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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란지교
2016-11-16 오전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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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축구를 볼 때마다 야구보다 축구가 난도가 높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남태희나 구자철이 골을 넣는 장면을 보면
어떻게 그렇게 타이밍이 잘 맞는 지 신기하다.
야구는 마음을 고를 시간이 주어지지만
축구는 움직임 속에서 타이밍을 서로 간에 잡아서 행위해야 한다.
그러니까 축구는 수준이 높으면 예술이고
일정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 시간 낭비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다.
주역을 공자가 공부해서 보고서로 썼다는 것을 두고 대개 십익이라고 한다.
10가지 보조자료라는 말이다.
상하경에 각각, 단전과 상전, 그리고 계사전이 있으며
건곤의 두 괘에만 문언전이라는 것이 있고
순서를 논한 것이 서괘, 괘들 간의 모양새를 고찰하여 배합한 것이 잡괘, 그리고
괘상의 형성을 논한 것이 설괘
이렇게 10가지 연구서가 있다.
금란지교라는 말은 쇠같고 난초같은 마음의 만남을 말하는 것인데
이 말을 나는 명심보감에서 먼저 보지 않았나 싶다.
옛날 같으면 어려서 보는 책이라고 하지만
새천년이 올 무렵에 우연히 읽었다가
예상보다 충실한 내용이 많아서 감탄하면서 읽었었다.
거기에 나오는 말 중의 하나가
2인동심이 기리단금,이라는 말인데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되면
쇠도 자를 수 있다는 말이다..
오랜 만에 계사전을 보는데, 그 구절이 나온다.
맥락이 좀 더 있어서
2인동심에 기리단금, 동심지언 기취여란, 이라고 되어 있다.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되면 그 날카로움으로 쇠도 자르고
한 마음으로 하는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는 말이 되어서
두 사람의 마음의 만남, 혹은 friendship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축구에서 골이 들어가는 장면을 보면 대개 그런 느낌을 받는다.
여기저기 떠도는 것 같던 공이
어느 새 좌충하고 우돌하다가 골대 속으로 빨려들어갈 때엔
정말 신묘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간에 축구선수들과의 세대차이가 나서인지
옛날에 받던 그런 식의 강한 감동을 받지는 않는 것 같지만
정말 신기하구나 싶은 장면은 더 늘어나는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에는 복면가왕의 동영상을 보는데
오나라 가나라 노래를 하는 여가수가 정말 노래를 잘 해서
저게 지금 현장에서 노래를 하는 거야? 싶을 정도였다.
사람들이 신기해서 다시 해보게 했는데, 그래도 역시 compact disc에서 나오는 소리 같이 들렸다.
나중에 휠릴리,라는 노래를 유튜브에서 들어보았는데
이수영의 전성기 느낌보다 소리가 더 쌩쌩하게 들렸다..
이런 재주꾼들이 즐비한 나라에서
어째서 엉터리같은 일들이 자꾸 발생하는 지는
신묘한 것이 아니라 어처구니가 없다. 둘 다 현실감이 없지만
하나는 하도 뛰어나서 신기하고, 다른 쪽으로는 하도 엉터리라서 신기하다..
과연 이번 사태는 어떤 식으로 귀결될 것인지
하야인지 탄핵인지, 아니면 그냥저냥 넘어갈 것인지
혹시 대선이 빨리 치러지면 다음 정부가 준비할 시간이나 능력은 있는지
트럼프는 과연 대외관계를 실제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우리 다음 정부와 미국과의 관계는 또 어떻게 될 지..
중임제 개헌을 이번에 해야 할 것 같은데, 과연 그 문제는 또 어떻게 될 지...
모든 일들이 수 킬로미터 간 안개 속에 휩싸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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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