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황제 조훈현 국수가 4년간의 의정활동을 마치고 바둑계로 돌아왔다.

'황제의 귀환'을 환영한다.

조국수의 국회 입성을 두고는 일찌기 말들이 많았다.

왜 바둑계의 황제인 조국수가 진흙탕과도 같은 정치에 몸을 담으려 하는가

그것도 하필이면 새누리당인가 하는 점이었다.

그러한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국정농단이라는 희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었다.

나는 그 당시 바둑기사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경사인데 

단지 새누리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심하다는 의견을 

오로광장에 피력한 바 있다.

바둑진흥법을 위해 국회를 들어가는 마당에 굳이 보수 진보를 따져서 무엇하겠는가

보수당이라 비례대표 제의를 거절한다고 

진보당에서 그러한 제의가 온다는 보장도 없을테고

여당이니까 유리한 측면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는 

친박 정치인들과는 '정치적 거리두기'를 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국정농단과는 상관없고 국정농단을 알았더라면 새누리당에 입당을 하지 않았을테니

국정농단에 책임있는 친박세력과는 거리를 두고 

해야할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조의원은 막판에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사무총장으로 가는 

실착을 범하여서 나를 비롯한 바둑인들을 실망하게 하였다.

조국수의 인터뷰를 보면 정치적 거리두기가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던 모양이다.

스스로 정치는 하수라고 자조하는 조국수는 정치판을 별세계로 말하면서

흰 돌을 검은 돌로 바꾸는 꼼수가 횡행하는 곳,

옳고 그르고는 뒷전이고 진영논리가 우선인 곳이 정치판이라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참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정치 하수가 보기에도 불안불안한데 당내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하더라. 지도부가 위기감이 없는 것 같다. 위기 때는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데…. 민심을 잡아야지. 부동층 40%가량이 우리 편이라고 착각하더라. 바둑 중반에는 승부를 예감하고 승부수를 던진다. 한 집 차이든 열 집 차이든 지는 건 마찬가지라서 강수를 두지. 그런데 제대로 수 읽기도 하지 않았다. 총선 후 복기 과정도 마찬가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졌다고들 하는데 이건 제대로 된 복기가 아니다. 막말도 패인으로 거론되지만 막말은 저쪽(여당)도 심했다."

역시 조국수가 있어야 할 곳은 정치판이 아니라 바둑판이다.

조국수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던 새누리당에서 정치개혁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바둑진흥법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다시 돌아왔으니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