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발생한 사건 사고 중에서 명쾌하게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사건/사고들이 의외로 많다. 그리 오랜 세월이 흐르지 않은 사건임에도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기 어려운 사건들은 대부분 북한과 관련된 경우나 영구 미제 범죄 사건들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범죄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지대한 관심과 경악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으로 아직까지도 종 잡을 수 없는 오리무중 사건을 들라면, 화성 연쇄 살인 사건과 대구 개구리 소년 4명 실종 사건을 꼽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과 무관하고(혹자는 북한이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발생한지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으며 수천 수만명의 목격자와 증인이 있음에도 국론이 분열될 정도로 지역이나 추종하는 이념에 따라서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의견이 갈리거나 의문부호로 남아있는 대표적인 사건이 있다.
그 사건을 정의하는 명칭에서 부터, 지역이나 이념에 따라서 ' 광주 민주화 운동 ' 에서 부터 ' 광주 소요 ' ' 광주 폭동 ' ' 광주 사태 ' 등으로 극과 극의 다른 가치 평가적인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광주 사태와 관련, 아직도 진실이 무엇인지 의문이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았거나 유언비어가 사실인 것처럼 설왕설래하는 까닭은,
계엄군으로 광주 현지 평정(平定) 작전에 참가했던 국군은, 사후에 국회 청문회에 불려나와 국회의원들의 불호령에 답변하는 외에 피해자 측이나 시민사회단체가 일방적으로 과장되거나 사실과 다른 정황 증거나 통계에 입각하여 국군을 매도하는 경우에도 가해자란 따가운 시선과 군사 조직의 특성과 군의 생리상 침묵으로 일관하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지 않았고,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군 수뇌부 중 누구도 소신있게 대한민국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유언비어나 국민들의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으려고 앞장 선 사람도 없었다.
반면 대한민국의 민주화 대업에 용감하게 나섰음을 자처하는 호남인들이나 좌익적 시각의 시민단체들은, 시민군을 자처하며 폭력적으로 계엄군에 대항하고 관공서와 교도소, 예비군 무기고를 습격하여 자체 무장을 하고 국군을 살상한 행위 등에는 언급을 회피하거나 불가피론, 심지어 정당화하면서 오직 계엄군의 잔악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자신들은 억울한 피해자라는 전제하에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된 정보를 유포하고 좌익 언론들이 이를 반복적으로 기사화함에 따라 진실이 묻히거나 왜곡된 정보가 사실인 것처럼 횡횡하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 비호남 지역 국민들은 호남인들이나 시민단체들의 과장이나 사실 왜곡 주장을 불신하거나 냉소적이 되었고, 호남인들의 억울한 희생까지도 폄하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반발 심리도 생겨나게 되었다.
광주 사태와 관련, 진실이 명쾌하고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아서 1)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거나, 2) 허위 사실이 진실인 양 호도되거나, 3) 지역이나 정치 신념이 다른 국민에 따라 견해가 엇갈리는 부분으로는,
1. 집권층이나 군 고위층으로 부터 발포 명령이 시달되었는지.
2. 상부로 부터 공식적인 발포 명령이 없었는데도 왜 계엄군은 발포하게 되었는지
3. 사망자의 총 숫자는 몇 명인지,
4. 사망자들은 어떻게 죽었는지,
5. 무장 헬기에서 시민들에게 정말로 기관포를 난사했는지,
6. 경상도 군인들로만 편성된 계엄군이 여성의 성기나 가슴을 도려내는 것과 같은 잔혹행위를 했는지,
7. 시위 진압에 투입된 계엄군이 음주 상태이거나 마약에 취한 상태였는지,
8. 계엄군이 비 무장, 비폭력, 비저항 시민들에게도 무차별 발포를 했는지,
9. 광주 사태시에 북한군 집단(1개 대대 규모 600 명 설과 그 보다는 적은 50명 설이 있다)이 광주 현지에 투입됐는지 여부 등이다.
