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소방관K는 코로나이전부터 마스크를 늘 사용하였다.

코로나가 끝난 지금도 밖을 나갈땐 마스크부터 착용한다.

진화조의 늘 선두에서 불길을 잡는중,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그를 덮쳤고 정신을 잃었다.

두꺼운 방화복도 진입용헬멧과 방화두건도 소용 없었다.

고온의 열기속을 뚫고 구조요원이 도착했을땐 이미 중화상상태였다.

다행히 생명은 건졌으나 소중한 많은 것들을 잃었다.

병원에서 퇴원할 무렵 그는 일주일간 정신과치료까지 받았다.

요지는

1누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신체노화로 인한 변형은 필수이며...

1누구나 살아가면서 상실의 과정을 겪는 것 역시 필연이며..

1존재의 이유와 해답은 정반합과 어떠한 방정식도 정답도출은 어차피 불가이다.

등등의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대화형식의 치료였다.

결혼을 약속했던 여성이 있었다.

그는 편지를 썼다.

‘자신이 없다.

흉측하게 일그러진 내얼굴을 너에게도 보여주기 싫다.

우리가 결혼하여 아이가 생기면 그아이에게 상처를 주고싶지 않다.

새로운 남자를 만나 결혼하길 바란다.

알다시피 예전의 얼굴모습도 건강상태도 아니다.

잘살아라. 너의 넓은 이해를 바랄 뿐이다.‘ 라고....

그는 퇴직금과 십시일반의 위로금을 받았다.

소방당국은 모 대기업공장의 야간경비요원으로 직장까지 알선해 주었다.

야간경비는 밤새도록 마스크를 쓰고 근무해도 이상하지 않다.

K가 사랑했던 여성은 몇 년후 다른남성과 결혼했다.

많은 세월이 흘렀다.

(이부분은 게시판이 아니고 다른 공간이라면 디테일하게 스토리전개 가능하겠지만 자유게시판의 취지에 맞게 축약과 생략을 하겠다.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우여곡절, 노심초사, 파란만장의 시간들과 매일밤 맞닥뜨리는 불면의 밤은 마음과 마음이 좌충우돌하는 통증으로 지샌 날들이기도 하였다.

어느 듯 나이 마흔이다.

여느 날처럼 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하여 원룸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려는데 휴대폰벨이 울린다.

“으ㅡㅡ내다. 근무시간에 전화하긴 그렇고해서 지금 걸었다. 전화 받을 수 있냐?”

고향친구로 부터의 전화였다.

내용인즉, 우연히 먹자골목 감자탕집에 들렀다가 K가 결혼까지 약속했던 미숙이를 보았다는 것이다.

마주치면 미안해 할 것 같아 자신은 서둘러 다른약속을 핑계로 일행과 헤어져 그감자탕집을 나왔으며 자신이 보기에 직접 업소운영 하는 것 같진 않고 종업원으로 일하는 듯 한데 무슨일 이 있었는지 자초지종을 직접 알아보라는 것이다.

전화를 끊고 K는 담배한개비를 입에물고 불을 붙인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그녀와의 지난일들이 영화필름처럼 돌아간다.

지난 십년은 모든 것들을 잊기위한 시간들 이었다.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고 또 땀을 훌리고 잠자고 출근하는 것들의 반복....

화상으로 인한 근육경직은 재활훈련처럼 땀을 흘리며 운동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누구도 모르는 비밀....

K는 낭심근손상으로 성불구자이기도 하였다.

옷을 벗으면 일그러진 얼굴과 뒤틀린 화상자국들이 목부터 아랫배까지 이어진다.

그날 밤, 월차를 이용 근무를 빠졌다.

먹자골목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어지럽게 다닥붙은 업소간판들과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로 불야성이다.

감자탕집이 보이는 좁은골목 건너편 노래방건물앞에 마스크를 벗지못하고 전봇대에 기대어 한사내가 불편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다.

밤12시 조금지나 손가방을 든 여성이 감자탕집을 나온다.

“미숙아!”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소리에 놀란얼굴로 그녀는 건너편을 바라본다.

그녀의 입에서 탄식의 한숨소리가 들린다.

전봇대옆에 서있는 사내를 바라보는 그녀의 두눈에서 눈물이 주르르흘러 내린다.

서있는 그녀를 바라보는 K는 울컥 치솟는 감정을 억누르며 그녀게에 다가간다.

나날이 지날수록 조금씩 잊혀져가던 그녀가 바로 앞에 나타났다.

사오년전까지만해도 그토록 그리워했던 그녀...

아무말 없이 두사람은 24시간 커피숍으로 향한다.

그녀는 K에게 그간의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

그녀의 남편은 건실한 소규모대리회사를 운영중이었고 콜센타확장을 위해 차입을 하느니 자금줄을 끌어들인 것이 화근이었다.

