固定觀念

선비만석

  인간은 이 지구상에 사는 種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종이다. 물론 이것은 인간이 스스로 우수하다고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 중에 다른 種이 감히 따라붙지 못하는 것은 인간이 思考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 사고의 무한함이야 말로 오늘날 지구상에 인간이 문명과 문화를 활짝 꽃피우고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무례함을 일삼는 근본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되는 것이 인간이 한번 습득한 지식은 시대가 흐르면 변화 하는 것인데도 이것을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고정관념으로 가지고 있는 오류를 범한다는 것이다. 고정관념의 사전적 의미는 아주 굳게 정해진 생각이라는 것인데 이것 때문에 인간은 자유롭지 못할 때가 많다.

  바둑을 두는 나는 이놈의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석이라고 외워서 아는바 몇 가지 없으며 또 이 정석을 벗어나면 답답함을 느낀다. 시대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정석에 대해 공부하기를 게을리 하고 (그거 해보았자 프로기사 되는 것도 아니라는 고정관념으로 공부를 안 한다)그저 바둑판에 앉으면 옛날 정석으로만 두니 승률이 낮을 수밖에.......이 고정 관념을 깨부수는 날에는 아마도 왕별을 떠억 하니 달고서 선달이 에게 석 점 깔아 하고 큰소리 펑펑 칠 수 있을 텐데....... 또한 연리지나무님과 수담을 나눌 기회가 오면 으쓱해 질 텐데........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아는 범위에서 글을 쓰게 된다. 글을 쓰고 그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을 위하여 오로에서는 나작 이라는 곳에 글을 올린다. 그리고 한참을 지난 후에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 보면 나의 고정관념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리는 시류에 영합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는 이유로 마치 간신배를 보듯 하는 자기 아집에 빠지기도 한다. 세상살이가 어디 만만한가. 그 사람은 그것이 자신을 보호하고 생존하는 최선의 길이라 생각했기에 시류에 영합하여 살려고 한 것이라 이해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남성들은 정치이야기에 민감하다. 대다수 술집에서의 이야기는 정치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나라가 일제의 강점에서 벗어나 현대정치를 펴기 시작한지 이제 60년 회갑을 맞는다. 좀더 성숙한 정치문화가 꽃피워지기를 바란다. 정치에 대한 고정관념이 유독히 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한 가지가 바로 지역주의에 의한 것이다. 우리가 이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큰 정치를 할 수 없을 것이고 지역주의에 얽매여 그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 백성에게 전가되는 것이므로 정치에 있어서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것이 어쩌면 우리정치인들이 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아닐는지.............

  나도 고정관념을 깨면 아마도 왕별이 되는 그런 날이 올 것이다. 왕별님들 기다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