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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현역프로 아야카 "구름 위의 존재는 잊었다"
3대가 현역프로 아야카 "구름 위의 존재는 잊었다"
[인터뷰] 김수광  2019-04-05 오전 00:07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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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네 아야카 초단.


프로기사가 되어 데뷔전을 치르는 건 감개무량한 일이다.
외국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서 대국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게다가 상대가 랭킹1위라면 더할 나위 없다.

일본기원중부총본부 소속으로 갓 입단한 하네 아야카(羽根彩夏·17) 초단에게 그런 행운이 찾아왔다. 2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통합예선 2라운드에서 중국 여자랭킹 1위 위즈잉 6단과 마주 앉았다. 누가 이길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세계타이틀 홀더와 난생 처음 공식프로대국을 치르는 기사의 대결이었다. 아야카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대국석에 앉았다.

▲ 중국여자랭킹 1위 위즈잉(왼쪽)과 LG배 통합예선에서 만난 하네 아야카.

▲ 대국 중인 하네 아야카.

아니나 다를까 초반에 좍 밀렸다. 위즈잉은 흔히 쓰는 말로 클래스가 달랐다. LG배가 제한시간 각자 3시간, 초읽기 40초 5회를 주는 장고 경기이긴 하지만 승부의 기울추가 일찍 기운다면 일찍 끝나기도 한다. 한데 후다닥 끝날 것 같았던 이 바둑은 좀처럼 끝날 줄을 몰랐다. 중반이 되자 반상은 형편은 처음과 달라져 있었다. 위즈잉의 표정은 여유 있지 않았다. 급한 자리를 놓친 위즈잉은 불리해졌다.
끝내기가 평이하게 이어진다면 승리는 아야카의 것이었다. 이 바둑은 느즈막히 끝났다. 다만 이변은 없었다. 위즈잉이 흑불계로 이겼다.

한국기원 2층 예선대국장 문을 나서는 아야카의 표정은 밝았다. “대국장에 들어갈 때 통합예선에서 가장 약한 기사가 나라고 생각했다. 프로가 된 뒤 첫 대국이었다. 상대는 중국 여자랭킹 1위 위즈잉 6단이었다. 여자세계대회 중 우승상금이 가장 큰 센코컵에서 두 번 연속 우승하는 모습을 생생히 지켜봤다. ‘강하다, 정말 강하다’ 느꼈던 위즈잉 6단과 바둑을 두게 되다니 정말 좋았다. 편안한 마음으로 대국에 임했지만 중반 말미 형세가 좋아졌을 땐 무척 긴장했다. ‘내가 정말 이 바둑을 이기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을 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쉽게도 졌지만 큰 성과를 얻었다. ‘일류기사라고 해도 흔히 말하는 구름 위의 존재가 아니구나, 내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경지에 있는 것은 아니구나’하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라고 아야카는 말했다.

●위즈잉 ○하네 아야카
흑불계승, 146수 이하 줄임

유리했던 위즈잉은 139수로 찌르는 판단미스를 범했다. 하네 아야카가 142를 차지하고 나자 백이 즐거운 바둑이 됐다. 이후 끝내기 과정에서 위즈잉이 노련하게 추격해 재역전하며 승리했다.

아야카의 아버지는 올드 바둑팬이라면 당장에 알아볼 기사, 하네 나오키(羽根直樹·43) 9단이다. 25차례나 타이틀을 따낸 바 있는 유명기사다. 할아버지 역시 프로기사로 하네 야스마사(羽根泰正·75) 9단이다. 3대가 현역 프로기사로 활동하는 케이스는 일본 역사상 처음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아야카의 가족은 둘도 없는 바둑 가족이다. 아야카의 할머니 하네 마사미 씨는 아마추어 3단 실력이다. 아야카가 어렸을 때 어린이 바둑대회에 출전할 때면 할머니는 아야카의 손을 이끌고 다니시며 보호자 역할을 해주었다. 아야카의 어머니도 프로기사로 하네 시게고(羽根しげ子·46) 초단이다.

▲ 아야카의 할아버지 하네 야스마사(왼쪽부터), 아버지 하네 나오키, 어머니 하네 시게코, 하네 아야카.

아야카는 5남매 중 셋째인데 언니가 둘이고 아래로 남동생이 둘이다. 둘째 언니는 아야카와 쌍둥이다. 일본도 형제가 다섯이면 많은 편이다. 이들은 모두 바둑을 둘 줄 안다.

아야카는 “아버지께서는 우리에게 ‘꼭 프로기사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살면서 도움이 될 테니 바둑을 배워 둬라.’라고 하셨다.”고 했다. 아야카에게 하네 나오키 9단은 언제나 자상한 아버지다.“아버지께서는 화를 내는 법이 없으시다. 여고생 시절이 보통 반항기 아닌가. 친구들은, 과음하고 화만 내시는 아버지와 자주 다툰다고들 하면서 내가 부럽다고 한다.”

아야카는 바둑을 배우기에 천혜의 환경에서 자랐다. 한 살에 바둑알을 만지기 시작해서 소학교(초등학교) 들어갈 때에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바둑 규칙은 할머니가 알려주셨고 할아버지와 아버지한테선 한없는 지도기를 받았다.

