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o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
  • 겜임&채널
옷을 입는 습관(習慣)과 정석(定石 ) | 나도 작가
Home > 커뮤니티 > 저니
저니 구름에게 집을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옷을 입는 습관(習慣)과 정석(定石 )
2009-01-15 오전 4:40 조회 6125추천 10   프린트스크랩
▲ 옷을 벗는 편안함처럼 정석을 벗어버리자

                 옷을 입는 습관(習慣)과 정석(定石)

                                                                                                저니

잠이 깬 새벽녘, 아무렇게 벗겨져 널브러져 있는 나의 옷들을 보며 지난 밤 술자리의

잔상이 떠오릅니다. 바지는 방문고리에 걸려 문만 열리면 바로 떨어질 백척간두의

위기있고 겨울 외투는 방바닥에 내동댕이쳐져있고 그나마 셔츠는 의자에 배를 접고

있습니다.


순간, 눈쌀을 찌프리게 작은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나를 노려보는 양말이 눈에 들어

옵니다. 나머지 한짝은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에 밤에 전쟁 뒤에 남겨진 흔적을 보는듯 하는데  이 새벽을

건너뛰고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아침에 어머니의 잔소리가 나의 귓전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옷에 대한 습관은 사람을 구속하거나 해방시킵니다. 여자들의 경우 자기가 입고 싶은

멋진 옷을 보면 몸에 치수를 맞추기 보다 치수에 몸을 맞춥니다. 봄에 날씬한 비키니를

사두고 여름에 입을 목적으로 살빼는 것을 인생의 과업으로 여기고 굶기를 밥먹듯

하는 것은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도 부족해서 체지방 제거를 해서라도 옷을 입고 마는

모습은 눈물나게 가상하기까지 합니다.

남자들도 예외는 아니라서 불어난 허리를 허리띠를 바짝 조여 입는 것은 애교이고

제복이라고 불러도 좋을 불편한 신사복을 입고도 약간의 편안함 마저 느낍니다.

신입사원 OJT에  청바지를 입고 갔다가 신사복을 입고 있는 주위 환경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경우처럼 이 불편한 제복을 입고 있지 않아 뻘쭘한 느낌에 대한 경험은

남자들에게 한 두번은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의 목을 죄고 있는 넥타이에게도

창조적인 생명력을 부과하고 있으니 옷은 사람에게 몸의 체온을 유지하는 기본 기능에서

예의를 지키는 단계로 업그레이드 되었고 나아가 아름답게 보이고 싶기 위해 스스로를

맞추는 3단계로 진화 했습니다.


바둑에도 옷을 입는 습관처럼 정석(定石)있습니다.

제일 쉬운 굳힘에서 부터 바둑판의 사분지 일은 메워버리는 작은 눈사태, 큰 눈사태,

대사백변 정석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정석이 책으로도 만들어져서 머리에

베고 자면 딱 알맞는 크기로 책이 두꺼워졌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새로운 정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그렇게 두어질 수 밖에 없게 합의된, 빼도 박도 못하는, 결과가 정석임에도 불구

하고 우리들의 대국은 결과의 편리성을 외치고 두어지는 모든 수순들은 달리는 기차에

지나치는 나무처럼 무심히 넘어가곤 합니다. 심지어는 수순이 뒤바뀌었음에도 목적지

가 바뀌지 않는 기이한 대국도 보게 됩니다.  아마도 프로도 그렇게 두는데 우리가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거스르겠는가 하는 대세론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최신 유행정석은 꼭 두어줘야 바둑판 포석의 폼새가 나는 양 두기도 하고

실력의 척도인양 두다가 상대의 생뚱맞은 응수를 당해서(?) 이것봐라 하는 식으로

몰아 붙이다가 닭 쫓던 개 지붕쳐다 보듯 허망하게 본전도 못건지는 웃지 못할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옷을 아니 입는 것보다 불편하더라도 제복을 입는 것이 낫습니다. 적어도 최소한의

보온은 되기 때문입니다. 암기식의 정석도 속수를 두는 것 보다 낫습니다. 맞수에겐

보장되어 있는 결과를 위한 보험과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옷을 맵시있게 입기

위해 자신의 신체를 이해하고 그것에 맞는 옷을 선택하듯 정석 또한 스스로에게

맞는 결과를 얻기 위해 선택하고 두어져야 합니다. 결과의 편안함을 위해 의미없이

반복되는 수순들은 마땅히 재고 되어야 합니다.

