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o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
  • 겜임&채널
Home > 뉴스 > 국내뉴스
‘명인’ 서봉수가 알려주는 ‘인생의 정석’
‘명인’ 서봉수가 알려주는 ‘인생의 정석’
“좋은 일 즐기고 나쁜 일 빨리 잊고 미래는 열어놔라”
[언론보도] 박주성  2019-09-12 오전 10:49   [프린트스크랩]
  • 트위터
  • 이메일
  • 카카오스토리+
  • 구글+
  • 페이스북
▲ 66세에 세계 16강… 대전 삼성화재 유성캠퍼스에서 승리를 만끽하던 서봉수 9단.


○● 언론보도- '일요신문' 바둑기사 [원문 보기] ☜ 클릭


“인공지능이 나와서 더 재미있어졌지. 지금은 바둑 신이 옆에 있는 거야. 그 바둑을 직접 볼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해?” 젊은 시절, 놀 때는 지독하게 놀았다. 보통 사람이 취미라고 부를 수 있는 종목들은 이미 50세 전에 모두 졸업(?)했다고 말한다.

그래도 아직 바둑만은 ‘재미있다’며 끈을 놓지 않았다. 53년생, 이미 66세를 넘긴 나이지만, 누구보다 처절하게 공부한다. “자기가 좋은 걸 하는 게 행복이다. 좋아해야 꾸준히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서봉수 9단 이야기다.

8월 말 개막한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서봉수는 본선 32강에서 자신보다 42살 어린 20대 중국 신예기사 궈신이 5단을 꺾었다. 국후 ‘어디까지 가고 싶냐’라고 ‘우문’을 던졌다. 서봉수는 “즐거움을 미래에서 찾지 않는다. 현재 기쁜 마음부터 만끽하겠다”고 ‘현답’했다. 이어서 “좋은 일은 즐기고, 나쁜 일은 빨리 잊어라. 그리고 미래는 열어 놔라. 인생의 정석이다”라고 덧붙인다. 이 말을 들은 모두가 함께 손뼉을 쳤다. 이어서 바둑기자들끼리 서봉수에 대한 에피소드로 이야기꽃이 피었다. 누군가 “서 명인 같은 천재도 없다. 조 국수처럼 바둑을 열 살 이전에 배웠다면 또 달랐을 거다”라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서 명인에게 직접 물어봤다.

▲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 대국 중인 서봉수 9단.

―요즘 기준으로 보면 바둑을 늦게 배웠다.

“중학교 1학년 때다. 서울 대방동에 살던 시절이다. 아버지가 집근처 기원에 다니셨다. 어머니가 찾으면 내가 모시러 갔다.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으면 기원 원장이 와서 심심하다며 오목부터 시작해 바둑 두는 법까지 알려줬다. 바둑교실도, 선생도, 책도 없던 시절이다. 당시는 고등학생이 조금 두면 영재란 소릴 들었다. 지금과는 아주 다르다. 더 어릴 때 바둑을 배웠다고 해도 실력이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다.”

―어떻게 실력이 늘었나?

“다른 기원에 다니다가 운 좋게 이원식 씨를 만났다. 나보다 4~5살 많은 나이였다. 많이 배웠다. 언제 한번 만나서 소주라도 사주고 싶은데 지금은 연락이 안 된다. 프로가 되어선 실전으로 단련했다. 조훈현 9단에게 가장 많이 배웠다.”

―서 명인도 ‘천재’ 아닌가?

“아니다. 나는 노력형이다. 바둑 수에 대한 재주는 평범한 수준이다. 천재형으로 불리는 기사들과 달리 잔수가 약하고, 빨리 읽지도 못한다. 난 다른 걸 잘한다. 바로 꾸준한 노력이다. 내 나이에 나처럼 노력하는 사람이 있나? 한 분야에 꾸준히 노력할 수 있다면 그게 재주다.”

▲ 32강전에서 승리한 서봉수 9단이 저녁에 국가대표들이 모인 검토실에 들러 젊은 프로기사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에도 영감을 받았다고 들었다.

“인공지능이 보여주는 감각은 놀랍다. 그러나 인공지능도 완벽하게 이야기 못 하는 부분이 있다. AI 정석이라고 맹신해선 안 된다. 결국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수가 되기 위해 필요한 건 뭘까?

