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日) 부터 7월 2일(水)까지 인도와 네팔을 그룹 해외여행(package)으로 다녀 왔다. 실은 작년에 계획을 세워 다녀 올 계획이었으나 싱글 룸 차지(charrge)로 미화 500불을 더 달라는 바람에 단행을 하지 못 했다. 그래서 여행사에 나는 백수라 시간이 많으니 홀로 갈 여행 파트너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였으나 6개월간을 기다려도  전혀 좋은 소식은 없었다.

  그래서 금년에는 여행사에 싱글 룸 차지를 더 내고라도 가겠다고 하였더니, 의외로 이번에는 단독 여행 신청자가 남자로 총 6명이나 되었고 총 18명 모집 인원 중 나머지 12명은 가족 단위 여행팀이란다.

  금년에는 외환율도 작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고 국적기가 아닌 인도 항공기라 운임료가 많이 저렴한 편이었다. 여행기간도 14일에서 11일로 줄어 그야말로 되려 작년 보다 미화 500불 정도가 저렴해진 여행이 되었다.

  내 룸 메이트는 80세라는데 여행사에 의하면 그는 자신의 건강을 자신한다고 하였다. 2010년 동유럽 8개국 여행과 2011년 중국 장가계 여행시에 비행기 멀미를 한 적이 있어, 이번 해외여행에는 '키미테'라는 귀에 붙이는 약을 붙이고 여행길에 나섰다. 그간 약 3년간 천식약을 먹어 오고 있어 내 기관지가 거의 85% 정도까지 회복이 되어 멀미에 괜찮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으나 미리 단도리를 해두었다.   

  인도 델리(Delhi)에서 입국비자를 받는데 인도인 두 명이 컴퓨터 하나도 없이 수작업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 18명의 것을 처리하는데 약 2시간 반이나 걸렸다. 여행사에서 승객 대신에 써 준 양식이 잘못 기재되어 양식을 앞,뒷면 서식 2장을 모두 다시 쓰고 있자니 정말 속으로 부터 왕짜증이 폭발할 정도였다. 
 

  인도 비자는, 80년대에 돌아 가신 우리 부모 성함 쓰기, 배우자 이름 쓰기, 주소지 기록, 숙박할 호텔을 모두 기록해야 하기에 불필요한 개인 정보 요구로 불쾌하기가 그지 없었다. 이쯤 되고 보니  한 노인이 부화를 누르지 못 하고 비자 처리하는 관리인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데 눈여겨 살펴 보니 나의 룸 메이트였었다. 

  이 분은 비자를 스스로 쓸 수가 없어, 우리 일행 중 미국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젊은 청년이 모두 대필 기록을 해주었다. 그런데도 그는 청년에게 고맙다는 한 마디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 나는 그가 내 룸 메이트 임을 일찍암치 알아 차렸음에도 그가 너무 경우가 모자라는 사람 같이 보여 전혀 아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인도의 첫 숙박업소에서 방 키를 받아 쥐고 그제사 나는 그에게 인사를 가볍게 건넸다. 이 노인은 두 아들이 있는데 자신이 소유한 건물에서 임대료를 받아 홀로 생활한단다. 그는 나에게 자신이 나이에 비해 건강하다며 자랑을 늘어 놓는데, 그의 면모를 살펴 보면 풍으로 약간 입이 돌아 간 편이며 걸음걸이도 매우 불편해 보였다.    

  인도의 자이푸르에 도착하여 암베르성 안을 걷는데, 이 노인은 더 이상 못 걷겠다며 출입구 앞에서 앉아 우리 일행이 나올 때까지 그냥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겠단다. 우리가 약 1시간 가량 구경을 마치고 걸어 나와서 이 노인을 찾는데 그의 그림자도 보이지를 않았다. 무려 약 2시간 동안이나 그를 찾아 나섰지만 그의 행방은 묘연하였다. 암베르성에 올라 올 때 대형버스를 주차장에 세워 놓고 찦차 3대로 나눠 올라 왔었기에 주차된 대형 버스 자리에 까지 내려 와 보았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현지 가이드가 다른 팀의 현지 가이드들을 풀어 다시 관광지에 돌아 올라가 그를 찾느라고 시간을 허비해 우리의 여행일정은 망가져 버렸다.  

