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자, 주말에 약속 있나? 없으면 데이트 괜찮아요?”

7월 8일,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던 날.
입사한지 55일, 2달이 채 되지 않은 햇병아리 기자에게 하늘같은 대선배님이 데이트를 청해 옵니다.
띄어쓰기 지적이라든가 맞춤법 교정 받으러 ‘따끔한 한 마디’ 들으러 가는 순간에도 대선배님께서 친히 지도해주신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는데. 데이트라?
‘약속이 있더라도 취소하고 가야지요!’

“7월 12일 강원도 고성에서 ‘나도 작가’모임이 있어요. 어때요? 바다도 보고 좋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는 기회인데. 약속 있으면 어쩔 수 없고요.”

‘약속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혹시나 안 데려 갈까봐,
다른 기자에게 이 좋은 기회가 홀라당 넘어가 버릴까봐,
하룻밤 자는 일정인데도 불구하고 단번에 OK사인을 보냅니다.

“밖에서 자는 거 안 불편하니? 엄마 뱃속에서 나왔는데 엄마랑 어쩜 이렇게 다른지.”
따가운 시선을 외면하고 주섬주섬 짐을 챙깁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기쁨에, 얼굴 가득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그제 서야 엄마도 빙그레 웃어줍니다.

“썬 크림 잊지 말고 챙겨. 모자도 가져가고.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이미 태양에 그을릴 때로 그을린 딸인데,
그래도 더 타진 않을까, 주근깨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
철없는 딸을 홀로 키우느라 쭈글쭈글해진 어머니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져
괜시리 코끝이 찡해집니다.

강원도(강릉)는 내 어머니의 고향이지요.
연리지도 그 곳에서 4년을 살았던지라,
두 번째 고향인 강원도를 다시 찾는다는 기대감이 무지개처럼 피어납니다.

1박 2일의 짧은 출장일정.
정용진 이사님과 동행할 수 있다는 기쁨에 가슴 한가득 솜사탕이 부풀어 오릅니다.
고성 땅은 어떤 곳일까요.
강릉 바람처럼 소나무 향기가 물씬 풍겨날까요.

고성 땅을 밟기 하루 전날 밤,
소풍가는 것 마냥 신이 난 연리지는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 곳엔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