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삼(No.3 南保三 45세) 九단   자칭 타칭 한국 프로바둑계의 넘버3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그가 2년전, 이른 나이에 승부를 접고 후진 양성의 뜻을 밝혔다.   한때 도전기까지 올라가 타이틀전을 치르는 등 넘버2의 위치까지 올랐으나, 끝내 평생 소원였던 넘버1에는 등극하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 남보삼 九단이 바로 그였다.   "어차피 넘버1이 싹슬이 하는 세상, 구차하게 넘버2니 넘버3하며 명맥을 지켜봐야 무슨 의미가 있으리오. 이제는 내가 못이뤘던 넘버1에 대한 꿈을 후학을 양성해 꼭 이루고야 말겠다" 라며 보급프로로의 일갈을 토한 그는, 집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과 몇몇 지인들의 도움으로 내발산동에 '남보삼의 olo 불사(不死) 바둑도장'을 개원하게 되었다.   '초보환영 숙식제공 경력자 우대'라는 너무나도 느슨한 광고문구 가지곤 요즘의 영악한 아해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고, 남보삼 9단은 후배들이 운영하는 도장에서 3명을 겨우겨우 끌어왔지만, 넘버1이 될 기재를 그들이 넘겨 줄리는 만무한 일....   하지만, 대기만성이라는 말을 믿고 성심성의껏 피를 토하며 지도를 하곤 했지만, 2년여가 지나고 난 후에도 입단대회 본선은 커녕 아마대회 16강에도 변변히 올라가 보지 못하는 애들 실력과 2년이 지나고도 3명 외엔 원생이 전혀 늘지않아 보증금에서 월세 까먹기가 5개월째 접어든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   설상가상 아이들마저 스타크래프트니 스페셜포스니 하는 게임에나 열중하는가 하면 오노바둑 태국젬 셋바둑 두게임 등등 인터넷 바둑사이트에서 그나마 하수들 놀려먹기로 소일하고 있었으니, 그토록 오르고 싶었던 넘버1의 꿈을 제자를 통해서나마 이루고자 했던 남보삼 9단의 입장에선 여간 난감하고 괘씸한게 아니었다.   하지만, 안팎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울분을 참고 때를 기다리던 싸나이 남9단의 가슴에 불을 지른 일이 벌어졌는데, 그것은 바로 그의 제자들이 '쌈마이'란 아이디로 아이템뽀록 이란 사이트에서 오노포인트와 택머니를 팔아먹는 광경을 목격한 것이었다.   더이상 참을수 없었던 남9단은 아이들 3명을 전원 소집한 후 일장 연설을 펼쳤다.   "오늘 니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헝그리 정신에 관해서야 헝그리! 배가 고프다는 뜻이지. 헝그리. 에이치 유 엔......헝그리..“   "니들... 한국 경제가 왜 잘나가다가 요즘 빌빌대는지 아나? 다 이 헝그리정신이 없기 때문에 그런거야...헝그리정신...옛날엔 말이야 다 라면만 먹고도... 진짜 라면만 먹고도 한강의 기적 해냈어."   "조훈현 9단? 그옛날 쪽바리 나라 가서 휠체어대국...교통사고로 몸 아작 났어도 고바야시랑 대국했어...휠체어 타고!!"   "조치훈 입니다 선생님~"   "둘은 나가 있어!!...."   (퍽..윽..퍼벅..억..파파박..아악.!!!!!!)   "들어와!!..."   (후욱......후.....으으.....)   "내말..내내말 잘들어 내내가 바둑돌색깔. 바둑돌색깔이 빨강색! 그러면 그때부터 무조건 빨강색이야~~ 요요요 바둑판도 노리끼리한 색깔이지만 내가 깜장색 하면 그때부터 깜장색이야~~알겠어? 어~?"   "내말 토토토토토토토토토다는 놈있으면 다 매국노야 매국노. 매국 이완용! 무슨말인지 알겠어? 앞으로 직사시켜버리겠어, 직사! 장생도 안봐줘~~~"   "내 다시 얘기하지만 헝그리 정신이 중요해 헝그리정신. 니들 조만간 잘 나갈꺼야~ 삼성화재배? 응씨배? 후지쓰배? LG배? 안방드나들듯...안방드나들듯...드나들거야...정말이야~~"   "지금 니들 아이템뽀록에서 택머니 팔아먹던시절? 오노포인트 팔아묵던시절? 절대잊어..어..절대잊어선 안대! 모든 걸..정말 열심히..진지하게 해야돼... 내가 느.늘 강조하지만..잠자는 개한테는 결코 햇빛은 비추지 않아. 햇빛!"   3시간 후... . . . .   "조치훈입니다..선생님..." 하다가 얻어터진 원생의 핸드폰 112 신고로 남보삼 9단은 강서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되고 말았다.   그는 유치장에서 분을 못푼 채 아직도 외친다.   "헝그리 정신이 중요한거야~ 헝그리! 나 밥 안묵어~~헝!그!리!"          2005-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