1. 신군부의 발포 명령 여부
전두환 장군 등 신 군부 측이나 계엄사령부 등 군 통수계통을 통하여 광주 현지에 파견된 계엄군에게 발포 명령이 시달됐는지 여부를 김영삼/김대중 정권 시절 집요하게 조사했으나 관련 지시문건이나 전언통신문, 기타 어떤 방법으로라도 내려간 바가 없음이 명확하게 밝혀졌고 대부분 국민들은 신군부의 발포 명령이 없었음을 확신하고 있으나 아직도 호남인들 중에는, 자신들이 뽑은 김대중 정권에서 규명한 내용까지도 불신할 정도로 발포명령이 군 고위층에서 시달됐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2. 계엄군이 발포를 하게 된 경위
총기를 휴대한 계엄군에게, 자신이나 전우의 생명이 위협받는 불가피하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정도로 시위가 격화되고 긴박하게 사태가 돌아가자 어느 시점에 실탄이 지급되어 있었다. 광주 사태의 첫 발포 시점이 언제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혼선이 있다. 난동 시민 쪽에서 첫 발포를 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있지만 정황상으로 첫 발포는 계엄군 쪽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것 같다. 계엄군의 발포에 대하여 수집된 모든 자료를 종합하여 가장 빠른 시간대의 발포를 보면, 5월 19일 17시 광주고등학교 앞에서 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첫 발포 시점이 언제 어디에서 발생했는가에 대한 이런 혼선 자체가, 발포가 상부의 체계적 명령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발생했음을 반증한다고 할 것이다. 계엄사를 통하여 발표된 내용과 검찰 수사 기록, 과거사 진상조사 위원회 발표, 시민들의 제보 등을 종합하면,
1) 첫 발포는, 계엄군 시신이 있다는 주민 제보(허위 제보)를 확인하려고 5월 19일 17시 현장으로 출동한 계엄군 장교가 타고 있던 장갑차가 시위대에 포위되어 고립되자 시위대가 장갑차 뚜껑을 열고 불타는 짚단을 넣으려 했을 때 허공을 향하여 발사한 것이 최초였던 것 같다. 여기서 첫 발포는 조준 사격이 아니라 경고사격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 후로 9일 동안에 걸쳐 여러 곳에서 과격해진 일부 소요 군중들에 의한 다양한 형태의 계엄군이나 경찰을 위협하는 충돌이나 관공서의 방화,무기고 습격 및 무기 약탈, 교도소 습격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흘러가고 과격 시민들 중 일부가 무장을 하게 됨에 따라 이들을 진압하고 평정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발포나 무력 충돌, 교전이 발생하게 된다.
2) 대오를 형성한 계엄군 진영을 향하여 고속으로 돌진하는 대형 차량을 저지하기 위하여,
3) 광주역 앞 광장에서 시위 군중들에게 겹겹이 포위되어 있던 계엄군(공수 3 여단)이 다른 임무 수행을 위하여 탈출로를 뚫기 위한 경우나, 전남대로 철수하려고 3 공수 병력이 철수할 때 공중을 향하여 위협 발포가 각각 있었고,
4) 무장 시위대가 광주 교도소를 공격할 때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계엄군과의 교전이 발생한 경우
5) 전남대를 지키던 계엄군 3 공수 여단이 최후 저지선이 돌파당할 때 시위대와 계엄군 간의 총격전
6) 그 외에도 본격적으로 무장을 한 시위대와 계엄군간에 도청 앞과 전남대 등에서 수 차례 교전이 있었고,
7) 이런 와중에 같은 국군끼리 오인 사격한 경우도 발생하였고,
8) 전남 도청에 포진한 무장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하여 광주 사태의 대미를 장식하는 계엄군의 도청 진입 과정에서도 총격전이 불가피했으며,
9) 고층 건물이나 민가에 숨은 무장 시위대가 계엄군을 향한 총기 발사나,
10) 총기를 다루는 데 서툴거나 우발적인 오발로 시민군이 잘못 발사한 경우
11) 공식적으로 확인된 총기 사용 이외에도 계엄군이 무장 세력들에게 포위된 상태에서 자신이나 전우가 피를 흘리는 부상을 입고 신변이 위협받은 화급한 상황하에서 자위권 차원에서 총기를 발사한 경우도 극소수 있었을 수도 있다.
