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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워드홀릭" 극악필자 양실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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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워드홀릭" 극악필자 양실짱
2007-05-15     프린트스크랩

 

“뭐, 뭐지? 이 분위기는?

 

몰라서 묻나?

인터뷰를 하자는 거지.

 

“나를 인터뷰 하겠다고? 당신은 누구인데?

 

농담은 그쯤 해 두지. 알고 있었잖아?

오늘 인터뷰를 하기로 했지.

 

“무슨 소리야. 난 요즘 바쁘다고. 인터뷰 따위, 하고 싶지 않단 말이야.

 

바쁘다고? 과연 그럴까?

당신의 굿모닝오로 칼럼, 4 6일에 올려놓고

지금까지 한 편도 새로운 글이 업데이트되지 않았어.

그게 바쁜 사람의 행태인가?

내가 아는 필자 중에서도 극악 오브 더 극악이야,

당신은.

 

“어이, 그만해. 알았다고. 인터뷰 하면 되잖아. 도대체 뭐가 궁금한 건데?

 

이렇게 해서 그와의 기묘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J차장에게 빼앗다시피 한 보성 녹차 세작 40g 새 통을 뜯어서 차를 우렸다. , 시작해 보자고.

 

당신은 왜 글을 쓰는 거지?

 

“그러는 당신은 왜 밥을 먹고 살지? 글을 쓰는 것은 내게 있어 종교적 의식과도 같은 거야. 일종의 자기 존재 증명의 …”

 

시끄러워. 그래서 왜 글을 쓰는 거냐고?

 

“ … 실은 … 할 줄 아는 게 이거 밖에 없어.

 

분위기가 좀 나아졌군.

언제부터 바둑 글을 쓰기 시작했나?

 

“뭐 월간바둑에 입사하면서부터니까 95년 말이로군. 12년이 조금 못 된 것 같아.

 

꽤 됐군.

그런데 어쩐지 글 솜씨는 거의 늘지가 않은 것 같아.

노력을 하라구.

 

“음 … 늘지 않은 게 뭐야. 오히려 줄고 있다고. 요즘 생각하는 건데, 글을 쓴다는 건 탈모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월간바둑 구 모 편집장이 들으면 공감할 만한 얘기로군.

그건 그렇고. 당신 기력이 궁금해.

사기급수라는 설이 파다하거든. 정말 얼마나 두는 거야?

 

“어허! 이 사람. 굿모닝오로 <양실짱 기력 대공개>편에 다 나와 있잖아. 문용직 5단에게 넉 점이라니까.

 

문용직 사범한테 물어봤는데. 기억이 없다고 하더군.

당신, 사기치는 거 맞지?

 

“사기라닛! 내가 오로3단이라고!

 

그것도 조사해 봤어.

가입 이래 한 판도 바둑을 둔 일이 없더군. 0 0패야.

이게 말이 되나?

 

“내가 워낙 미학주의자라 바둑을 잘 안 둬서 그래. 미학에서 어긋나는 행마를 스스로 용납할 수가 …”

 

됐어. 다음 질문을 하도록 하지.

본업에 대해 말해 보게.

 

“본업이랄 게 있나. 직업이라야 하나인데. 조오기 위에 프로필에 다 나와 있잖아. 한국기원 편집부로 입사해서 홍보팀으로 갔다가 지금은 기전사업팀으로 와 있지. 이래 봬도 한국기원 내에서는 서열이 꽤 높다고.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좋아, 넘어가도록 하지.

바둑계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있었나?

 

“그건 얘기하자면 좀 길어. 이런 스토리는 언제 소주라도 한 잔 하면서 해야 하는데.

 

그냥 간략하게 말해보지.

 

94 10월에 한국기원 편집부에 원서를 냈어. 월간바둑에 실린 공고를 보고 친구가 복사해다 주었거든. 1차 서류 면접을 하고 2차는 필기시험이었지. 내 기억에 <한국 바둑계 발전 방안에 대해 논하시오>라는 류의 꽤 거창한 주제였지. 뭐라 뭐라 잔뜩 쓰긴 했는데 내용은 기억이 안 나. 그 이후는 두 차례의 단체 면접이었지. 그리고 입사를 한 거야. 당시 경쟁률이 꽤 높았다고. 으쓱!

