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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미리보는 여자리그 리뷰 -2-
[미리보는 여자리그] 이영신  2020-04-22 오전 00:12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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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 좋아져서 서비스 사진 투척 (작업 현장 공개).


Manners maketh man(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지금까지 여자 바둑리그 감독을 맡은 지 5년, 올해로 6번째.
입단해서 여바리 전까지, 기사라는 직업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살아오면서 나 아닌 누군가의 승리를 간절히 기원해본 적이 있었을까.

내가 이기기 위해서, 전력투구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심지어 대국 전날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으려고 했다. 연락받는 것조차 싫어서 전화를 꺼놓는 적도 많았다.

내가 유독 외부로부터 영향 받는 것을 싫어하는 그룹에 속하는 편이긴 했지만 다른 동료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그냥 그런 시절이 있었다.

자연스레 이기는 자가 강하고 이기는 자의 상위 시대였다.
말 그대로 이기면 '장땡'인 시절이었던 것 같다.

팀전은 그런 것이 아니다. 개개인의 승리가 중요하지만 다른 팀원이 져버리면 소용없다.

팀전은 단체로 힘을 합쳐 하나의 큰 승리를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한다.
처음에는 그런 것이 힘들었던 것 같다.

개인의 작은 승리의 동그라미 하나를 얻어도 큰 동그라미 하나를 얻지 못하면?

감독은 그 큰 하나를 위해 분위기를 독려하고 쓰러질 것 같은 상황에서도 계속 파이팅 파이팅 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정말 파이팅이 생겨나기도 하고 그렇다.

팀원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그런 분위기를 위해 심지어 개인의 취향을 감수하기도 하고 서로 배려하고 힘이 되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애써야 한다. 그런 것이 팀전인 것 같다.

본인이 한 판 대국 그르쳤다고 해도 큰 동그라미 하나 얻으면 이기는 거다. 오더의 희생양이 되어도 팀이 이기면 좋은 것이고 (그런 기회- 예를 들면 4지명이 1지명을- 잡으면 최고다)

그런 일로 우쭐댈 필요도 없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

기억해보면 여자바둑리그가 처음 시작하던 그해엔 우리 여자기사들 대부분 이런 경험이 없어서 한 판 지면 그냥 세상 다 끝나는 줄 알았다. 이제 바둑을 그만 접어야만 할 것 같았고 다른 팀원들에게 미안해서 어쩔 줄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도 경험치가 쌓여 이제는 패배를 잘 이겨내게 되었다. 실력도 강해지고 맷집도 강해지고. 한 판 져도 그걸 빨리 회복하는 자가 결국에는 더 많은 동그라미를 얻을 수 있으니.

하지만 아직도 신예들을 보면 한 판 졌을 때 그 순간 분통이 터져 어쩔 줄 모르는 선수들을 본다. 그 패배가 감정과 생활 그리고 태도에까지 드러내는 걸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얘들아, 그 한 판의 아픔은 정말 다른 아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렇게 쓰고는 있지만, 솔직히 필자는 아직도 한 판 질 때마다 느끼는 비통함은 장난 아니게 심하다. 크흣.

여튼, 좋을 때는 어지간하면 다 좋으니 괜찮은데, 좋지 않은 순간에 더 잘해야 하는 것 같다. 감정 조절도 힘들고 제어가 쉽지 않은 순간도 있는데 그런 것이 단체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 패배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실력으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후배들에게 가져본다. (자꾸 이래저래 말이 많아지고 있는 내 모습이 느껴지는 요즘, 혹시 나 꼰대선배인가 하는 불안함이 윽;;;)


묵혀있던 여자바둑리그가 5월 시작 확정 벨을 알리니 생각이 많아져서 '미리 보는 여자바둑리그'를 핑계 삼아 주저리주저리 넋두리해보았다.

지난 미여리는 엘지배 예선과 겹쳐 토, 일 2시, 4시 3라운드만 진행되었다.

신기하게도 (?) 휴직을 하고 돌아온 박지은 선수가 1지명에서 개인 3승 전승을 거두며 지은팀 역시 1위인 상황. 연방 칭찬밖에 나오지 않는 선수다.

2지명에선 바둑계 비타민 김미리 선수가 3승을 달리고 있다. 1지명에선 조금 아쉽고 2지명에선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다.

3지명에선 장혜령, 김경은 선수 3승, 4지명에선 김노경, 김은지 선수의 3승이 돋보인다.

김은지 선수는 입단 전부터 워낙 주목을 받았던 선수라 기량이 궁금했는데 내용을 보니 확실히 충실해 보인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벌써 이런 묵직함과 마무리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 몇 년 뒤는 어떨....


▼ 참고도1-1
ORO 2020 미리보는 여자리그 3R2G-4
●김은지 1단
○박소율 1단
흑불계승

▼ 참고도1-2

▼ 참고도1-3

백△로 둔 순간부터 흑의 잔치 시작. 흑1,3,5로 하변 백을 몰아치다가 흑 9,11로 두고 나니 뭔가 바둑판이 새카매지는 느낌이다. 그 이후 마무리는 일품솜씨.

김노경 선수의 대국도 이번 미여리를 기회로 보게 되었는데 한 판을 따다다닥 놓아보면서 ‘아 매끄럽게 잘 둔다’ 하는 느낌을 받았다. 1지명, 2지명들의 대국은 여기저기서 많이 비춰지고 있어 3지명, 4지명들의 대국을 좀 더 열심히 보았는데 새삼 깜짝 놀랐다. 이렇게들 잘 두나. 우리의 알사부님 등장 이후로 기력이 정말 크게 성장했구나...

