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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야만 하는 이유
1차 항암을 마치고 밤늦게 집에 도착해서 하루를 보내고는 다시 간절곶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짐보따리를 풀고 쉬고 있다가 언제나 처럼 밴드를 열어보다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티슈로 닦고 또 닦아도 눈물이 멈추지 않아 세수를 하고 돌아 서는데 다시 눈물이 고인다. 댓글에 달린 수많은 응원과 격려의 메세지, 항타기조종사 동료들이 나의 치료비를 위해 모금 운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과 고등학교 동창생들의 성금 전달 소식에 차오르는 눈물을 멈추기가 힘들다.
2년전 신장암 3기 판정을 받고 왼쪽신장 전절제후 실의에 빠져 있었을때도 초.중,고 친구들과 친척들 지인들께서 천만원이 넘는 큰 금액을 도움 주셨는데 또 이렇게 친구들과 동료들의 뜨거운 마음에 고맙고 감사함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51세의 늦은 나이에 어렵게 입문하여 조종기술을 배우기 위해 난생 처음 가족들과 떨어져 전국을 돌면서 밑바닥부터 시작하여 최고의 난이도의 기술을 배웠지만 일요일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열악한 현장을 개선하고 자부심과 동료들의 경조사를 챙기기 위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동료들을 한명 한명 끌어모아 모임을 만든지도 벌써 5년이 훌쩍 지났다.
대한민국에서 0.1%도 안되는 인력이지만 5년만에 106명의 회원으로 불어난 우리 항타기조종사 회원님들 너무 사랑하고 자랑스럽고 고마운 마음뿐이다.
초등학교,중학교 그리고 열아홉 청춘의 나이에 졸업하여 중년이 되어 다시 만난 친구들. 30년이 훌쩍지나 만났지만 언제나 순수했던 그때 그시절이 항상 생각나게 하는 친구들! 모임에서 항상 아픈 나를 먼저 챙겨주고 배려해주는 고마운 친구들!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
지금은 연세대 휴학중이지만 자기의 꿈을 향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초.중고를 다닐때부터 똑소리나고 충분히 넘치는 기쁨을 안겨준 큰딸. 예쁘고 사랑스럽고 배려심이 깊은 홍대생 막내. 이번 기말시험에 근로를 병행하고도 과수석을 차지 했다며 해맑게 웃는 모습이 너무나 이쁘고 사랑스러운 막내딸. 잠못자고 얼마나 열심히 공부한줄 알기에.....
그리고 사랑하는 나만바라기 아내. 30년 가까이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제대로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칭찬 한마디조차 제대로 못해서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 더 늦기전에 고백하고 싶다. 사랑한다고 많이 미안했다고!
아내와 함께 시간 날때마다 그동안 못했던 추억의 시간들을 만들기 위해 차박 캠핑 장비들을 구입했다. 전국을 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낀것을 글로 남길것이다.
전국을 다니면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의 존재를 알리고 언제가는 멈추겠지만 아직은 내가 살아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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