  약 30 분이 더 지난 후, 모른 이의 오토바이에 얹혀 내려 오고 있는 그 노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노인이 정해준 장소에 계속 머물러 있었으면 쉽게 찾았을텐데, 그가 임의로 움직이는 바람에 인파에 묻혀 찾을 수가 없었다. 이 노인의 구차한 변명은 '화장실에 잠깐 다녀 왔는데 우리 일행을 난날 수 없었단다. 이 노인이 우리 버스에 올라 타서도 전혀 미안하다는 인삿말 조차 하지 않자 우리 일행은 그의 무례에 혀를 내둘렀다. 

  우리 일행 중 중년의 한 여인은 그를 찾자 우리의 여행 스케줄을 망쳐 놓았으니, 그가 우리 동료 여행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속죄의 뜻으로 망고라도 몇 개 사서 우리들에게 돌렸어야 했다며 내게 귀뜸을 해 온다. 

  이 노인은 이미 비행기에서 보청기 하나를 잃어 버렸고, 여행 이틀 만에 다시 자신의 면도기도 잃어 버렸다. 그러면서 내게 나의 면도기를 빌려 달란다. 나는 내 면도기가 남의 피부에 닿는지라 몹시 망설여 졌으나 거절하기가 어려워 할 수 없이 빌려 드리면서, 그에게 면도기 한 개를 구입해서 쓰시라고 하였다. 그는 집에 가면 자신의 면도기가 많이 남아 돌고 며칠 안 남았으니 내 면도기를 함께 쓰시잔다. 앞으로도 일주일이나 더 남았는데도 말이다.

  나는 호텔 방에서 즉시 관리인에게 전화를 걸어 면도기를 하나 가져다 달라고 하였다. 호텔 관리인은 즉시 호텔 밖으로 나가서 면도기 하나를 구입해다가 무료로  그에게 증정하였다. 동료 여행객이 내 말의 전말을 전해 듣고서는 면도기는 자신의 아들과도 공유하지 않는다고 그를 무례하다며 나무란다.

  인도 여행은 걷는 시간도 많지만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도 매우 길다. 이 노인 한 호텔에서 슬리퍼를 몰래 가져와 버스 안이나 밖으로 걸을 때도 사용하는 것을 보고 한국인을 욕 보이는 일이라고 사람들이 혀를 찬다.

  한 호텔에서 내가 인터넷을 하는 동안 이 노인이 호텔 플라스틱 키를 가져 가시길래, 호텔 방 문 여는 방법을 세세히 일러 드렸다. 그런데 이 노인이 가져 가신 방문 키를 잃어 버린 것이었다. 이 노인은 호텔 방문을 잘 못 열셔서 지나 가는 여행객이 열어 주고서 그가 가져가 버렸다는 엉뚱한 변명을 늘어 놓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우리 일행 중 한 중년 여인이 방을 직접 열어 드렸고 방 키도 그에게 공손히 돌려 드렸단다. 그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방 키 값을 물어 주겠다고 했지만, 내가 호텔리어에게 잘 말을 해서 다행히 방 키 값은 물어 주지 않아도 되었다. 

  이 노인은 집에서 칫솔을 두 개나 가지고 나오셨다는데 모두 잃어 버리셨다고 하여 옮기는 호텔 두 군데에서 서비스 칫솔을 얻어서 사용하게 해드렸다. 호텔 밖에서 새 칫솔을 구입하는데 내가 그 노인을 따라가서 바가지를 쓰지 않도록 그에게 도움을 드렸다. 