계엄군의 총기 발사는, 총기 외에 별도의 시위 진압 장비가 불비했던 젊은 군인들이 시위 군중들의 숫적 우세와 군중 심리로 과격화되어 차량으로 계엄군에게 돌진하거나, 돌팔매질, 방화, 화염병 투척과 같은 도발로 전우가 죽거나 부상을 입는 것을 보고 상황 대처에 미숙한 일부 젊은 군인들이 흥분으로 소요를 진압하거나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보여준 필요 이상의 과격하고 무자비한 대처가 광주 시민들에게 계엄군에 대한 적개심을 상승시키고 소요 군중들이 더욱 난폭해지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다루는 계엄군의 소요 진압을 목격한 시민들의 소요는 더욱 과격해졌고, 이에 대응하는 계엄군의 진압 수위 역시 더욱 강도가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총기 발사에 까지 이르게 된다. 저항하는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거나 야만적으로 다룬 측면이 없지는 않으나 발포 자체는 계엄군 자신들에게 신변의 위협이 가해지는 절박한 상황하에서 자위권 차원에서 이거나 총기로 무장을 하여 폭도화한 시위군중들과의 교전과정에서 이뤄졌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런 와중에 불운하게도 총격 현장에 있거나 지나가던 무고한 양민들 중 일부가 유탄에 맞아서 희생된 경우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광주 사태에서 190명이 넘는 민간인과 일부 군인, 경관들이 목숨을 잃는 최악에 가까운 불행한 사태로 발전하게된 핵심적인 요인은, 광주 시민들이 타 지역 주민들보다 더 성정이 난폭하거나 군인들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계엄군에 맞서서 전투적으로 과격하게 대항한 때문은 아니다. 공수특전단이란 부대의 특성이, 평소 소요 군중을 자극하지 않고 좀더 대민 친화적이고 효율적으로 소요를 진압하는 기법을 배운 적도 없는데다가, 적의 후방에 선발대로 공수낙하되어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압도적인 적군과 대항하여 섬멸해야 하는 전투 임무를 수행하도록 훈련받은 특공 부대를, 당초 양성 목적과는 다르게 시위 진압에 투입한 것이 화근의 씨앗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3. 광주 사태 사망자 총 숫자/사망자 신분/사망 원인 등
북한 군의 개입 여부와 함께 광주 사태 관련 가장 의견이 엇갈리는 것이 사망자 총원과 관련된 부분이다. 피해자 입장인 호남 지역 인사들이나 일부 좌익 인사들은 애초에 사망자가 2,000 명이 넘는다고 주장하였으나, 그후 수습된 시신, 군 당국의 발표, 전두환 등 관련 유관자 처벌을 위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발표, 언론의 취재, 보상을 위한 사망/실종자 신고를 접수한 결과, 위 숫자는 전혀 근거가 없는 극도로 과장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신군부 측에서 암매장을 해서 신원 불상의 사망자들을 포함하면 위 숫자에 근접한다는 허황된 주장을 굽히지 않는 이들도 여전히 없지 않다.
검찰이 5.18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위하여 조사하여 밝혀진 자료나 5.18 묘역에 안장된 숫자와 , 군/경 희생자까지를 포함한 최근까지 확인된 희생자 총 인원은 193명이다. 그 중 27명은 군인과 경찰관이다. (군인 23명)
4. 어떻게 죽었나? (사망 양상)
이들 사망의 대부분은 총상에 의한 것이지만, 그 총상의 성격도,
1) 계엄군과 무장 시민 세력간의 총격전 교전에 의한 사망
2) 위 1 항의 총격전 와중에 유탄에 의한 무고한 양민의 사망
3) 계엄군 대오를 향하여 돌진하는 무장 시위대의 차량을 저지시키기 위한 자위권 차원의 발포에 의한 시위대의 사망
4) 계엄군 차량(장갑차 포함)을 포위하고 차량에 화재를 야기하여 계엄군을 죽이려고 인화물질을 투입하다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위협 사격에 맞아 피살된 경우
5) 시위를 진압하려거나 진압 후 퇴각하는 계엄군을 향하여 고층 건물에 숨어든 무장 시위대가 발포로 계엄군이 사망한 경우
6) 시위 진압 국군 부대간의 오인 사격에 의한 계엄군의 사망
7) 총기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거나 총기 취급이 서툰 일부 민간인 무장자의 오발 사고에 의한 사망
8) 다수의 시위 군중에 포위된 계엄군이 탈출로를 확보하기 위하여 허공을 향하여 공포 사격을 한 실탄이 낙하하면서 불행하게 맞은 경우
그 중 계엄군 발포가 아니라 무장한 시민에 의하여 무고한 다른 시민이 사망한 사례들도 드러났는데 이를 반증하는 자료로는, 민간인 사망자 중에도 계엄군이 소지했던 M-16 이 아니라 민간인들이 예비군 무기고나 경찰관서를 습격하여 유출한 칼빈 소총에 의한 상처가 일부 사망자 시신 검안에서 판명된 데서 알 수 있다.
