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7월24일
창균이형은 바둑판을 사다주고 서울로 다시 올라갔다.
이제나는 접는바둑판에 허접한 바둑돌로 바둑을 두지 않아도된다.
하하하~~
얼마나 기분이 좋은일인가
점심에 승호한테 바둑한판 두자고 했다.
승호는 바둑두면 골아프다고 싫다고 했다.
난 바둑이 너무 두고싶어서 협박과 공갈과 사기를쳐서 기어코 한판을 두었다.
나도 바둑이 많이 늘어서 승호와는 2점바둑이고아버지와는 6점
바둑이었다.
젠장!!
열심히 두었지만 아주 미세한 차이로 지고 말았다.
백의 15집승.
승호는 바둑을 두고 어디로 놀러 가버렸다.
녀석이 얄밉긴 했지만 난 이제 고수는 무조건 존경하기로 마음
을 먹었기에 녀석을 조금만? 욕했다 -_-;;;
창균이형이 사다준바둑판은 언제보아도 멋졌다.
난 오후에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바둑판을 수건으로 닦고 만지고 나만의 즐거움을 누리고있었다.
바둑판의 나무냄새 바둑판의 촉감 너무 좋았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와서 지나가는말로 한마디 하셨다.
"바둑판에다 니스를 칠하면 광도나고 맨질맨질 해저서 아주 좋은데 한판 칠해봐라"
귀가번쩍 띄었다.
바둑판에 니스를 칠한다????
흠~~
솔직히 고민이 되었다.
니스를 칠하면 정말 좋을까?
광택도 나고 맨질맨질 해질까?
지금 이상태도 아주 좋은데 괜히 니스 칠했다가 바둑판 망치는
거 아닐까??
무지 고민이되었다.
내가 가장아끼는 물건인데 괜히 잘못 손대서 망치기라도하면??
겁도나고 불안하기도 해서 관두기로했다.
근데 아버지가 저녁때 와서 자꾸한번 칠해보라는 것이다.
정말좋다고
아~!!
또 갈등이 나를 때리는구나
오늘은 이만 자야겠다
그문제는 낼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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