“할아버지께서 근처에 사셔서 자주 찾아뵀다. 4년 전부터는 할아버지께서 더 가까이 이사오셨다. 지금은 고등학교 생활이 바빠서 자주 뵙지 못하지만 과거엔 할아버지로부터 지도기를 정말 많이 받았다. 할아버지 댁에서 할아버지와 바둑을 두고 복기를 받고 다음 날 바로 등교하기도 하고 그랬다. 좋은 수 나쁜 수를 말씀해 주시는 것 외에 바둑에 관해서는 크게 다른 말을 해주시지는 않았다. 워낙 빈번히 뒀기에 ‘우리 아야카가 이렇게 성장했구나’같은 말씀은 안 해주신 것 같다. 아버지한테는 평소 둔 바둑을 복기받는 일도 많았고 지도기도 많이 받았다.”

▲ 아야카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으신다. 그렇기에 컴퓨터도 당연히 안 쓰시고 인공지능과는 동떨어져 계시다(웃음). 내가 아버지께 이 변화를 보여드리면서 '인공지능은, 백이 흑을 압박하는 자세가 좋다고 판단한대요.' 라고 말씀드려도 아버지는 '흑 실리가 얼마나 좋은데~'라시며 실전에서도 꼭 쓰신다."며 웃었다.

두 언니가 일찍 프로기사를 지망했다가 금세 관뒀고 가장 기재가 출중한 아야카는 계속해서 프로가 되기 위한 수업을 받았다. 기원 이름이 특이해서 ‘나카무라 홍인보 기원’이라고 했다(한국 연구생 출신 조석빈 아마7단이 이곳에서 아야카를 지도했다). 기원과 바둑도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곳이었다. ‘아저씨’들은 별로 찾아오지 않았고 어린이 바둑교육에 더욱 중점을 두는 곳이었다. 아야카는 바둑을 그만 두고 싶어진 적도 없고 바둑을 배운 걸 후회한 적도 없다고 한다.

“우리 가족을 포함해서 나에게 바둑을 둔다는 것은 밥을 먹는 행위와 비슷하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매일 식사를 거르는 법은 없듯이 바둑이 그렇다. 아버지처럼 훌륭한 프로기사가 되어야 한다는 중압감을 느끼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누군가가 그래야 한다고 얘기를 해줬다면 압박감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직접 들은 일은 없다.”며 아야카는 웃었다. 아야카는 서울에서 흔히 보는 여고생처럼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고, 빠르고 툭툭 던지는 말투를 구사했다.

▲ 지난 3월26일 면장수여식에서 스미레 양과 나란히 앉았다. 아야카는 "3년 전 바둑유망주를 상대로 하는 합숙 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때 스미레를 처음 봤다. 이후로는 거의 보질 못했다. 당시 스미레는 또래 중에 강한 정도였지만 빠르게 실력이 늘었고 입단도 같이 하게 됐다."고 했다. [PHOTO | 日本棋院]

▲ 면장수여식이 열리던 날, 일본국가대표팀의 새 감독 다카오 신지 9단의 취임식도 함께 열렸다. 다카오 신지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최대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PHOTO | 日本棋院]

“내가 프로기사가 되었을 때 아버지는 매스콤 앞에서 ‘정말 기쁘다’고 하셨다. 프로기사 안 되어도 좋다고 말씀은 하셨지만 내심 바라고 계셨을 것이다. 아버지께선 ‘프로가 된 지금부터가 중요하단다.’라고 말씀해주셨다.”

일본이 세계무대에서 뒤처진 지금 아야카의 목표는 당연히 하나였다.

"세계적인 기사가 되어서 일본 바둑이 되살아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 강한 기사 하네 나오키 9단의 딸로서가 아니라, 3대가 현역 프로기사라는 사실로서가 아니라 내 실력으로 주목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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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270 |  2019-04-11 오후 5:10:00  [동감0]    
하네양 어머니도 굉장한 미인 이네요, ㅋ~
高句麗 |  2019-04-05 오후 7:27:00  [동감0]    
일본여자기사는 염색을 안해서 좋다
高句麗 |  2019-04-05 오전 8:51:00  [동감5]    
진짜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은 일본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사람은 바둑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거 같읍니다
한국 프로기사들도 그런감이 없지않아 있는거 같고 기업들은 돈이 안된다 싶으면 투자도 안하고
그러나 일본 기업은 돈이 안되도 문화발전을 위해 투자를 하고 7대기전이 계속 살아 남 읍니다

이점은 우리가 일본에게 본받아야 할 점입니다 한국인은 미국의 자본주의 물이 들어 너무 돈돈돈 하는게 문제입니다
리버리어2 |  2019-04-05 오전 6:36:00  [동감2]    
하네 나오키...유명한 기사죠.<고바야시/조치훈>의 시대를 밀어내고 바둑계를 접수했던 3총사 /하네 나오키/다카오 신지/야마시타 게이고/중의 1인.그러나 존재감이나 기량면에서 후지시와나 조치훈에 미치지 못해 이 세대부터 일본 바둑이 한국과 중국에 밀리기 시작합니다.
푸룬솔 |  2019-04-05 오전 12:52:00  [동감2]    
기보를 보니까 실력도 꽤 괜찮았고 목표도 뚜렷하네요. 꼭 대성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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