자본과 자금에도 품질이 있고 색깔이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은 실수였지만 모든 문제의 시작은 투자처의 탐욕때문임이 확연하다.

며칠이 지난 후, 그녀는 남편이 자살하기전에 남겨둔 모든서류들을 K에게 넘겨주었다.

날짜별 서류순서는 투자에서 동업으로 그리고 경영주도권의 강탈로 이어졌다.

현재에도 그대리회사의 전화번호는 왕성하고 건실하게 운영중이며 서울 중구 오장동의 모건설회사 건물에 입주한 상태로 밝혀졌다.

그 건설회사는 대리회사말고도 화물콜센타까지 운영중이며 입주전문인테리어회사와 나이트클럽까지 소유하고있는 상당한 규모였다.

두둑한 팁을 받은 나이트클럽의 웨이터는 그에게 회장이 전직폭력조직 보스출신이며 지금은 중부시장일대의 조직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설명해주었다.

미숙이가 건네준 서류의 대리회사 동업사장이름을 대자 웨이터는 현재 클럽소유주인 건설회사의 이사로 재직중이라고 하였다.

그이사는 종종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에 온다고 하였다.

며칠후 늦은밤, K는 친한 고향친구 서넛과 함께 그 나이트클럽에 들렀다.

웨이터는 반갑게 일행을 맞이한다.

“손님 이렇게 잊지않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자네매상 올려줄려고 작정하고 왔다니까....아...오늘 이친구들 서비스 잘 부탁하네..”

웨이터를 따로불러 그이사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아르켜달라고 하였다.

3000가구에 달하는 아파트입주인테리어 사업상인연을 맺을 이유와 필요까지 설명하였다.

이사란 사람은 그 나이트에 주로 금요일밤에 온다는 것까지 알게 되었으며 그의 차량번호까지 파악하였다

금요일밤의 A아파트 지하주차장,

검은색 제네시스80이 미끄러져 들어온다.

주차면에 반듯이 차가들어서고 시동이 꺼진다.

운전석에서 내린 대리기사가 이사로부터 대리요금을 받으며 인사하곤 서둘러 지하주차장출구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동시에 K는 엘리베이터방향으로 향하는 이사의 옆구리를 오른발로 걷어차버린다.

옆구리 아랫배는 간이 위치한 바로아래이며 급소이다.

뱃살이 아무리 두툼한 사람이어도 거길 제대로 걷어차이면 숨이 턱 막히며 누구라도 악소리도 못하고 꼬꾸라진다.

이사란사람의 손에 쥐어진 오토키를 눌러 차문을 열어 조수석에 이사를 앉히곤 안전벨트를 확실하게 조여준다.

제네시스80이 지하주차장출구를 빠져나간다.

승용차는 의정부를지나 양주쪽 가구단지방향으로 향한다.

새로지은듯한 창고밀집지역의 창고들사이에 승용차가 들어서며 헤드라이트불빛이 꺼진다.

겁에 질린 얼굴로 조수석에 앉은사내의 손목을 꽉지며 끌어내린다.

“여 여기가 어디길레...왜 왜 이러시오?”

자신의 오른손목을 꼭잡은 마스크쓴 사내의 악력에 눌려 반항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창고는 며칠전에 K가 월세로 빌려놓은 곳이다.

창고안,

탁자위의 스텐트가 켜지고 스텐드삿갓은 양손이 나일롱줄로 묶인 이사의 얼굴쪽을 향한다.

탁자위에 자살한 대리회사의 사장이 남겨둔 서류뭉치가 툭하고 놓여진다.

과거폭력조직 행동대장이었다지만 전성기가 지난 건달은 나잇살까지 찐 비곗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에 싸인한 대리회사사장이 자살했다카더라...니 아나?”

“저 저저하곤 암 상관이 업없어여...상호비즈니스관계 였을 뿌뿐입...”

K의 완강한 주먹이 사내의 아래턱부분을 강타한다.

입에서 핏물이 주르륵 흐르며 캑캑거리는 사내의 입에서 핏물과 함께 이빨두세개가 뱉어나온다.

“살살살려주주세요오...어어떤 요구라라도 말말씀하시며면언..”

다시 주먹이 사내의 오른쪽 안면을 후려치자 의자에서 나가떨어져 땅바닥에 나딩군다.

“새끼가 사람이 죽었는데 머 어떤요구라도라니...죽었는데 요구가 먼 필요있냐? 안그래!”

“예 예 ..그그그..”

짭짤한 수익을 올리던 대리회사의 콜센타확장정보를 입수하고 주도면밀한 계획하에 이루어진 강탈작전이었으며 정보는 자신이 입수하여 건의했지만 모든 지시사항과 자금결제는 회장선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그룹이사는 털어놓았다.