총기 외에도 대검에 찔리거나 단단한 물체에 의한 가격, 내장 파열 등 총상에 의하지 않은 사망자가 더러 있었음은, 동료들의 죽음이나 부상 등에 흥분한 일부 공수특전단 요원들이 과격 시위 군중이나 심지어 무고한 시민에게 까지 보복 차원에서 잔인하게 대응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도 있었을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긴박한 상황에서 질주하는 계엄군의 탑승 차량에 부딪히거나 깔린 피해자, 계엄군이나 진압 경찰 대오를 향하여 돌진하는 시위 군중이 운전하는 차량에 깔려 죽은 계엄군과 경관들도 없지 않았으며 사망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경우도 극히 일부지만 없지 않았다.
193명의 사망자 중에는 19 세 이하의 미성년자도 34명이 포함됐으며 14세 이하의 철부지 어린이도 5명이나 있었음은, 이들이 무고하거나 억울한 희생자이거나 그들 중 일부는 우발적 사고로 죽은 것이 아님을 짐작케 하는 정황 증거가 나왔음에 비추어, 의협심에 불타는 미성년 청년 학생들 까지 계엄군에 맞서서 싸웠다는 증거임과 동시에 유감스럽지만 일부지만 진압군의 잔혹성을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5. 무장 헬기에서 기관포를 난사했다는 주장
가장 대표적으로 악의적인 유언비어다. 계엄군 지휘관들의 이동 및 시찰, 계엄군에 필요한 물자나 위급 환자의 수송 등을 위하여 헬기가 투입되어 광주 상공에 출현했던 적은 5월 18일부터 5월 29일까지 백 여 차례가 넘게 있었다. 그러나 광주 상공에 출현했던 헬기들은 비무장 상태였고 야간에 헬기에서 기관포가 발사될 때 나타나는 것과 유사한 불빛은 헬기 공중 충돌 방지를 위한 식별등(燈)의 점멸에 기인한 것이었다. 만일 무장 헬기가 기관포를 발사했다면, 이는 피아 식별을 하지 않고 무차별 시민들을 학살하려는 의도와 마찬가지고 수천, 심지어 수만명의 인명 살상을 초래했을 것이다. 운집해 있는 군중에게 기관포 1 발을 발사하면 7~8 명의 몸을 순차적으로 관통할 수 있을 정도로 기관포의 위력은 소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헬기에 장착된 실탄은 지름이 5 cm 의 대구경으로 기관포에 맞으면 손발은 부러져서 날아가는 경우도 생기고 머리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으며 신체의 중심부에 맞으면 일반 소총알의 구경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큰 구멍이 나게 마련이다. 시체 검안에서 소총탄보다 큰 상처는 단 한 구에서도 드러나지 않았다.
6. 경상도 군인들로만 편성된 계엄군이 여성의 성기나 가슴을 도려내는 것과 같은 잔혹행위를 했는지 여부.
