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영감 상경기 (1)
시골영감 서울구경
노래 서영춘
1) 시골영감 처음 타는 기차놀이라
차표 파는 아가씨와 실갱이 하네
아 이 세상에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어
아 깎아 달라 졸라대니 원 이런 변일세
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2) 기차는 삐하고 떠나갑니다
아 영감님이 깜짝 놀라 돈을 다 내며
깍지 않고 돈 다 낼테니 나 좀 태워다줘
저 기차 좀 붙들어요 돈 다 낼테니
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3) 3등차는 만원이라 자리가 없어
아 옆의 차을 슬쩍 보니 자리가 비었네
아 옳다구나 땡이로구나 집어탔더니
아 표 검사에 이등차라고 돈을 더 물었어요
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느새 시골영감이 다된 나는 서울 가는 것이 한없이 즐겁기만 하다.
어릴 때 소학교때 소풍 가던 기분이 이러했으리라.
더구나 보고 싶었던 젊은(?) 친구들을 만난다는 즐거움이
나를 설렘으로 붕- 띠운다.
3시간여의 버스에서 내려
친구들이 기다린다는 지하철 상봉역을 찾아 나선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게까지 느껴지는 서울 거리-
오가는 사람마다 봄바람을 타고
나처럼 붕- 떠서 가는 것 같다.
지하철에서 차표를 얻으려니
차표 파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전에는 차표를 공짜로 주었는데 없어젔나보구나, 흠
하기야 전철도 적자라는데 공짜는 좀 그렇지-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 차표 자동판매기를 찾아 음성안내대로 지폐를 넣으려니
옆에서 완장 두른 청년이 잽싸게 내 손을 잡는다.
-할아버지 제가 도와드릴게여 하고는 내 주민증과 지폐를 가져가 숙달된 손놀림으로 플라스틱카드 하나와 오백원짜리 동전 하나를 돌려준다.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입구를 통과하려니 어럽쇼! 차단기가 덜컥 앞을 막는다.
옆길로 통과하던 학생이 손가락으로 플라스틱 카드를 가리킨다.
-하 카드를 넣으란 말이군.
나는 카드를 넣을 구멍을 찾지못하고 그냥 카드를 올려놓으니 차단기가 열린다.
차단기를 무사통과하여 승차대로 향하는데
-할아버지 차표가지고 가세욧
어린 여학생이 플라스틱 카드를 들고 와 내게 돌려준다.
-허걱
서울을 떠난 지난 1년 사이 서울은 많이 변해있었다.
나도 시골 영감이 다 되어잇었다.
-흥 서울이 변한다고 내가 못 따라갈 줄 아느냐!
이래뵈두 서울생활 30년에 미국생활 20년의 닳고 닳은 늙은이야.
왜들 이래?
나는 누구에 라고도 없이 불평반 감탄반이 섞인 놀라움을 내뱉으며
상봉역을 향하여 7호선에 올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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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가죽商타냐
맹물국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