  이 분은 걷지를 잘 못 해 동행을 해도 다른 일행에게 누를 끼치면서, 버스에 앉아 계시거나 구경하는 장소의 출입구에 앉아 우리 일행을 기다리는 일이 여행의 대부분이었다. 자신의 불편한 거동 때문에 여러 일행이 모두 불편하게 느끼는데도 그는 오로지 자신의 편의를 좇아 고집을 견지하였다.  

  그 때문에 우리 여행 스케줄애 차질을 줄 정도가 되었으나 그는 되려 장애자인 자신을 다른 이들이 도와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셨다. 참고로 우리 일행 중에 한 분이 그와 나이가 같은 80세이셨고 다른 한 분은 81세나 되셨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전혀 폐를 주시지 않았다. 

  거동이 불편한 그가 나에게 카메라를 맡길테니, 내가 들고 다니면서 자신을 찍어 달란다. 나도 전적인 카메라맨이 될 수 없고 가끔 찍어 드릴테니 가이드에게 부탁을 드리라고 말씀해 드렸다. 그런 후 그 날 저녁 호텔에 들어오자 그의 카메라가 없어졌단다. 그러면서 가이드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해달란다. 나는 그에게 카메라를 가이드가 가지고 있을 리 만무하며 지금 새벽 3시인데 어찌 전화를 거냐고 그에게 퉁박을 드렸다. 

  아침에 확인하니 가이드에게는 카메라가 없었다. 전용 버스의 자신의 자리에서 카메라를 찾으셨단다. 그는 인도, 네팔 여행을 하면서 아침 뷔페 시간에 음식을 많이 가져 오셨다가 안 먹는 음식을 자꾸 내 접시에 덜어 놓으려 한다. 나도 음식이 입맛에 맞지를 않아 간신히 물로 식도로 넘기는 중인데 그러지 말라고 하였다.
 

  그나마 이 노인을 거들어 주는 사람은 미국 학교를 다닌다는 청년과 60세 중년 남자 둘뿐이었다. 그런데 이 노인이 들고 다니시던 카메라와 금반지를 잃어 버리시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60세 중년 남자가 빨리 버스에 오르셔야 한다고 서두르게 하는 바람에 카메라와 반지를 잃어 버렸다면서 이 남성과 큰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노인이 카메라를 잃어 버리고 난 후에는, 스마트폰도 아닌 구형 카메라를 나에게 들려 주면서 자신이 나를 열심히 따라 다닐테니 그 휴대폰으로 자신을 찍어 달란다. 나는 그리 할 수 없다고 퉁명스럽게 대답해 드렸다. 그러니까 그는 이어서 '당신도 알다시피,....'라고 운을 떼시면서 나를 자신의 전속사진기사로 쓰고 싶어 하셨지만, '저도 수백 만 원을 들여 이 여행을 즐기고자 왔습니다.'라는 말로 그의 요청을 단호히 거절하였다. 

  이 분은 네팔 비자와 입국증도 잃어 버려서 가이드가 검은 돈을 주고 해결한 터였었다. 아무도 이 노인을 도와 주려 하지 않았는데, 일행 중 한 청년과 60대 중년 남성 만이 이 노인을 거들어 드렸는데 되려 이 노인이 버스 안에서 쌍욕으로 거친 행동과 말로 그에게 욕설을 해대는 것이었다. 일 행 중 한 사람이 어린 여학생과 아녀자들도 있는데 말씀을 가려 하시라고 몰아 세웠다. 

  이 60대 남성 분은 착한 마음에 노약자를 도와 주고 뺨을 맞은 꼴이 되었다. 여권, 금붙이, 카메라는 자신의 몸에서 떼어 놓지 않는게 상식이다. 그야 말로 앞을 못 보는 소경이 길가에 박힌 돌뿌리를 나무라는 격이었다. 

  나머지 인도, 네팔 여행지에서 그는 버스 또는 관광소의 문 앞에서 대기하는 것이 여행의 전부였었다. 어느 관광소 앞에 힐 체어가 보여서 힐체어 사용료와 밀어 주는데 10불 달란다고 하니 그 노인이 포기를 하였다. 

