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성실하고 정직함이 토양이 돼야 하고 가꿈에 겸손함이 필수요

어른 공경하고 공공의덕이 됨에 망설이지 말며 공치사에 초연하라고

마지막 보수교육 세대가 되어버린 나의 뇌리 깊숙이 박혀 있는 말인데

실천은 그렇다 치고라도 늘 뒤따르는 언밸런스적인 뉘앙스를 가진 말이 있다.

암탉이 울면 집구석 망한다.

아직도 여운과 수긍이 가는 말로서 자리하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이말.

요즘 산업구조나 정서나 가치관. 등등 그 무엇을 대입해도 약분불가의 말이다

이시대의 외계인이 되지 않으려면 술잔에나 띄울 수 있는 말이 된 것이다.

그것도 과감하게 따르던 술병을 집어 던지고 박차고 집을 나와서 (쫓겨나기 전에)

이리저리 수소문 끝에 불러 낸 동변상련의 백수 친구를 만났을 때.

아마 나 땜에 마누라에게 애꿎은 사람 죽였거나 죽은 사람 또 죽었다하고 나왔겠지

도리 내세우는 사람에게 더 이상의 명분은 없으니까.

(요런 부분에 여자들이 좀 약하다)

요즘 가장들 적게 버는 만큼의 가사노동이 따르지 않으면 백수와 별반 없다

문제는 그 모자라는 벌이가 죽을힘을 다해 벌어 온다는 것이고

고충을 털어 놓는다는 소통 시간에 가장은 과정에 마눌님은 결과에 올인 하니

주변에 들어 본 결과론에 이쯤에서 거의가 폐광이라고 한다.

그래도 우리는 출혈을 감수해가며 일주일에 2~3번의 소통 시간을 가진다.

산사 길을 시작하면서 대인관계를 접고 속세에서 출가한지 벌써 5년이 넘었나.

(두문불출)^^

우리는 근래 와서 일주일에 2~3번은 저녁은 거른다.

안주가 저녁 대용이다

팍팍한 살림에 혹여 우울증이라도 올까봐 술을 가르치고 세상사 강의를 시작했다

워낙 고지식하여 맹꽁이라 책대로만 살려고 하는 게 안타까워서.

나도 그렇게 살지만 알고나 해야지 피치 못할 경우엔 예외의 경우도 있으니까.

이치와 도리에 관한 강의가 시작되었고 내가 연습장이니 배운 것을 시험해보라 했다

그런데 그게 그렇더라는 것이다

처음엔 무난하게 가다가 갈수록 태산인 게 가끔씩 틀렸다 해도 우기고 대드는 것이다

충분히 받아들일 것 같았는데 내 능력도 감안하지만 억지엔 도리 없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출혈도 만만찮았지만 덕분에 인내하는 내공이 많이 쌓인 건 사실이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행사처럼 치르다 한 달에 한 두번  되더니
이제는 분기에 한 두번 정도.
처음에는 나의 실수가 많았으나 이제는 태반이  부모와 자식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그때는 요즘처럼 하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었는데.
언젠가 모두 떠나고나면 우리는 무엇으로 싸우게 될까.

“이째”

“와”

삐야기 다리를 하모니카 불듯 훑어 어적거리며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치켜 든 빈 잔에 술을 따르며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내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봤는데........”

사실 그녀가 곰곰이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엄마 방에 따로 선풍기 사드리는 거 꼭 그래야 될까.”

윽.

갑자기 오늘 분위기가 끝났다는 생각에 넘어가던 닭살이 목구멍에서 걸린다.

“거실에 20년 넘었지만 탱탱한 에어컨에 우리 방에도 하나있고............”

“물론 자기 야간 일 때문에 휴식 때 잠깐씩 켜는 거지만.”

“그래서”

최대한으로 버텨보리라 다음 말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서 선풍기가 3대니 어떻게 돌려쓰도록 하고 내년에 생각해보자고.”

연거푸 3잔을 마시는 동안 침묵이 흘렀다.

아버지 병간에 붙들려 일주일에 두어 번 다녀가시고 필요시 내가 교대한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님께서 부채를 부치며 거실에 앉아 계시는 걸 본 것이다

당신의 검소함에 에어컨은 언감생심일 것이고 그렇다면 선풍기마저.

그게 사건 아닌 사건의 발로다.

