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약해지면 상실감을 자주 느끼지만 이제 이력이 난다.

그 여럿 중에 나이고

쉬 타협하는 듯하면서 물러서지 않는 아집은

소신이 곡해 받아도 자신도 모르게 굳어진 담석 같은 것이며

그게 또 생의 사금이기에

원만하게 가려하지만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은 것이기도 한게

때로는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다행의 경우가 많으므로 개인적으로 쌓여진 것이다.

그 인고의 세월에

바위로 깎이고 무너져 자갈로 뒹굴다 결국 강 언저리 모래로 밀려나 쌓였지만

한땐 버팀목이었다 이젠 물길을 잔주리고 정화하며 또 작은 삶을 보듬는다.

누구라서 어느 시기를 논하여 나무랄 것인가.

내가 바위일 때 자갈일 때 내가 무엇인 줄 기억이나 하며 모래로 부서진 내가

그저 그렇게 밀려난 토석이라고 말 할 텐가.

그러나 내가 몰랐듯 그들도 모른다.

세월은 우리보다 더 알면서도 침묵하며 따라 온 그림자라는 걸.

잠깐의 겸손과 복받치는 설움은 늘 지켜봐온 계절이었고

이제 가을이 마지막 계단임을 알 때

그 어설픈 봄이나 경솔했던 여름이 지금의 대견함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고

즐겨야 함에도 숙연한 마음으로 겨울을 바라본다.

처연한척한 세월에 외롭고 싶은 마음은 오솔길에 말동무마저 주막에 버려두었다.

누군가의 눈에는 뛰 놀다 아무 생각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이 부러울 거고

해질녘 덩그러한 자신이 무심히 달리는 열차와 같을 거다.

영원 같았고 아직도 영원처럼 느껴지는 삶

깊어지는 주름과 흰머리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육신이 서럽기는 하지만

그들이 나를 보는 듯

그렇게 시들어가지 않는다는 이 오기는 얼마나 갈까.

나는 내가 그랬던 그 안타까움을 얼마나 이해하고 그때 내가 바랐던 모습을 보여줄까

내가 자식이였을 때 그 아쉬움을 부모 되어 전하며 변하듯

삶의 윤회는 늘 오해의 연속 일 것이다.

하나 둘 떠나보내는 삶이 다행일까. 차례를 기다리는 마음도 착잡하다.

마지막 남은 달력을 보며 마음은 아직도 예전처럼 살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