광주 사태 발생 초기에 이런 유언비어가 횡횡했던 것은 사실이다. 공수특전단을 포함한 모든 군 부대 중에 특정 지역 출신만으로 부대원을 구성한 부대는 한국군에는 없다. 충정 작전에 참가한 공수 특전단 요원 중에는 지역별로 파악된 바는 없지만 인구 비례로 따지면 호남 출신들도 20 % 정도는 됐을 것이고 강원, 충청이나 수도권 출신의 총합이 영남권 출신 군인들 숫자보다 훨씬 많았다. 국군의 편성 특성도 모르는 자의 전형적인 모략 선동이다.
여성의 성기나 가슴을 도려냈다는 주장은 계엄군의 잔악성 부각으로 시위 군중들에게 극도의 증오심과 적대감을 불러 일으켜서 유혈 사태를 극대화시키려는 전형적인 마타도어였다. 이런 섬뜩하고 잔악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과 더불어, 총을 쏠 줄 아는 모든 광주 시민들은 무장을 하고 나와서 공수부대와 맞서서 싸워야 한다고 차량으로 가두 방송을 한 앙칼진 목소리의 젊은 여성의 선동 때문에 아직도 일부 국민들이, 광주 사태에 인민군이 개입했다는 그릇된 인식을 갖도록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싶다.
앞서 언급한 바와 처럼, 일부 계엄군이 잔혹하게 시위를 진압한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여성을 난자할 정도로 인륜에 반한 사례는 결코 없었음은 수습된 시신에 대한 사체 검안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7. 시위 진압에 투입된 계엄군이 음주 상태이거나 마약에 취한 상태였다는 주장,
이 또한 대한민국 군대의 생리를 알지 못하는 군 미필자에 의한 대표적으로 악의적인 선동의 하나다. 대한민국 국군의 군기는 엄정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 중에서 특전사의 군기는 더욱 더 엄정하다. 군인에게 마약을 지급한다면 그러한 발상을 하려는 자가 무사하지 못할 것이고 이를 수락할 군인도 없다. 명령에 살고 죽는 군인이 작전 중에 집단으로 음주를 한다는 것도 역시 이를 허용한 지휘관이 군법회의에 회부될만한 중죄다. 군인들 중에는 비음주자도 많다. 그들이 가만 있겠는가? 자체적으로 큰 문제가 된다. 혹시라도 그렇게 비쳤다면, 연일 작전에 몰두해야 했던 군인들은 극도의 피로와 수면부족으로 눈이 충혈되어 있었고 전우들의 죽음에 흥분 상태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모습을 보고 오인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하여간 군의 생리를 모르는 자가 꾸며낸 유언비어일 뿐 마약이나 음주는 사실이 아니다.
8. 계엄군이 비 무장, 비폭력, 비저항 시민들에게도 무차별 발포를 했다는 주장,
앞서도 일부 밝혀졌지만, 계엄군도 국민의 자제로 이뤄진 군의 구성원일 뿐 살인마가 아니다. 비무장, 비폭력, 비저항 시민들에게 의도적으로 총기를 발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군인이 무고한 양민을 죽일 이유가 없으며 죽인다면 군법회의에 회부되고 극단적인 경우 사형까지 당할 수가 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무고한 시민의 희생이 있었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들의 죄라면, 있어서는 아니 될 장소와 시간에 그 자리에 있었다는 불운 뿐이다.
9. 광주 사태시에 북한군 집단(1개 대대 규모 600 명 설과 그 보다는 적은 50명 설이 있다)이 광주 현지에 투입됐다는 주장.
이미 필자가 다른 글에서 다뤘고, 조갑제 대 기자께서 당시 신문사의 정식 허락 없이 광주 현장을 잠입 취재했다는 이유로 해고까지 당하면서 광주 현장에 5일이나 체류하면서 확인한 사실로 광주에 인민군은 없었다는 내용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조 기자가 틀렸다고 박박 우기는 사람들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5.18 당시 광주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 광주에서 어떤 사람들에 의하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도하기 위한 취재 목적을 가지고 방문한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고 알아본 사실을 말했더니 틀렸다고 우기는 경우를 보면서 든 생각은, 서울 안 가본 사람이 서울에 50년을 산 원주민의 서울 동네에 대하여 더 잘 안다고 우기는 격이라고나 할까? 이런 사람에게 아무리 더 이야기 해도 절대로 설득되지 않을 것이기에 이 항목은 이 정도로 접지만 하여간 당시 인민군이 침투했다면 광주 전역에 쫙 깔려있던 수천명의 국군과 수십만명의 광주 시민 중 아무도 몰랐던 사실을 이런 주장을 하는 극소수 외지인들만이 알았다는 논리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의문이다.