한 낮이라 밖에는 35도에 집안에도 30도가 왔다 갔다 하는데

딸내미가 선풍기 하나 차지하고 있고

새벽에 일 나갔다가 한더위를 피해 잠깐 휴식한다고 누웠던 내가 에어컨은 있지만

전기료 아낀다고 방문 열어 놓고 작은 것에 거실용 큰 선풍기도 방으로 돌려놨던 것.

그러니 어머님은 에어컨 두 대에 선풍기 3대나 있는 집에서 부채를 들어야 했던 것이다

“생각해바바.”

“뭘”

“거실 에어컨은 식구들이 다 모여야 돌리고 우리 방에 것도 어지간하면 안 돌리잖아.”

“근데”

“그러니 오늘 같은 상황이 되면 어머님은 맨 날 부채로 살아야 한다는 거야 뭐야.”

“그러면 자기가 잘못 헌거네. 뭐”

잠시 침묵 속에 서로를 째려보는데 이거이 참 네네.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숨을 몰아쉬고 다시 잔을 비웠다

근데 이제는 술도 따라주지 않는다. 이쯤이면 결과는 술잔에 파나로마처럼 펼쳐진다.

고비다. 참아보자. 참아보자.

여태 수많은 가전제품이 제 수명을 못하고 교체 되었고 지금도 장애제품이 수두룩하다.

깡 술을 두어 잔 더 따라 마신 뒤.

“자기는 엄마에게 죄스런 내 마음이 그렇게 닿지가 않나.”

“내가 엄마에게 뭘 그렇게 못한다고........”

“나도 수없이 참고 사는 것 자기도 모르잖아.”

이정도면 일전불사 하겠다는 의지를 내 비치는 것이고 나는 호흡곤란증에 빠져 버린다.

여자라 경시하는 것이 아니라 본디 천부적으로 남녀의 능력은 확연히 구분된다.

다른 건 모두 접고라도 사회성 결핍증은 여자들의 고칠 수 없는 난제라 생각한다.

생물학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이봐요 사모님”

“와”

“어저께 원이 옷 사는데 얼마 들었지 그리고 이빨교정 해주기로 했지.”

“그러면 수 백 만원 들건데 우리는 어머니에게 얼마나 투자한다고 생각하심껴.”

“선풍기 하나 사드리자는 내가 심한겨.”

“또 봐라”

“뻑 하면 애들하고 비교하고 나를 아주 싸가지로 몰아가는 게 자기야”

“그럼 아닌가.”

*&%$@#$#@!*&&^%$#*+#@

여기까지다.

위 내용은 X 파일이라 공개할 수 없음을 양지 바란다.

못으로 양철을 끓는 소리에 어처구니없는 논리와 궤변이 쏟아진다는 것으로 보라.

그러고 보니 근처에서도 그런 사람 본 것도 같은데..........

퍽. 챙그렁.............

그리고 집을 나선다.

아무리 세상이 싸가지 없기로서니 여자가 가장을 보기를.......

그동안 억눌렸던 울분을 토로하는 두 사람은 흥겨웠고 술잔이 허공을 너울대지만

머리에는 와일더 피칭한 술병을 온몸으로 캐치한 TV가 어른거린다.

그리고 문자 융단폭격에 어느 시점부터 두 사람의 휴대폰 전원은 꺼져있다

세상 모든 것에서 이탈했고 내일을 쏠 화살도 필요 없다.

오직 오늘에 올인 한 것이다.

내일은 언젠가 오지 않을 것인데 여느 때처럼 내일이 오늘이 된다는 보장 있는가.

다행으로 어제의 내일을 맞아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처음 뭔가 조심스럽던 두 사람은 그렇게 무너져가고 그것이 일탈이라 생각하니

동안의 자신이 너무 가엾고 초라함에 서로에게서 무한한 위로와 의지 감을 느낀다.

그래. 오늘은 그대가 곧 신이다.

고통의 날이 우리를 속박해도 남자답게 인내하고 가슴으로 울지라도

찌질 하지 않기로 한다. 우리는 태양을 불러 세상을 밝히는 수탉이니까

그래 황제처럼 마시자 오늘은 우리들의 날이다.

어저께 선풍기를 한 대 구입했습니다. ^^

“한 3만원이면 되는 줄 알았는데 넘 비싸잖아.”

“아 됐다마.”

“중국산은 얼마 못가 고장 나. 엄마 쓸 건데 제대로 된 걸 해야지”

“그래도.”

내생각보다 비싼데 우렁각시는 더 대담하게 두 배 가격의 메이커를 선택했다.

시대는 변하고 암탉이 울면 알을 낳았을 때도 있다는 것이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