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단초는 타임아웃제다.
 여태까지 수많은 코미디를 많이 봐았지만 이런 코미디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기가막힌 주최측의 농간이라는게 명백하다.
 바둑을 스포츠로 격하시키면서까지 아시안게임에 내 보낸 것도 참을 수 없는 모욕일진대
 이젠 갈 때 까지 갔나보다.
 격이 떨어져도 이렇게 떨어지는 바둑도 있나.

 일례를 들어보자.

 기원에서 맞수끼리 천만원짜리 내기바둑이 비밀리에 성사되었다고 치자.
 룰을 정하는 쪽은 기원원장인데 기원원장이 도무지 자기가 내세운 선수가 이길 자신이
 없어서 고민하다 보니 타임아웃제라는 해괴망측한 룰을 만들어 냈다.
 45분이 지나면 무조건 시간을 다 쓴 쪽이 지는 룰을 만들어 낸 것이다.
 A라는 선수는 이 어처구니 없는 룰변경에 항의할 시간도 없고해서 마지못해 대국을
 하게 되었는데 자신이 약간 불리하지만 아직 대국시간도 여유가 있고 뒤집어질 만한
 곳도 있어서 상대에게 시간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원장은 큰일났다 싶었는지 갑자기 대국중단을 시키더니 누군가가 신고가 들어
 와서 판을 접어야 한다며 현재까지 내용으로 계가를 해 보고 B가 이긴걸로 해야 하는데
 어떠냐고 말하면서 다짜고짜 판을 쓸어담아버리고 밑에 깔려있던 돈 2천만원을 얼른
 낚아채 가버린다.
 
 자, 여러분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A측 입회인은 당연히 말도 안되는 어불성설이라며 강력히 항의, 경찰서로 가자고
 해야하는게 맞다고 본다.
 그 기원원장은 돈 천만원에 기원의 명예와 자신의 이름에 먹칠한 더럽고 추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서 차후에 다시는 그런 경기나 시합에 낄 수가 없을 뿐더러 바둑인들에게
 평생 야비한 인간으로 낙인이 찍혀서 살아가야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천인공노할 일이 공개적으로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일어났다.
 주최측은 중국말로 설명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말의 앞뒤가 안맞는 사안이고 자신들이
 정한 타임아웃제를 역이용해서 말이 안통한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승리를 갈취해간
 사건이 분명하다. 결코 용인해서도 안되고 좋은게 좋은거라는 식으로 우유부단하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 코칭스태프가 설명한 사건의 내용
1) 심판장이 가장 늦게까지 진행되고 있던 박정환-이슬아 페어와 류싱-탕이 페어의 2라운드 경기를 관전하다 중지시키고 대국자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이 상태로 계속할 것인지를 물음. 이때 5분가량을 남겨놓은 박정환 팀이 1분가량이 남아있는 상대에게 시간 공격을 하고 있었다(대국이 불미스럽게 흘러갈 때 등 심판장이 재량으로 판정할 수 있다고 한다).
- 대국이 불미스럽게?
  도대체 어떤 공식시합에서 대국이 불미스럽게 흘러갈 수 있는지 중국측은 설명해
  줄 수 있는가?

2) 중국어를 알아들을 수 없는 박정환-이슬아가 어리둥절해하자 심판장은 심판위원들과 상의에 들어갔고, 그 사이 벙벙한 상황에 놓인 박정환 팀은 불계패를 인정하는 푯말을 들었다(코칭스태프는 이 같은 상황이 싫었을 것이고 짜증도 났을 것이고 바둑도 불리했기 때문이었을 거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국선수가 무슨 말인지 모르면 영어로라도 상황설명을 다시하는게 정당한 절차가 아닌가?

3) 그 같은 상황을 가까이서 접한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판정패'라는 말로 전해주었고 기자들은 그것을 토대로 '의문의 판정패' 등으로 보도한 것. 코칭스태프도 처음엔 판정패로 보고 있었다(기자실과 대국장은 3분 정도의 거리에 떨어져 있다).

양감독//다만 구체적인 규칙을 사전에 고지해 주지 않은 점과 한-중 간의 국제대회에 통역을 대기시켜 놓지 않은 것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다"
- 양감독님은 사전에 이런 문제가 있었는데 전혀 준비가 없었다고 자인하는 셈인데 도대체
  한국기원측에서 중국과 사전협의를 했다는 것은 무슨 앞뒤가 안맞는 경우인지 설명해 줄 수
  있는가?

 김승준 코치는 "금메달에 집중하다 보니 감독님 이하 예민해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어제의 일은 규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어서 룰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보충 설명을 해주었다. 이어 "500달러를 예치하고 서면 항의를 할 수는 있으나 규정집에 있는 내용이라서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규정집을 숙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중국어와 영어로만 되어 있고, 한글화 작업이 쉽지 않은 일이다"라며 "중국어판으로는 자세히 알기 힘들다"고 했다. 또한 "중국도 공정을 기울이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떻게 대회시합을 나가면서 대회규정을 다 숙지하지 못할 수가 있나.
 중국어판을 모르면 중국어 통역원을 한사람이라도 데려가든지, 아니면
 영어통역원이라도 한 사람 데려가든지 해야 정상 아닌가.

 우리측 준비미비로 이번 사태가 이런 지경에 까지 이르런 것이 어느정도 있다고
 하더라도 이번 중국의 행태는 참으로 비열하기 짝이 없는 안하무인지경을 그대로
 보여준 아주 사소한 부분일 뿐이다.
 앞으로 이보다 더한 일이 생기지 말란 법이 없다.
 한국의 코칭스태프들은 따져야 할 것은 명확하게 따져야 한다.
 타임아웃제/ 심판재량에 의한 판정은 바둑계에서 미증유의 일이다.
 승리를 갈취하려는 의도로 밖에 안 보여지는 이런 급조식 룰 변경은 치사하기
 그지 없어 보이는 소인배적 행태다.
 그걸 비판하고 따지는 것이 소인배란 말인지.
 올바르지 못한 것을 나서서 비판하는 것은 결코 소인배가 아니다.
 그것을 지적하지 못하는 자들이 뒤에서 수군수군거리는 것이 비열한 행태가 아닌가.
 정당하게 잘못을 따지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보이콧을 하는게 고구려인의 기상임을
 보여주고 오길 바란다.
 대인배의 처신과 소인배의 처신도 구분못하는 자들을 위해 다시한번 상기시켜드리기
 위해서 졸필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