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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환. |
초반 정석 실패의 여파는 어느 정도일까. 대개는 약간 손해본 쪽이 부지런히 복구하고 따라붙어서 아주 큰 차이로까지는 번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데 어떤 경우에는 수습이 어려울 뿐 아니라 점점 심각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번엔 후자의 경우였다. 좌하 정석 진행 도중 변상일 9단이 잘 연구해 두지 않은 변화가 등장했다. 그러나 박정환은 연구해 두었던 변화였다. 수순이 진행될수록 박정환이 저만치 앞서갔고 나중엔 도저히 좁혀질 수 없는 차이가 되고 있었다.
불리한 변상일은 승부를 걸다 보니 자꾸 무리하게 되었다. 박정환은 낙승 국면을 만든 채 변상일의 대마를 잡으러 다녔다. 승리확률을 나타내는 막대그래프는 진작에 검게 물들었고, 집 차이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졌다.
13일 서울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2023 YK건기배 본선 첫판에서 박정환이 변상일을 맞아 157 수만에 흑으로 불계승했다.
▲ 변상일과 박정환은 지난 2월 한국랭킹을 맞바꿔 박정환이 2위가 되었고 변상일이 3위가 됐다. 이 대국을 승리하면서 상대전적은 박정환 기준 12승6패가 됐다.
▲ 박정환은 올해 26승1무10패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국후 박정환은 “첫판부터 이번 리그에서 가장 강한 상대 변상일 9단과 만났는데, 운 좋게 승리해서 기분 좋게 출발하게 됐다. 예전부터 연구했던 게 오늘 나와서 초반부터 잘 풀렸던 게 이긴 요인인 것 같다.”고 내용을 되돌아봤다. 변상일은 “초반에 잘 모르는 변화가 나와서 대책 없었다.”고 말했다.
바둑TV에서 해설한 백홍석 9단은 “정상급 기사들의 바둑에서 초반 실패의 영향으로 차이가 이렇게 벌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춘란배 결승에 올라 있는 등 중요한 대국을 많이 치러야 하는 변상일 9단이 빨리 컨디션을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번 본선리그는 전기대회 우승자 강동윤 9단과 준우승자 박정환 9단이 합류해 본선 진출자 4명, 후원사 시드 2명과 함께 결승티켓을 놓고 8인 풀리그를 펼친다.
본선 리그 1ㆍ2위는 결승에 올라 결승5번기를 통해 두 번째 대회 우승컵의 주인을 가린다.
2023 YK건기배는 지난 대회와 달리 우승ㆍ준우승 상금이 각각 1000만 원씩 증액되는 등 더욱 내실을 갖췄다. 또한 평소 신예기사 육성 의지를 밝혔던 후원사의 뜻에 따라 예선에 신예조를 신설한 게 특징. 신예조에선 2006년생 이후 출생자 16명이 출사표를 올렸고 결국 김승구가 리그에 합류했다.
YK건기가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23 YK건기배의 우승상금은 6000만 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 원이다. 생각시간은, 시간누적방식으로 기본 10분에 매수 추가로 40초를 준다.
▲ 올해 18승13패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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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