K는 그 회장의 자택정보와 전화번호 출퇴근동선과 제반정보까지 꼼꼼히 털어놓게 하였으며 반복질문으로 교차검정까지 하였다.

아울러 회장의 개인통장엔 회사비자금조의 상당한 현금이 예치된 것까지 털어놓았다.

입에문 담배두개비에 불을 붙여 의자에 앉아있는 이사에게 한 개비를 입에 물려준다.

사내가 담배한두모금을 빨아들이고 숨을 내뱉는 것을 보며 K는 의자에서 일어나 피우던 담배를 바닥에 버리곤 자리에 앉은 사내의 뒤쪽에서 갑자기 오른팔목으로 헤드락을 걸어 목을 사정없이 비틀어버린다.

묵뼈부러지는 소리가 우두둑함과 동시에 사내는 바닥에 나딩군다.

피우다만 담배연기가 스텐드의 빛에 반사되어 파란연기만 피어오른다.

회장이 자신의 애인이 운영하는 모살롱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곤 그의 저택이 있는 장충동으로 향한다.

대형세퍼드한마리가 개장앞에서 하품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본다.

반대방향의 담을 가쁜히 넘자말자 땅바닥에 납작 엎드리며 낮은포복으로 개를향해 나아간다.

잠시 으르릉하던 세퍼드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다가오는 사내를 바라보기만한다.

공수특전단의 훈련교범에 포함된 내용은 지아무리 사나운맹견이라도 서있는자세가 아닌 엎드린사람에게 절대로 소리내어 짖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

세퍼드의 머리를 쓰다듬곤 바로 가지고온 봉투의 통닭다리들을 개장안으로 밀어넣는다.

개장안으로 들어가는 세퍼드를 잠시바라보곤 쪼그려앉은 걸음으로 신속히 저택의 주차장을 향한다.

계단바로아래 주차장의 문을 열자말자 자동으로 실내센서작동으로 불이켜진다.

문을 닫곤 스윗치를 눌러 실내등을 꺼버린다.

흡연욕구가 치밀어 올랐지만 꾹 참으며 계단아래 기둥뒤의 은신할 곳을 확인하였다.

한두시간후 바깥의 자동차가 다가와 정지하는 가벼운 타이어마찰음이 들리자말자 저택주차장의 셔터가 올라가며 시커먼 벤츠가 진입한다.

뒷좌석에서 회장이 내리고 경호원겸 운전사가 서둘러 운전석문을 열고 내려와 퇴근 인사를 한다.

“그래 가보라....수고했따아....”

운전사가 꾸벅하곤 주차장밖으로 나가면서 셧터문이 자동으로 닫힌다.

저택으로 들어가기위해 술이취해 고개숙인채 주차장계단쪽으로 다가오는 회장의 가슴명치를 오른발로 찍어버린다.

캑하며 앞으로 고꾸라진다.

지아무리 폭력조직의 보스출신 이었다한들 나이먹으면 고깃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비대한 거구를 조수석에 얼른 앉히곤 막바로 안전벨트를 꽉 조인다.

묵직한벤츠의 엑셀레이터를 밟자말자 다시 열린 셔터문 밖으로 조용하게 나아간다.

도시의 불빛을 뚫고 밴츠는 동부간선도로쪽을 향해 워커힐가는 직선도로를 내달린다.

의정부를 지나 다시 양주창고방향을 향해 미끌어 질 듯 질주한다.

어두운 창고골목의 보안등아래 벤츠가 멈춘다.

같은 순서로 술이 반쯤깨어 허둥대는 얼굴의 회장을 부축하여 창고문을 열고 들어가자말자 문을 닫는다.

스탠드불이 다시 켜지고 의자에 앉은 회장앞에 대리회사의 장부서류뭉치를 내려 놓는다.

“XX대리회사 알지요?”

“네네네 아아압니다아...그근데 왜왜 저한테 이리이리 하...”

“그 회사젊은사장 자살한거도 잘알겠네요..그러면..”

“저저저하곤 암 상상관이 없는거고요...그거는 차이사가 다 알아서 항항거고요오...”

순간 K의 날렵하며 묵직한 주먹이 회장의 안면을 가격하자말자 코뼈부러지는 듯한 가벼운둔탁음과 함께 코피가 사정없이 쏟아진다.

“살살 살려주세여...시시시키는대로 다하하게겠심니더어...요오..”

“그럼20억 정도면 대리회사권리금으로 치면 비싸진 않겠지요?”

“아예에예 당당 당연하고말고요....”

“휴대폰어플 깔려 있지요?”

“아 네네 ...”

K는 미숙으로부터 받은 계좌번호를 탁자위에 올려놓는다.

“지금 실행하시오...20억.”

벤츠의 조수석에 회장을 앉히곤 창고에 준비해둔 손가락굵기의 밧줄로 상체를 묶고 다리까지 동여맨다.

