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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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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병원일기 116, 왕처럼 군림한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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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일기 116, 왕 처럼 군림한 반장? 밥 공기에 소주를 받았다. 바풀과 고춧가루 를 곁들여 스텐 밥공기는 소주로 꽉찬다. 한 달에 한 번 월급받는 주 금요일이 모임이다. 당구장에 모여 당구 후 저녁식사겸 소주 한 잔 하는 약소한 파티이다. 당구를 좋아하지도 않고 대학 1학년때 120 쳐 본 후론 친 적도 없지만 여러사람이 두루 어울리기는 그저 당구가 무난할 듯 싶어 작년 초 부터 당구를 빌미로 직원들의 모임을 준비했다. 20대 부터 60대 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배경 학벌의 사람들이 모이기는 무난한 선택이다. 열심히 치라는 뜻으로 게임에서 진 것은 각자 물기로 하고 회비 만 원은 식대와 뒤풀이로 사용한다. 게임 값도 안 내는 사람이 많고 회식비도 항상 적자이다. 그래도 서로 이야기 하며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더 마련되겟지 싶어 한 달도 거르지 않고 계속 진행을 해 왔다. 지난 년말 모임에도 사람이 적어 썰렁했었는데 오늘은 더하다. 신년모임이고 년말에 사람도 적었으니 미리 준비해서 성대히 해 보자고 미리 얘기도 있었건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일 인가보다. 신입직원 환영도 겸하여 최근 입사한 직원들도 온다. 보안업체 반장을 하다 왔다는 K 와 신부수업을 받았었다는 C, 그리고 49세 라는데 10년은 더 늙어 보이는 K 세명이 대상 이었는데 내게는 온다했던 늙수구레한 K는 안 왔다. 입사신청자는 2주일 간의 교육기간을 거쳐 교육을 정지 시킬 사유가 없으면 발령을 내는데 그는 동료직원들 조차 도저히 안된다며 내 보내야 한다는 중론이었지만 기회를 주어 보아야 한다는 나의 지론대로 낮근무는 도저히 안 될것 같아 밤근무에 투입하였었다. 오늘 모처럼 낮근무를 나오게 했는데 마침 모임이어 가능하면 참석하도록 권유했었다. 사유가 있으면 말 하면 그만이지 다른 사람을 통 해 안 왔으면 좋겠다는 예기에 그러라 했다. 낮근무나 약제부 근무는 도저히 역시 안 되겠군! 임상병리에 제일 나이많은 50대 이상 으로 구성 했는데 그리 보내야겠다. 옆에 앉은 최와 얘기한다. "당구도 못 치신다면서 오신 보안업체 K 가 고맙네." "안 오면 짤릴려구요." "반장님 술 먹어서 얘기인데 저도 솔직히 꼬라지 부리는데 일은 잘하니 못 짤르시는 거죠?" 속으론 술이 확 깨는듯한 느낌이다. 취중진담이라고 평소 속에 있던 이야기를 거짓없이 하는 것일 텐데 내가 그리 직원들을 많이 잘라 버린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어느 직원을 내 보내라고 눈치를 줘도 못 본척 못 들은 척 반 년 일년 이상 끌어 소장이 속으로 싫어 했을 텐데. 어느 누구에게든 기회를 주는 것이 내 원칙인데. 응급실이나 채혈실 약제부 등 우리 직원이 파견되어 근무중인 현업부서의 수선생이나 과장 등 책임자가 우리 직원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해당 직원을 소장에게 보고하고 소장이 해고조치를 한 적은 있지만 그조차 거의 드물고 타 부서로 전출명령이 나면 불만을 품고 그만 두는 직원들은 적지 않았다. 이제는 내 눈치는 볼 일이 없으니 오늘 이리 참석자가 적은가보다. 약제부 3시 퇴근자들도 평소에는 열심히 나이트 근무여도 미리 왔었는데 오지 않았다. 별관담당은 이 조장과 같이 나갔단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도 불참이고 2층의 영상의학과 6명 중엔 한 명만 왔다. 총무가 개인별로 미리 연락을 다 했다는데 인심이 변해서 이겠지. 이까짓 육체노동을 하는 병원 도급업체에서도 위 아래 좌우 로 눈치를 보며 인심이 변하는 것일까? 마지막 직장일 이 곳에서 내가 남들에게 원성을 듣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소신껏 일하고 직원들의 교육수준을 향상시키고 병원에서 신임을 얻어 우리 모두의 좋은 결실을 바랄 뿐이다. 쌀에 뉘가 섞였으면 골라 내야 되는 것이고 조직 목표에 부합되지 못하는 직원은 개선을 요구해야지. 노동부에 민원을 제기 당하고도 본질과 핵심은 숨긴 채 자신은 몰랐었는데 반장이 인사권을 전횡해서 문제가 발생했나보다고 보고했단다. "반장이 왕처럼 군림했다."는 젊은소장의 이야기에 해결하러 온 본사 팀장은 오히려 민원을 제기했던 직원들이 실상을 말하자 놀랐나보다. 실상은 문제의 핵심은 우유부단하고 자신의 말을 지키지 못하고 소꿉장난 하듯이 이랬다 저랬다 하며 모든 결정은 자신이 내리면서도 남에게 미루는 바로 그것이라고. 지난 9월 전체를 맡으며 9월 말의 추석휴가에 하루도 쉬지를 못하고 열심히 뛰었지. 추석 후 10여명이 그만두며 휘청거릴때 노동부를 다니며 간신히 메꾸고 10월 한 달 두 번째 달을 못 채운채 물러났는데 왕처럼 군림했다니 참 말재주도 좋군 싶다. 내가 오히려 저사람은 도저히 안되니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사나 C의료원에 보고를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무수히 번민을 한다. 2월22일에 도급업체를 교체할 것 처럼 으름장을 놓던 총무팀은 올해는 그냥 넘어가게 되었나보다. 자신들은 생사여탈권을 가진 것을 부각하며 머리를 조아리게 만들려는 지나치는 한 마디였을 뿐이었을까? 실제 교육과 기강이 미비한 우리 업체에 대해 현장에서 여러 경로로 지적이 누적되어서 일까? 이젠 그저 묵묵히 내 근무 시간을 지킬 뿐이다. 아침 6:30에서 오후 5:30분 8시간의 근무와 두시간 반의 오버타임. 왕처럼 군림했다던 내가 벌거벗은 임금이 된 것일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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