과정은 서술되고 있지 않다. 어쩌면 핵심질문을 통해서 성장한다는 측면에선 서봉수와 조훈현이 유사판 패턴인 것도 같다.. 그러니까 조 훈현의 경우, 한국에서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땐 다만 어떻게 하면 이겨내는가? 라는 핵심개념을 통하여 단련이 잘 되었고 그것을 일본에 가지고 가서 기술과 마음가짐과 결합시킨 셈이 된다.. 그리고 귀국 후에 다시 한 10년이 걸려서 전관왕이 되었으니 이 세돌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세대가 달라서인지 비금도 소년의 커리큘럼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창호 9단의 부득탐승도 함께 볼 기회가 언젠가 있겠지만 지금은 옆에 보니 그 아우가 쓴 책만이 보인다.. 그런데 느낌 상으로 보니 왠지 손길이 당장 끌리지는 않는 것 같다.. 조 9단의 책이 아무래도 시간과 공간의 폭이 있어보이고 음미할 측면도 많이 보이는 것 같다. 거기에 이세돌의 책에서는 어려서의 교육과정이 구체적으로 잘 나타나 있고 또 사랑이라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도 많이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휴직건에 관해선 개인과 집단 혹은 역사의 관계를 음미해볼 기회도 있는 것 같다.. 얼마 전에 보았던 초인수업,이라는 니이체 해설서에선 운명애,라는 개념이 핵심인 것 같은데 조 9단의 책에서도 그런 측면이 많이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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