당연히 정석대로 두어줄 것을 기대했다가 상수의 수순 비틀기에 어디 한 두번

당했습니까?

자신에 맞는 편안한 정장 한 두벌에 계절에 맞는 넥타이 몇 개이면 삶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듯 자신에 맞는 쉬운 행마와 이해하기 쉬운 정석 몇 개만 있으면 멋진 바둑판

을 짜는데 전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시대에  따라서 어떤 옷을 입었는 가가 신분의 척도이고 그것을 위해 코르셋처럼

불편한 옷을 감수하고 입을 수밖에 없던 상황과 달리 반상에서는 사고의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 구속과 같은 정석을 훌훌 털어버리고 수순에 묵여져 있는

돌들에게 자유를 줄 생각은 없는지요?

 

저도 아침의 자유로움을 위해서 널브러져 있는 옷들을 옷걸이 걸어 생명을 주어야

겠습니다. 양말 한짝..이눔은 도대체 어디 간겨?






┃꼬릿글 쓰기
youngpan |  2009-01-15 오전 5:27:4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돌들에게 생명을 아무나 주면 생명력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구요.. 뭔가 정리된 이유가 있어야 겠죠..  
悟香저니 가끔 바둑통에서 튕겨져 배회하는 돌들에겐 이유가 없어요...
팔공선달 |  2009-01-15 오전 8:08:3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양말 한짝 아직 못찾았지..?

아마 화장실에 있을거야 아님 현관에...
들어 오면서 벗기 시작햇으니 아마도 현관쪽이 확률이 높아. =3=3=3=3=3

자..잠깐 위의 그림은 자넨가...?  
悟香저니 제가 그린건 맞는데..저는 언감생심입니다. 양말은 찾았습니다. 바지 가랭이 속에 숨어 있더군요
마하빤야 |  2009-01-15 오전 8:28:5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미안합니다 저니님 내가 사고와 자유로움을 훔쳐 바닷가에 갈매기 밥으로 주었습니다
아싸,얼씨구,허허하며....  
悟香저니 갈매기가 대신 사고 하겠군요...새우깡을 먹을 것인가..말것인가...
당근돼지 |  2009-01-15 오전 11:26:5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니님의 지도대국 신청에 ........감사 드리며 잘 보고 갑니다.  
悟香저니 아니 두시다가 어디 가신거에요 ㅎ
태평역 |  2009-01-15 오후 12:30:0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나는 정석5개정도 가지고 지금까지 써먹고있으니 20년 기원7급을 못면하고 있네그려. 그런데도 더이상 배우고 싶지않으니...... ^*^  
悟香저니 네 즐길 만큼만 알면되죠. 저도 열개 정도 쓰나봐요.
숙이아지매 |  2009-01-15 오후 8:59: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얼라라..이 오빠 화가인가보당...누드를 그리신걸 보니..^^*  
달선공팔 |  2009-01-15 오후 10:53:1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 새벽을 건너뛰고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아침에 (어머니의 잔소리)가 나의 귓전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어머니의 포근한 소리 것지욤 ^^

 
달선공팔 |  2009-01-15 오후 10:54:1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니님, 조만간 왕별 달으실 것 같당^^  
작은시집 |  2009-01-16 오전 12:11:3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정석
그때 그 때 달라욤.  
멀리보며 |  2009-01-16 오전 12:56:5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30년 전에 입던 그 옷을
그대로 입고 사는 사람은?

구두를 20년 넘게 신고 다니는 사람은?

 
유프라테 |  2009-01-16 오전 9:12:3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정석 두개로 버티기....

오늘은 나무들 옷 갈아입는날~올만에 눈이 오네요~^^  
돌부처쎈돌 |  2009-01-18 오후 3:09:4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悟香저니님,
그림 하나 그려 주시와요^^!
낙관까정 꾹 찍어서요.......

간밤 눈이라도 좀 붙였는지요?
난 택시 타고 강남역 가서 한참을 기다려
버스 타고 돌아오니
새벽 3시 쯤^^!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