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일기18, 병원의 노동절
작성: 2004.5.3
10:00 중앙수술장의 혈액신청이다. 내일은 노동절 휴일인데도 밤새 수술은 계속된다.
10:20 19층 정양병동(VIP병동)내의 EMU센터 에서 호출이다. 뇌파검사를 한 노인은 스트레칭카트 위에 의식이 없는채 누워있다. 동수원병원에서 급히 실려온 환자인듯..
10:30 심장내과 중환자실의 환자가 급한 이송이다. 응급실의 급한환자을 올려올려고 예정에 없던 환자 한분을 일반병동으로 올려보낸다.
10:40 수술장 회복실에서 소아환자 가 8층 소아병동으로 이송된다. 간단한 맹장수술인데 아이는 엄살이 엄청나다.
10:50 수술장 은 다시 혈액 콜 이다. 10층의 내과병동도 혈액콜.. 수혈은 시도 때도 없이 24시간 공급체제다. 급할때는 중앙혈액원에서 앰브란스로 공급을 받는다.
11:00 신경외과 중환자실은 빈 베드를 중앙수술장으로 보낸다. 수술이 끝나기전 30분 전 에는 빈침대를 들여보낸다. 계속 혈액콜을 하던 환자는 뇌수술이 마쳣나 보다.
11:30 7층 이식병동의 수술콜 이다. 여자환자는 신장이식을 받을 예정이다.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는것도 마음 졸였겟지만 장기이식을 받는 환자들은 그래도 운이 좋아보인다. 대학생인 아들에게 쓸리퍼를 잘 챙기라고 하며 이동용 카트위에 눕는다. 수술이 끝나면 중환자실로 옮기기 때문에 일반병실의 짐 을 치우는 것 이다.
11:50 소아중환자실과 부인병동에서 마약콜..
12:30 밤 자정이 넘은 시간인데도 신경외과 와 일반외과 는 각기 빈 베드를 중앙수술장으로 들여보낸다. 수술들이 끝나나보다.
1:10 포타블 엑스레이 를 촬영한 카셋필름을 영상의학과 로 보낸다. 포타블 기사는 밤새 120 커트 정도 촬영을 한다고한다. 한장한장이 보통일이 아니다. 회복실에서 의식이 없는 환자를 이리저리 움직여 자세를 잡아가며 촬영을 한다. 무의식의 환자의 손찌껌에 맞기도 하고..
2:15 한밤중의 C/T 촬영이다. 아까 뇌수술이 끝난 환자인가보다. 인턴은 눈을 비비며 중환자실 대형베드의 옆에서 앰브 를 짜며 모니터를 주시한다. 영상의학과 야간조 는 전부 달라붙어 촬영을 돕는다. 2개조 는 격일로 일년간 밤샘근무 나이트 만 한다.
2:50 분만장의 콜이다. 출산을한후 회복실에서 일정시간이 경과한후 병실로 돌아간다. 밖의 대기실에는 항상 가족들이 만원이다. 휠체어에 탄 산모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면 시어머니인지 친정엄니 인지 금방 구분이 된다.
3:20 10층 서병동 의 혈액콜이다. 오늘은 웬일인지 처치실(치료실)이 비어있다. 항상 처치실엔 임종직전이나 중환자실로 옮길 환자가 대기하고잇는데.. 내일이 노동절 그후엔 일요일 연휴여서 인가..
3:40 부인병동과 이식병동의 환자는 엑스레이를 찍으러 1층 영상의학과로 야밤에 내려간다. 어디든 아프다 소리만 하면 의심쩍으면 당직의 는 엑스레이 처방부터 낸다.
5:00 분주한 밤시간이 어느정도 지낫는지 각병동의 간호사들은 루틴 잡 으로 마약의 반납, 신청 등을 부탁한다. 이젠 아침 루틴잡이 시작된다. 11층 외과병동의 환자들은 거의 일어나 운동을 시작하고 엑스레이를 찍으러 줄지어 1층으로 내려간다.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것은 우리의 국민성인지 암수술을 한 환자들도 서로 먼저 내려가 찍으려 한다^^
6:00 조금이라도 잠잘 시간을 더 주기위해 소아병동 어린이들의 엑스레이는 조금 늦게 시작한다. 젊은 엄마들은 아이들의 소아용침대 에 올라가 같이들 자고 있다. 이제 두세살 됫음직한 어린이는 주사와 검사에 이미 질렷는지 대뜸 인상을 쓰며 울어제낀다. 젊은 엄마는 임신중이라며 엑스레이실 밖으로 나간다. 아이 의 양다리를 한손으로 눌러 펴주며 다른한손은 양손을 어깨위로 잡아당긴다. 방사선은 안좋다는데.. 이나이에 더 걱정할것이 무엇이 있겟나?
6:30 평일 같으면 수술이 시작되어 각층의 수술환자들이 중앙수술장으로 모두 내려갈 시간인데 오늘은 노동절이어 여유로이 담배한대를 물고 응급실 앞의 맑은 공기를 만끽한다.
항상 나이트 근무는 시간이 어는틈에 갔는지 모를 정도롤 바쁜게 좋은데 오늘은 좀 덜 바빳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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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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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선비만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