▼ 참고도2-1
ORO 2020 미리보는 여자리그 3R4G-4
●김노경 1단
○차주혜 1단
흑불계승

▼ 참고도2-2

흑▲부터 시작해서 흑 20까지 수순이 필자 마음에 쏙 든다. 흑▲로 두었을 때 백1로 잡은 수로 좌변 흑 한 점을 따냈으면 승부가 좀 더 어려웠을텐데 백1로 따낸 순간부터 흑의 수순들은 마치 필연의 수순인 것만 같다. (혼자 보기 아깝습니다. 여러분들 꼭 바둑판에 직접 한 번씩 놓아보시길 추천합니다. ^^)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태도가 사람을 만든다.
흥미롭게 보았던 영화 킹스맨 명대사로 이번 편을 마무리해본다.

○● 미리보는 여자리그 홈페이지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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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존심 |  2020-04-25 오후 5:34:00  [동감0]    
이민진 프로바둑은 논두렁 바둑인가??
꼬장바둑인가....
tjddyd09 개소리, 집어 치우샘,  
희나리2 |  2020-04-23 오후 11:22:00  [동감0]    
이영신 여류 프로바둑기사께서 올리셨네요.
미안하지만 저는 님께 절대로 호평를 할수 없네요
그 이유는 혹시 예전 고 전영선 사범님 계실때 영등포 영기원 기억하시나요?

그 때 님이 그 아마추어 시절, 님께 많은 지도를 해주셨던 분들께 감사의 전화, 정말 기본적 예의 매너를 제대로 하셨는지요?
인크레더블 이 글 되게 매너 없어 보여서 18년 만에 휴면 계정 풀었네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마운 마음 간직하고 있을 터인데 감사의 전화를 하고 예의. 매너. 뭐 이렇게 외치고 다녀야 예의 있는 사람인가요? 지금 이 댓글이 예의. 매너. 갖추셨는지 잘 생각하시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 계속 하실라면 ‘희나리2’ 말고 ‘꼰대’로 바꾸시면 더 어울리실 듯 합니다.  
바둑정신 |  2020-04-23 오후 10:07:00  [동감0]    
이영신 ...희망같은 여인
bylee77 |  2020-04-23 오후 7:28:00  [동감0]    
women also....
그대는천사 |  2020-04-23 오후 3:00:00  [동감0]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참 좋은 말
킬러의수담 |  2020-04-23 오전 9:36:00  [동감0]    
Manner는 단수로는 방법, 수단을 의미하지만
복수로 쓰면 예의, 행동방식을 의미합니다.
Manners가 예의라는 의미라면 형태는 복수지만 여전히 3인칭 단수주어이고
Manners makes man이라고 쓰는 것이 문법적으로 맞습니다.
옛날 영어 고어에서는 makes를 maketh라고 썼었는데
현대영어에서도 시적인 표현을 할때 옛고어를 빌려쓰기도 하지요.
청산여서 상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maketh가 낯설었는데 확실히 알았습니다.  
tjddyd09 |  2020-04-23 오전 8:25:00  [동감0]    
카카오 프렌즈 라이언을 닮으신 이영신 사범님, 글 너무 너무 잘 쓰신당, ㅋㅋㅋㅋ
솥귀나라 |  2020-04-22 오후 5:01:00  [동감0]    
make the man이 아니고 maketh man이 맞습니다.
좀있다보자 감사합니다^^ 덕택에 영어 하나 더 배웠습니다~  
좀있다보자 |  2020-04-22 오후 5:34:00  [동감0]    
(제가 2%가 부족한 부분은 지웠습니다^^)
어쩌면 기사 대부분의 개인주의 적인 성향으로 바둑계가 점점 어려워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크레더블 사람은 대부분이 개인주의고 전 세계가 어렵습니다. 존재 자체로 충분히 빛나요.  
푸룬솔 |  2020-04-22 오후 2:49:00  [동감0]    
미녀기사 이영신5단의 얼굴이 안보여요
ho1dol2 |  2020-04-22 오후 12:09:00  [동감1]    
기보를 올리고 멘트를 달 것이면 제대로 해설을 해야하지 싶은데요.
김은지 대국에서 백24가 대실착으로 15자리에 두들겼으면 백이 유리한 형세였는데요.
물론 그 전까지 백이 쭉 우세했구요. AI 형세판단으로는 6대4에서 7대3까지 벌어졌었는데요.
이영신5단 백 세모 좌하귀 단수친 수가 실착으로, 그 전까지 백이 좋았던것 맞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 수순 부터 보여드린거구요. 말씀하신 15는 25자리 말씀하시는 거죠? 그랬으면 조금 더 복잡한 싸움이 되었겠지요. 앞으론 조금 더 정교하도록 해보겠습니다^^  
ho1dol2 댓글 감사합니다. 요즘 언론이나 기사들이 유독 김은지에게 관심이 쏟아져있어서, 상대 기사 박소율도 나름 잘 싸워주었음을 말하고 싶어서 댓글 남겼습니다. 댓글 달아주셔서 영광이고, 최근 대국에서 강한 프로기사를 이기신 것 축하드립니다.  
tlsadd |  2020-04-22 오전 10:06:00  [동감0]    
글도 맛깔나고, 좋은 장면 보여주는 내용도 좋습니다~~감사합니다~~홧팅!
이영신5단 감사합니다!  
조이잭 |  2020-04-22 오전 1:58:00  [동감0]    
이영신 사봄님 이번 글 열라 뿅따 잼납니당! 사이버오로에서 고정필진으로 채용(?)좀 해주심 안될까요? ㅎㅎ 정말 시간 가는 지도 모르고 읽었네요 ^^
이영신5단 뿅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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