 

친구 따라 갔다가 붙었다?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군.

여하튼 한국기원이 꽤 사람 보는 눈이 없군.

바둑 말고 좋아하는 건 뭐지?

 

“공식적인 답변을 원하나? 우리 와이프지.

 

비공식적으로 묻는 걸세.

 

“진즉 그렇게 얘기를 할 것이지. 음악 듣는 거 좋아해. 약간의 문자 중독증이 있고.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마음에 맞는 사람이랑 술 마시는 거야.

 

이해가 가는군. 자네 배를 보니.

운동은 통 안 하나?

 

“가끔 한다네. 연중 행사로.

 

바둑계에서는 어떤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지?

 

“우린 실명은 거론 안 해. 그냥 별칭으로 하지. 동환님, 손옹, 붸신이, 하부초, 박끝별, 줄희여사 등이랑 가까운 편이라고 해야 하나. 우리끼리 모임도 있다고. 여하튼 이런 건 당사자들한테 물어봐. 그 양반들은 날 싫어할 수도 있어.

 

월간바둑 선후배들도 있을 텐데?

 

“물론이지. 악이사, 거부기, 최독사(최철한보다 이 양반이 먼저야), 이춘석 등 선배님들이 있고 주배리, 차박사 등도 있지. 모두 굉장히 좋은 양반들이야.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음 … 그냥 넘어가 주게.

 

인생의 멘토는 누구인가?

 

“종교적인 얘기를 논외로 하자면 … 두 분을 꼽을 수 있겠군. 멘토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인 사부들이시지. 월간바둑에 입사할 때만해도 난 글이 형편없었어. 지금도 뭐 별로 나아진 건 없지만. 당시 아낌없는 설봉(일명 혀 빠따라고도 하지)을 내 궁뎅이에 날려주신 분이 당시 정용진 편집장이시지. 그 양반 덕에 바둑 글 쓰는 무대에 데뷔를 하게 됐지.

두 번째 사부는 사이버오로의 손종수 이사시지. 본인은 극구 자신이 사부가 아니라고 하는데 나는 종종 불러. 은근히 좋아하거든. 그런 날은 술값도 잘 내시지. 이 분은 바둑 글보다도 다른 분야의 글에 대해 많이 영향을 받았어. 혹시 월간바둑에 연재됐던 무협관전기를 기억하나? 꽤 인기 있었는데. 이거, 손이사님이 추천해줘서 쓰게 된 거야. 그 분이 무협광이거든.

 

그랬군. 그런데 문자중독증은 또 뭔가?

 

wordholic 이라고도 하지. 글자 그대로 문자를 읽는다는 자체에 집착한다고나 할까. 뭔가를 읽고 있지 않으면 꽤 괴롭거든. 특히 외국에 나가면 더 해. 한글에 대한 갈증이 심해지니까. 이거, 알고 보면 직업병인지도 몰라.

 

지금 당신의 책상은 어떤 모습인가?

 

“궁금한가? 조오기 위에 올려놓은 사진 한 방, 그게 내 '나와바리'야. 꽤 어수선한 편이야. 회사에서 준 데스크탑 컴퓨터 한 대와 내 개인 노트북, 마우스 두 개, 풀어놓은 손목 시계, 다기 세트, 200원짜리 수첩 한 권(분식점에서 많이 쓰는 그거), PDA, 누가 놓고 간 복돼지 저금통, 국어사전, 2006년 바둑연감, 스테플러, 워터맨 잉크 두 병, 다 쓴 A4 용지 왕창 … 이 정도?

 

앞으로 계획이란 게 있나?

 

“말투가 마음에 안 들어. 당연히 그런 게 있지. 하지만 이 자리에서 밝히긴 좀 뭣하군. 여하튼 열심히 살 거야. 하루 하루 행복하게. 건강하게. 아낌없이 사랑하면서 …”

 

좋아.

