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바돌을 시작하세

자네가 나를 어찌 이기려는가.

(㑑价下一局賭 笛輸嬴如何 㐸那能贏得我)


공씨를 맞이한 주인의 호기가 하늘을 찌른다. 바둑에 한해서는 세상에 적수가 없다는 태도다. 18세기에 한문으로 쓰여진 [선진일사]는 19세기에 와 한글로 번역 되었는데 바둑의 한글 표기는 '바돌'이다. 바돌의 한글의 모습은 세 가지로 나타난다.

1910년 이후의 신문 잡지 = 바독

선진일사 , 한중록 = 바돌

바도 = 박통사언해


격몽요결 = 바뒥

선진일사와 한중록의 바둑표기는 '바돌'이고 율곡 이이의 격몽요결의 한글본은 '바뒥'이다. 이이는 격몽요결에서 한가롭게 사람을 모아 바둑놀음으로 침식을 잊고 재물을 다투는 것은 좋지 않다(好取閑人 圍碁局戱 飽食終日 只資爭兢) 말한다. 한글표기 바뒥은 격몽요결의 한글본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바독, 바돌, 바뒥의 과정은 한글의 변천 과정이겠다.

 네 나를 네 손 더 두라 설흔집 바도글 이기리오 (출처 : 번역박통사(1517) 상:24)


이중 '바도'라는 표기도 있다. 한글 바둑의 완성 과정이 얼마나 지난한 것인지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학자들은 바둑이 중세어라 한다. 고려시대 이전까지 올라가는 용어는 아니라는 것이다. 바둑의 가차 한자는 斑(얼룩)이다. 얼룩을 한자로 가차하면 斑點이다(교본역대 시조전서 129-4). 이곳에서 바둑이(斑犬 바둑개)인 것이다. 이를 근거로 바둑(圍碁)를 표기한다면 斑碁 斑石 정도다.

그러나 삼국시대 언어를 연구한 학자들의 이두 또는 향찰식 가차로 바둑을 표기하면 海等이라 말한다. 圍碁를 백제언어로 읽으면 '울지'다. 圍를 백제는 울로 읽었다. 其 : 碁는 지로 읽는다.  이런 가차표기로 읽어보면 백제의 수도였던 위례성(圍禮城)은 울울타리로 읽게 된다.(도수희)  바둑을 가림토를 운운하며 고조선까지 확대시키려는 움직임이 있기에 해보는 소리다. 

바둑은 조선에서 도박과 연관지어 나타난다. 조선의 성인들의 놀이는 거의가 도박과 연관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자료 태반이 그렇다. 놀음은 놀이와 같은 말이다. 놀음이 도박으로, 놀이가 유희로 구분되는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때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