광주 사태에 대해서는 왜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고 사실과 다른 각종 유언비어가 횡횡하는 것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이유로는,
1. 당시 광주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들에 대하여 언론이 제대로 속속 들이 보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계엄령 하에서 계엄군이 투입되어 출입이 통제되고 살벌하고 극한 대치 중인 소요 현장에 언론사의 기자들이 자유롭게 진입하여 현장을 취재하고 사진을 촬영하고,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나 계엄군 지휘관, 진압 장병, 진압 경찰들을 인터뷰하는 것 자체가 불가하거나 극히 제한을 받았고 취재한 내용도 계엄사의 검열에 의거 군 당국이나 계엄군에게 불리한 내용은 군관민간을 이간하는 기사라고 게재하지 못하도록 언론을 검열/통제했기 때문에 모든 진실이 언론을 통하여 보도되지 못하였고 국민들은 언론 보도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았다. 언론 보도 외에 광주 소식을 접할 길이 없는 국민들은 구전(口傳) 통신에 의존하다 보니 ' 카더라 ' 는 식의 와전되거나 과장된 내용, 심지어 전혀 발생하지도 않은 유언비어까지 횡횡하고 이를 믿게 되고 확산되었다.
2. 통상 사건이 발생할 경우, 그 곳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 의하여 보고 듣고 느낀 바가 전파되는 데 반하여, 광주 사태 당시 현장에는 계엄령 하에서 타지인들의 출입이 제한되는 특수 상황인데다가 타 지역 주민들에게 위험한 지방으로 인식되어 외지인이 스스로 찾는 경우도 드믈었기 때문에 광주에서 나오는 소식은 오로지 호남인들과 현지 주둔하는 군인, 충정 작전에 투입된 계엄군에서 나오는 정보가 전부이었다. 호남인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하거나 밝히고 싶지 않은 추문은 덮고 자신들이 당한 피해나 계엄군의 잔혹행위만 부각시키는 정보만 발설하였고 호남에 진주했던 군 부대 장병들이나 계엄군으로 투입된 특전사 요원들은 군 부대 방침에 따라 함구를 했고, 상부의 허가를 받아서 취재에 어쩌다 응하는 경우에도 계엄군의 가혹행위와 같은 군에 불리한 내용은 감추거나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타 지역 주민들이 현장에서 경험하거나 목격한 바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제삼자가 본 현장 상황이 전국 각지로 전파될 수 없었고, 따라서 국민들은 사건의 핵심이나 진실보다는 편향되거나 과장되고 제한적인 정보만을 접할 수 있었다.
3. 언론에 보도되는 군 당국의 발표 내용은 주로 광주 시민들의 군경을 공격하는 폭력성 등 부정적 측면이 강조되고 군인들에 의한 민간인 피해는 언급되지 않거나 축소함으로써 국민들은 군 당국의 보도를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았다.
4.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 이어서 등장한 양 김씨의 민간 정권은, 광주 사태에 대한 진실 규명보다는 정파적 이익을 위하여 정치적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호남인들의 환심으로 득표에 연관 짓기 위하여, 앞선 군사정권의 만행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한 쪽에 치우친 광주사태 진상조사로 호남 지역 이외 국민들의 불신을 받았다.