오늘 인터뷰는 이 정도로 하지. 좋은 글 부탁해.

업뎃 좀 자주 하고.

 

“어이, 이봐! 그런데 왜 하필 나를 인터뷰한 거지? 이유라도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별 거 없어.

앞으로 제대로 된 인터뷰를 하기 전에 몸풀기라고나 할까.

그냥 그런 거야.

인생이 다 그런 거 아닌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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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네 |  2007-05-15 오전 10:56:00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설봉(혀빠따), 문자홀릭.. 새로움을 많이 배워갑니다^^ 인터뷰하신분도 존경스럽고 궁금하군요^^  
斯文亂賊 |  2007-05-15 오후 8:5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헤~^^ 양실짱님... 잘 봤습니당~ =3=3=3  
술익는향기 |  2007-05-16 오전 12:05: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혼자 북치고 장고치고 한것 가타여...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이렇게는 이너~뷰 하지는 않것지유... 글장이 치고는 그래두 양실짱 인물이 젤루 훤하네유, 손 모씨와 정 모씨를 비교했을띠... 하여튼 좀 썰렁한 싸이버 기원에 이런 유모~어 가 풍부한 글장이가 있다는것이 참다행입니다. (한달씩 기다리지 말고 매주 글좀 쓰시라고 아부좀 해씀미다 ^^)  
마이싱6 |  2007-05-16 오전 11:3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양,양,양  
나무등지고 |  2007-05-16 오후 1:0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읽었습니다^^ 워드홀릭~ 게다가 책상은 상당히 많이 설정을 한 느낌이.. 평소 책상이 많이 어지러울 것 같은 분위기  
이키니 |  2007-05-16 오후 5:47: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실짱님 안녕하세요. 익현입니다...^^ 제 인생 최고의 도서는 영웅문이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한 서른 번쯤 본 것 같습니다. ㅋㅋ 언제 술 한 잔 사주세요... 무협지 얘기로 달리고 싶네요...^^  
이뿐쩡은 누가 DM(드링크 매니저)아니랄까 봐서..
웃는향이 |  2007-05-16 오후 9:41: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헤헤~ 책상이 설정인 듯하다는 등지고님 말씀에 한 표 꽝! ㅋ 양실짱님 글은 술술 넘어가는 재미가 짱이라눈~ ㅎㅎㅎ  
돌담비창 |  2007-05-16 오후 9:4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재미있게 봤습니다.
촉촉한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斯文亂賊 |  2007-05-17 오전 8:0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훔... 빨간 글씨의 대사는 남 기자님이신가부당~ ㅎ1ㅎ1  
dmsister |  2007-05-17 오전 10:2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양실땅님 멋져요!~~~ 이런 면이 .....  
버럭낭자 |  2007-05-17 오전 11:2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가끔 올라오는거라도 괘안아요..ㅋ.ㅋ  
바다로!. |  2007-05-17 오후 5:2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글 자주 올려주세요..  
이쁜바둑돌 |  2007-05-19 오후 3:0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양실짱님...치열한 승부세계의 한가운데 계시는 분이 얼굴은 소년처럼 해맑고
컴퓨터에도 이쁜 꽃송이를 두는 여유를..(뭔가 언벌런스인가? 아님..ㅎㅎㅎ)
양실짱님 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한가지 불만이라면......글 너무너무
여유있게 오신다는것. 자주 좀 뵈여!  
술익는향기 글쟁이 책상이 저렇게 깨끗할수가 있겠습니까? 제가 보기엔 일년동안 쌓아두었던 원고와 잡지책들 치우느라 휴지통 두세번은 꽉 채웠을 겁니다. ^^
무등산아래 |  2007-07-11 오후 1:45: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로3단이 미학바둑 운운하는 건 넌센스이자 오버라고 생각...  
무등산아래 |  2007-07-11 오후 1:47: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래서야 바둑이 늘지 않죠.. 오로 7단 쯤 되어야 미학바둑에 근접하고 있다고나 할까..
(참고로 저는 오로에선 6단,,,,, 오로 6단도 층이 여러가지인듯,,, 저는 아주 하급 6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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