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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기를 나누고 있는 김지석 9단(왼쪽)과 최철한 9단. |
시원한 화력전이었다. 소문난 싸움꾼들인만큼 예상됐던 일이지만 일방적이라는 점이 인상깊었다.
김지석 9단은 초반 한번의 싸움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해진 뒤 최철한 9단을 몰아붙였다. 잠깐 차이가 좁혀진 적은 있었지만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상대전적은 16승 14패이지만 2013년부터만 따로 떼어 보면 12승 2패다. 점차 김지석 9단이 점차 최철한의 천적이 되어가고 있다.
28일 서울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4기 GS칼텍스배 8강전에서 김지석이 최철한에게 192수 만에 백불계승하며 가장 먼저 4강에 올랐다.
김지석은 80수까지를 되돌아보며 “상대가 조금 무리한 것 같았다. 이때는 초반에 일찌감치 지기 어려운 바둑이 됐다. 나중에 마무리가 생각보다 깔끔하진 않았지만 초반에 이 정도의 우세라면 100판을 두어 1판을 져도 억울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 국후 소감을 말하고 있는 김지석.
2013년부터는 12승2패로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는 데 대해선 “어릴 때는 최철한 9단이 워낙 잘 두는 선배라서 어려웠다. 지금도 워낙 잘 두셔서 그렇게 편하진 않지만, 뭔가 최철한 스타일이(호전적이어서) 저도 좀 즐기면서 재밌게 둘 수 있는 바둑이 되는 것 같은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4강 상대는 이세돌 9단과 이호승 3단 간의 승자다. 김지석은 “이세돌 9단과 많이 두고 싶다. 좋아하는 선배기도 하고 전투적으로 재미있는 바둑을 두는 기사이기 때문에 즐기면서 둘 수 있을 것 같다. 이호승 3단은 초등학생 때 둬본 이래 두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2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변상일 9단과 박영훈 9단이 8강전을 벌인다.
GS칼텍스배에선 다섯 번으로 대회 통산 최다우승을 기록한 이창호 9단과 세 번 우승한 이세돌 9단, 각각 두 번씩 우승한 박영훈, 김지석 9단 등 15명 만이 왕좌에 오른 바 있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는 신진서 9단이 이세돌 9단에게 종합전적 3-2로 승리하며 GS 칼텍스배 첫 우승을 해냄과 동시에 통산 6번째 우승을 거뒀다.
매일경제신문과 MBN, 한국기원이 공동주최하고 GS칼텍스가 후원하는 제24기 GS칼텍스배의 제한시간은 각자 10분에 40초 초읽기 3회씩이다. 우승상금은 7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500만원이다.
▲ 최철한.
●최철한 ○김지석
때 이르게 승부처가 찾아왔다. 백1 때 흑은 어떻게 행마할까.
▼ 실전에서 최철한은 흑1로 젖힌 뒤 3으로 날일자 행마했다. 김지석이 백4로 끊어서 전투를 시작했는데, 이 전투에서 백은 크게 성공했다. 국후 김지석은 "흑이 젖힌 수로는 늘거나 한칸 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전에서 젖힌 것은 모양이 약간 이상했고 그 후 날일자는 무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이후의 실전진행이다. 백40까지 백은 우상 흑을 깔끔하게 잡았고 죄임받을 일도 없다. 이 장면을 두고 김지석은 "100판을 두어서 1판을 진다해도 억울하다고 생각할 만큼 우세하다."고 말했다.
▼ 김지석은 "흑으로선 지금이라도 흑1에 두어 타협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백2로 둔다면) 상변 손해가 커서 (흑이) 우변을 깔끔하게 잡지 못하는 이상 백이 나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 과연 그랬다. 이후 흑이 우변을 잡으러 간다고 가정한 예상 수순이다. 18까지 진행되고 이어서-
▼ 16까지 흑은 백을 잡을 수 있지만 그 사이 우하에 얼마 정도의 백집이 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이후 21까지 AI의 예상수순이다. 다만 이 결과를 놓고 AI는 백이 약간 기분 좋은 정도의 형세이고 앞으로 긴 바둑이라고 분석한다.
▼ 김지석의 지적처럼, 흑이 A로 젖힌 수로는 흑1 정도로 한 칸 뛰는 수가 정수였다.
▼ 그러면 흑12까지 팽팽한 전투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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