“오직 노력뿐이다.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만 고수가 된다. 자기가 좋아해야 한다. 그래야 꾸준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고수가 되고 싶다면 교육을 받아야 한다. 좋은 환경에서 실력 있는 사람에게 배우면 쉽게 고수가 될 수 있다. 지금은 한국기원에 국가대표팀이 있어 다행이다. 최근 여자기사가 실력이 세진 건 이런 교육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66세에 세계대회 16강에서 대국하는 자체가 대단하다. 다음에 어떤 세계대회에서 실력을 보여줄 건가?

“아직 공부량이 많이 부족하다. 다시 세계대회에 도전하려면 지금보다 세 배는 더 공부해야 한다.“

―2회 응창기배에서 서봉수가 우승했을 때는 조훈현과 달리 카퍼레이드가 없었다. 서운하지 않았나?

“사람들이 항상 처음만 기억한다. 두 번째부터는 열기가 식는다. 그래도 세계대회 우승해서 너무 좋았다. 평생 염원하던 한을 풀었다.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카퍼레이드와는 아무 상관없이 기뻤다.”

―일인자가 되려면?

“귀를 열어라. 듣는 귀를 가지려면 마음부터 열어야 한다. 또 겸손해야 한다. 어느 종목이나 오만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혹시 최고가 되더라도 오래가지 못한다. 자기반성도 필요하다. ‘모르는 게 너무 많아 누구에게도 배워야 한다’는 자세다. 내가 검토실에서 젊은 친구들에게 많이 배우지만, 내가 가르쳐주는 내용도 분명히 있다.”

▲ 32강 직후 저녁식사를 하는 서봉수(왼쪽)와 박정환. 스마트폰으로 보는 지난 대국, 바둑 이야기가 반찬이다.

―현재 세계바둑 일인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누구라고 말하기 어렵다. 가장 많이 노력한 사람이 일인자다. 공부량을 살펴봐야 한다.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1년 생활이 얼마나 공부로 이어지는지. 바둑 둔 판수, 공동연구, 기보 연구하는 시간을 다 합해서 데이터로 비교하면 일인자가 누군지 알 수 있을 거다.”

―젊었을 때 제법 까칠한 성격이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사실이 아니다. 난 그런 성격이 아니다. 다른 이에게 해 끼치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어려선 잔소리 듣는 게 고문이었다. 그래서 내 자식에게도 잔소리는 안 했다. 남을 괴롭히는 짓은 절대 하지 않았다. 내가 당해 괴로운데 어떻게 남에게 하나. 상대가 문제를 일으키면 피하면 그만이다. 피할 수 없는데 무경우로 나오면 그냥 아무 소리 안 하고 참고 견딘다.”

―최근 즐기는 음식은?