이어서

담요에 둘둘말린 차이사의 시체를 트렁크에 집어넣곤 뚜껑을 가볍게 손대자말자 스르르 자동으로 트렁크가 닫힌다.

운전석에 앉자말자 동그란시동 스윗치를 누르면서 휴대폰단축번호를 누른다.

상대가 전화를 받는다.

조용하게 말한다.

“계좌입금 확인하고 전화해줘..”

상대가 무어라 묻는 듯 K는 가만히 휴대폰을 귀에 대고만 있다.

“지금은 아무말도 하지마....좀 있다 전화해줘”

벤츠는 정속으로 동부간선도로를 지나고 한강을 지나 고속도로에 접어든다.

다시 담배두개비에 불을 붙이곤 한 개비를 회장의 입에 물려준다.

차창밖 하늘위엔 커다랗고 밝은 달이 환하게 떠있다.

“슈퍼문이 휘황한 이밤에 여행의 일행이 있어 참 좋군요.”

“저저저 어어딜 가시는건지요오?”

“아...그래요 계좌송금이 확인되면 영수증발행 대신에 커다란 선물을 하나 드릴려고요.”

“무무 무슨 서서선물이라니요오오”

“그건 서너시간후면 자동으로 아시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암말마시고 여행을 즐기세여..”

휴대폰벨소리가 울리고 초록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는다.

미숙의 다급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지금 어디야? 왜 만나지도 않고 무슨일이야? 20억은 또 무엇이며 어찌된건지 말을 해줘야할거아냐?“

“미숙아 사랑한다. 사랑했다아 진짜아....이제부터 아무 것도 알려고 하지말고 다른 넓은 곳으로 이사해서 잘살면 되는거야 알았지!”

K의 눈에 잠시 이슬이 맺히는 듯 하자 손으로 눈을 비벼버린다.

벤츠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를 달린다.

경주시내를 지나고 형산강다리건너 포항제철을 뒤로하며 호미곳을 향해 내달린다.

구룡포를 벗어나 얼마지나자말자 머얼리 월성원자력발전소의 실루엣이 눈에 비친다.

그 곳의 초입 숲이 우거진 도로 건너편엔 발전소냉각수 파이프가 대양을 향해 뻗어있는 수심100미터의 새로 확장준설된 바다가 있다.

그 곳은 낮에 보아도 바다색깔이 시커멓게 어두울 정도로 깊은 곳이다.

도로 아래엔 대형테트라포트가 이십미터 넓이로 깔려 있으며 시속 100킬로 속도라면 거대한 시멘트구조물인 테트라포트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의 속도가 150킬로만 넘는다면 바닷속 심연으로 다이빙하듯 떨어질 것이다.

발전소 모습이 어슴푸레 보일듯하자 K는 갑자기 엑셀레이터를 세차게 밟는다.

다시 휴대폰 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는다.

‘어어디야 만나서 말을 해야 될꺼아냐....왜그래 무슨일있지 너 지금....제발 그러지말고 좀 만나서 말을 하자. 응...’

“미숙아 내가 널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지?”

‘그 그러엄....지금 어디야 내가 택시라도 불러서 달려갈게 어디야 말을 해봐 얼릉!’

“미숙아 하늘을 쳐다봐! 참 달이 좋은 밤이구나....이만 끊는다. 행복해라!”

조수석의 회장이 다급하게 고함을 지른다.

“제제발 차를 멈춥시다아아..내 내가 백억드리리다. 내일 당장 입급가능합니다아아아...제발 이이러지 말고고요....오오”

“흐흐흐 백억이라....그 것은 회장님 저승가는 노잣돈이나 하슈...”

벤츠의 계기판이 150킬로를 넘어선다.

160을 넘고 170에 다다르는 순간, 핸들을 살짝 틀자말자 벤츠는 비행기처럼 솟아올라 어두운 허공을 향해 날라간다.

승용차실내엔 K의 고함소리와 회장의 비명이 동시에 자지러질 듯 실내를 울린다.

“미숙아! 사랑했따아.....”

“아아악! 사사사람 죽죽어요!”

마스크를 벗은 얼굴의 K의 두눈에서 눈물이 흉터로 일그러진 얼굴위로 흘러내린다.

캄캄한 심야의 바닷물속으로 커다란 마찰음과 동시에 벤츠는 가라앉는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

아무도 모른다.

새로 이사간 아파트의 커다란 거실의 창밖을 망연히 내다보는 여자가 있다.

혹시라도 아는 얼굴이 자동차를 몰고 아파트주차장을 향해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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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모든 꿈들이 사라져갔어도 바람이 불면 저 창문가에서

그사람이 울고있어요.

우리가 헤어진 것은 운명인줄 알고있지만

이세상 어딘가에 당신이 있어

기다림이 있어요.

노래 신정숙/ 그사람이 울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