  나는 그가 비록 내 룸 메이트이지만 밉상으로만 여겨졌다. 해돋이를 보러 가는 이른 아침에 그는 호텔에서 그냥 쉬겠다고 하셨는,데 내가 4에 일찍 일어나서 목욕을 하려고 하자 그가 얼른 먼저 목욕탕에 입실하여 목욕을 하시는 것이었다. 그는 6시나 7시에 일어 나서 목욕을 해도 충분한데 정말 그런 그가 너무나 얄미웠다.
 

  호텔 수건도 2인 분이 나오면 그가 전부를 공용으로 사용하려 하기에, 구차한 방법으로 나는 내 몫의 수건들을 미리 목욕탕서에 빼와서 목욕실 밖에다 걸어 두었다. 네팔 카투만두의 한 호텔에서 이틀을 머무르는 곳이 있었다. 그가 셔츠, 팬티, 양말을 빨아 목욕탕의 개소개소에 모두 걸어 놓는 바람에 목욕, 큰 일, 작은 일을 보는 게 너무 불편할 정도 였었다.  

  우리 일행이 전혀 그를 왕따 시키고 철저히 외면하여 버리자, 그는 예의 그 60대 남자에게 다시 버스 안에서 쌍욕을 하면서 주먹질을 하였다. 일행이 만류하자 전부 같은 통속이라며 욕을 해 대신다. 그는 그의 행동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으면서 변호사를 사서 고소할 예정이란다. 욕설이야 연세로 보아 훈방 조치감이지만 그가 주먹으로 휘두른 폭력은 여러가지 상해죄에 속한다.  

  그는 왕따 당한 것에 분이 안 풀리시는지, 내가 공항에서 부칠 짐을 정리하고 있는 나에게 잠깐 이야기를 하잔다. 나는 그가 사과하려는 줄 알았더니, 너무나 억울하다며 서두를 꺼내기에 나는 손사래를치면서 떠날 차비가 바빠 짐을 꾸려야 한다며 그를 외면하여 버렸다. 

  그의 말에 도저히 동조를 할 수가 없었다. 만약 60대 중년 남성에게 당신이먼저 사과하는 게 맞다는 말을 그에게 건냈다가는 아마도 그와 나의 싸움으로 대리전이 될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기실은 버스 안에서 두 번이나 그가 가이드의 마이크를 빼어 잡을 때도, 우리 일행은 그가 늦게나마 그의 실수를 인정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우리에게 사죄하려는 모양이다라고 여겼다가 뒷퉁수를 얻어 막은 격이었다. 

  그가 나에게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은, 호텔 방 안에서 불편한 것을 내가 대신 모두 해결해 드렸기 때문이다. 그도 해외 여행깨나 다니셨다는 내가 그 보다 한 수 아래였다면 아마도나도 그에게 말로 수모를 당했을 지도 모르겠다. 

   네팔 반챠르가르 민속쇼 관람 및 석식에서 그가 여행 동안 마시지 않았던 술을 공짜이기에 3잔이나 마셔 대신다. 그런데 그가 내 식사 판에 자신이 먹지 않는 고기를 내 식사 판에 내 의사도 묻지 않고 그냥 옮겨 놔 버린다. 그는 내가 그것을 고마와 할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인데, 나는 그저 그것이 고마움이 아닌 음식물 쓰래기를 나의 식사판에 버리는 행위에 불과할 뿐이었다. 

  네팔 출국 수속에 아무도 그를 도와 주지 않고, 가이드도 따라 들어 올 수 없어서, 그 노인을 도와 줄 네팔인을 별도로 돈을 주고 사서 그에게 전속 도우미역을 맡겼다. 왕따 당하는 그도 분노로 차서 힘드셨겠지만 우리 일행도 그 때문에 여행 중 많이 힘들고 지쳤었다. 일행 중 해외여행으로 70개국 이상을 다녀 보았다는 남성 분이 그 노인과 같이 독선적인 분은 처음 겪어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