“어렸을 때는 국자에 설탕을 졸여 만드는 ‘달고나’가 최고였다. 지금도 그 맛을 못 잊겠다. 어떤 초콜릿도 못 따라오는 단맛이다. 젊은 시절엔 무조건 짜장면이었다. 당시 100원 들고 집에서 나가면 차비로 10원 쓰고, 90원으로 짜장면만 사 먹었다. 지겹도록 먹었는데 외국이라도 한번 다녀오면 가장 먼저 짜장면을 찾았다. 지금은 건강 때문에 밀가루 음식을 잘 못 먹는다. 집에선 채식위주 반찬에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주로 먹는다. 누가 해주냐고? 내가 밖에선 프로기사지만, 집에선 15년 차 프로 요리사다.”
  • 페이스북
  • 구글+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트위터
┃꼬릿글 쓰기 동감순 | 최신순    
폭탄주사양 |  2019-09-15 오후 9:35:00  [동감0]    
2년쯤 전에 꿈을 꿨는데 조훈현 9단과 같이 어디를 가게 되었다. 두 번 다시 올 기회가 아
니었기에 서봉수 9단과 화해하는 게 어떻겠느냐 했더니 어떻게어떻게 해서 서봉수 9단에
게도 연락을 해서 화해하는 분위기까지 갔었드랬다. 나는 내가 한국 바둑계에서 실로 중요
한 일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서봉수 9단과 조훈현 9단이 둘이 만나 소주 한잔 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
산정무한 |  2019-09-14 오전 12:51:00  [동감0]    
인생이 묻어나는 멘트군요. 몇귀절은 적어놔야 겠군요. 서명인
건강 유지하시고 영혼의 구원도 받으시길 바랍니다
明心和氣 |  2019-09-13 오후 5:57:00  [동감0]    
봉수 형님의 지혜로운 말씀, 마음에 잘 새기겠습니다
옥탑방별 |  2019-09-13 오후 12:50:00  [동감1]    
사람의 눈과 얼굴을 보면 그 사람 살아온 인생이 보인다더군요. 서명인님은 정말 존경스런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활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분 은퇴하는건 모르겠어도 서명인님 은퇴는 말리고 싶습니다^^
happiman |  2019-09-13 오후 12:10:00  [동감0]    
서 명불허전(名不虛傳)! 일등은 일등인 이유가 확실이 있습니다. 존경합니다.
hyo1223 |  2019-09-13 오전 9:39:00  [동감0]    
바둑TV에서 지금도 제일 인기있는 그리고 시청율 1위.서봉수9단....멋집니다.
㉦자연 |  2019-09-13 오전 4:41:00  [동감1]    
역시 경지에 이르신 분은 다릅니다. 한 분야에 꾸준히 노력할 수 있다면 그게 재주다.
푸룬솔 |  2019-09-12 오후 11:12:00  [동감0]    
서봉수 사범님 보기좋습니다. 여전히 건강해 보이시군요. 진로배 9연승의 신화는 제게는 아
직도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고상한2018 |  2019-09-12 오후 8:50:00  [동감0]    
내가 지금도 일편단심 가장좋아하는 기사 입니다. 나보다 3살 아래이지만
그시절 나또한 바둑에 미쳐있었으닌까....
순국산 된장바둑, 2 회 잉창기 배 우승자(조훈현의 협력이 컸다고 생각함 그래서 조훈현은 훌륭하다). 또 참한 베트남 여성과 재혼 (정말 멋진인생). 서봉수 기사를 호랑이라고 불렀지요. 조훈현을 국내기사들 중 가장 많이 이기신 분이닌까..... 저도 지금도 노력중이에요... 죽을 때 까지 노력할거에요 좋은점이 많아요 치매가 없고 마음이 정돈되고 차분해지고.... 잡념도 없어지고... 전 아마 6단의 기력 ... 더 노력할 거에요 서봉수 명인처럼....
tjddyd09 |  2019-09-12 오후 7:27:00  [동감0]    
서봉수님은 52년생으로 알고 있는데 53년생 ?? 그런가요 ??
요즘도 베트남 여인과 잘 살고 게신건가요 ?? ㅋㅋㅋ
깨가 쏟아 지는, ㅋㅋㅋㅋ
바둑산맥 |  2019-09-12 오후 6:39:00  [동감2]    
인생이 느껴진다 꾸밈이 없다는거 잘 사신것 같은 느낌이든다. 친구로 사귀고싶어지는 사람....
domingo6 |  2019-09-12 오후 6:19:00  [동감0]    
바둑판에선 아주 치열하지만, 밖에선 겸손하고 조용한 서봉수 명인... 과거에도 나의 실질적인 스승은 조훈현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었지. 그러고 보면 조훈현은 엄청 독한 사람이다. 이제는 화해할 만도 하련마는...
clint |  2019-09-12 오후 5:43:00  [동감0]    
1977년이든가. 충암고 뒷문 한 허름한 분식식당에서 고 김수영 사범이랑 같이 식사하던 서
명인을 우연히 만나 바둑팬으로서 짧게 담소 나눈적이 있다. 서명인에 대한 인상은 약간
수줍고 말이 별로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이미 서명인은 유명인사였다. 서명인과 비
슷한 연배로 서명인의 인생관이 마음에 와 닿는다.
광숙사랑 |  2019-09-12 오후 4:42:00  [동감0]    
하늘이 내린 기재는 충분했지요 다만 바둑을 중학생 때 입문했고 좋은 스승 아래에서 시작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 입니다.
그리고 조훈현이라는 고금 최강자와 동시대를 살았다는게 불운이라면 불운이죠~~~
domingo6 불운이기도 하지만, 큰 행운이기도 했죠. 많이 지면서 이기는 법을 배웠으니... 다만, 나중에는 아예 복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죠.  
베트남전쟁 |  2019-09-12 오전 11:04:00  [동감2]    
서봉수기사 보면 맘음이 짠하다.
정말 조금만 더 하늘이 기재를 더 내려 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서봉수 프로...

인간성으로 따지면 더 많은 기재를 주어서 노력한만큼 평안한 말년을 보내면서 후배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았으면 하는데...

정말 좋으신 서봉수 프로님...
앞으로도 더 좋은 기보 나기시길 기원합니다
FirstPage PrevBlock   1   NextBlock LastPage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