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산책길, 아카시아 내음에 겹쳐보는 그대 모습 

아직 해 뜨기 앞서 꿈인 양 산책으로 

둑방 길을 종종총총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알싸한 내음이 내려 코끝에 스치니

흠흠 조금은 놀래어서 종총 걸음 멈추고서 

주위를 휘둘러 보았더니 아휴 새벽인들 어때 

아카시아가 호사롭게도 꽃을 피어냈더라 

전등 불빛에 어리고 바람에 간들거리는 게

그대 날 내려보고 웃는다고 생각했더랬지

길게 뻗어 한 팔에 한 술을 길다랗게 따내어

그대 미끈거리던 입술을 다시 떠올리면서

코에 걸쳐서 입술 위로 새록새록 부비었지

종다란 꽃닢들 행행 소리내더라 간지럽다고

우리 한 손은 두르고 다른 한 손으로는

맞잡고서 시선 고정할 적 내 눈에 비친

사랑하래요 니 목 소리 그대로더라 

귀를 간지럽히는 너의 입술은 어디에나

떠날 수 없는 너는 내 맘에 깊이 박힌 

그 내음 내일도 그대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