5. 군은 가해자, 광주 시민들은 무조건적인 피해자란 설정을 미리 하고 과잉 진압이나 억울한 죽음을 유발한 군 책임자에 대한 조사와 문책은 이뤄진 반면, 경찰관서나 관공서, 예비군 무기고, 교도소를 습격하고 계엄군/경을 살해한 범죄자들에 대한 추적 수사와 상응하는 처벌은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군의 만행이나 과잉진압, 민간인 피해에 대해서는 속속들이 밝혀졌으나 폭도화한 일부 과격 시민들의 범죄 행각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조사도, 처벌도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시민군을 자처한 무장 폭도들에게 까지 면죄부를 준 것에 더 나아가서 민주화 투사로 둔갑시키고 이들이 발사한 총기에 의한 민간인 피해까지 군인들에 의한 살상으로 전가된 경우도 없지 않았고 진상조사 결과에 대하여 군은 외형적으로는 승복하는 자세를 취했으나 내면적으로는 반발 심리가 작용했고 타지역 주민들도 군과 유사한 생각을 갖게 되었다.
6. 초반부에도 언급했지만, 국민의 자제로 이뤄졌고 국민을 지키기 위하여 존재하는 군대란 조직에 의해 이유나 동기가 어떻든간에 국민에게 피해를 끼치는 누를 자초한 군은 죄인이란 인식 때문에 군 당국에 광주 사태에 대한 변명을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군 스스로도 이런 기회를 갖고자 하는 시도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하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여 군의 입장을 밝히지 못하였다. 당시나 이후에 취임한 군의 고급 지휘관들 역시 군의 명예를 회복하고 역사에 기록을 남긴다는 심정으로 소신있게 이를 밝히려는 노력을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국군에게 몰매를 가하는 각종 유언비어가 그치지 않고 아직까지 난무하게 되었다.
7. 좌익 언론과 군에 적개심을 품었거나, 우리 군을 매도해야 상업적으로 성공한 '동막골' 과 같은 영화의 선례를 따라서 국민 취향에 영합한 광주 사태를 왜곡 고발한 영화, ' 화려한 휴가 ' 는 대한민국 국군이 애국가를 부르는 시민들을 무차별 살육하는 악마 집단으로 묘사함으로써 군과 관련된 좋지 않은 각종 유언비어를 양산하는 데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여진다.
8. 내 이웃이 인륜에 반하는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그 범죄가 호남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범죄자를 거둬주고 눈감아 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는 호남인들의 끈끈한 애향심과 결속은 계엄군/경을 살해한 살인마까지 침묵의 계율(Omerta)에 의거 함구함으로써 타 지역민들의 광주 사태를 폄하하는 단초를 제공함과 동시에 또 다른 유언비어의 진원지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5.18 은 폭동인가, 민주화 항쟁인가?
비호남 지역 주민들 거의 대부분은 5. 18을 폭동으로 보거나,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민주화가 어디서 온 것인지 아는가? 광주 사태에서 호남인들이 흘린 피가 영산강을 붉게 물들일 정도의 희생의 결과인데 호남 지역 주민들은 한결같이 성스러운 민주화 항쟁 내지는 의거라고 주장한다. 민주화 항쟁을 주장하는 쪽은, 군부의 정권 찬탈과 독재의 위험성에 대한 저항운동이었으며 무엇을 바라서 시위를 한 것이 아니라 순수한 동기에서 이 땅에 민주주의를 완전히 정착시키기 위하여 시민들이 의롭게 나서서 군부의 총칼에 분연히 맞선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다른 지역 주민들이 광주 사태를 폭동이라고 범죄시하거나 폄하하는 이유는, 광주 소요가 4.19 처럼 비폭력 의거가 아니라 교도소와 경찰관서, 예비군 무기고 등을 습격하여 무기를 탈취하고 국군에게 총기를 발사하여 다수의 군인들을 죽게 만든 것은, 동기가 어디에 있든간에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필자는 광주 사태에서 보여준 일부 시민의 군/경 사살을 용납할 수는 없지만, 5,18은 정권찬탈을 위한 군부의 불의에 맞서서 분연히 일어난 민주항쟁이었다는 점은 인정하고 싶다.
왜냐하면, 광주 항쟁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하게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된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도로 광주 사태시에 무기고를 약탈하고 무장하여 계엄군경에게 총질을 하여 인명을 살상한 범죄자들만은 반드시 색출하여 민주화 투사의 이름에서 제거하고 상응하는 법의 심판을 받야야 한다는 점도 밝혀두고자 한다. 절대 다수 국민의 이름으로................."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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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소석대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