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o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
  • 겜임&채널
Home > 뉴스
2019년 희망을 이야기하다
2019년 희망을 이야기하다
설맞이 기자방담
[기획/특집] 오로IN  2019-02-06 오전 10:28   [프린트스크랩]
  • 트위터
  • 이메일
  • 카카오스토리+
  • 구글+
  • 페이스북


2019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설이 다가오기까지 1월이 후딱 지나갔습니다만 그동안에도 적지 않은 이슈가 있네요. 황금돼지띠 올 한해도 한국바둑은 부흥을 꿈꿉니다. 바둑계 기자들과 프로기사 총 6명이 모여서 한국바둑의 희망을 이야기해 봤습니다.

♨ 스미레 신드롬, 과연 어떻게 볼 것인가?

- 지난 1월은 정말 일본 천재바둑소녀 스미레 얘기로 가득했습니다. 일본기원이 영재 특별채용 추천제도를 신설하고 첫 케이스로 한국에서 바둑을 배운 나카무라 스미레(仲邑菫) 양을 4월1일자로 10세의 나이에 프로입단시켜 크게 뉴스로 다뤄졌죠.

- 일본에서는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천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더군요.

- 언론의 반응이 좀 지나치다 싶은 기분도 없지 않아요. 글쎄요, 스미레 위아래 나이에서 비슷한 수준의 영재가 한국엔 많거든요.

- 일본 처지에선 좀 이해가 가긴 합니다. 일본엔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 정도 수준의 기력을 갖춘 아이가 나온 것은 정말 드문 일이니까요. 일본은 학업에 철저해서 아침부터 밤까지 바둑도장에서 프로수업을 쌓는 게 불가능하죠.

- 일본언론이 일제히 스미레 띄우기에 나서는 모양새는 작정하고 그러는 거 같기도 하고요….

- 일본은 이미 일본장기 ‘쇼기’에서 성공을 거둔 예가 있어요. 18살 쇼기 천재가 나타나서 수입이 엄청난데요. 몇 십억원씩 벌어요. 이 친구 활약 덕택에 일본 장기계가 살아났어요. 용성전을 주최한 일본바둑장기채널 구라모토 겐지 대표는 “일본장기가 신동 출현으로 되살아났다. 일본에서 스미레 같은 어린이를 밀어주어야 하는 이유다.”라고 얘기하기까지 했죠.

▲ 일본 바둑영재 스미레.

- 그렇지만 최정 9단과의 치수는 말이 많았어요. 일본은 갓 입단한 기사가 9단에게 두점으로 두는 예는 있거든요. 같은 프로라지만 스미레 같은 어린이가 세계 여자최강을 상대로 정선으로는 판이 안될 게 뻔한 거니까요. 실제로 스미레가 힘 한번 못 썼고, 내용에서도 어떤 기재가 있는지 보여줄 대목도 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 선에 두는 건 뭐, 긍정적으로 본다면 어차피 지도기라 생각하고 치수를 줄여둔 개념으로 생각하면 그럭저럭 보아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마추어들도 공식대국이 아닐 때는 치수를 좀 줄여서 배울 때가 있고요. 과거 어린 조치훈이 일본에 처음 갔을 때 린하이펑에게 5점으로 둔 사례가 있는데, 실력이 안 되어도 지도기이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치수를 아주 비판적으로 볼 건 아닌 거 같아요. 오히려 일본쪽의 면을 세워주는 측면도 있다고 봐요. 다만 아쉬원 건, 우리 기사들도 못 키워주고 있는 판국에 이러한 노력을 한국영재들에게 쓰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이긴 합니다.

♨한국의 영재들

- 일본은 이제야 영재입단(채용) 제도를 만든 것이긴 하지만 우리쪽 제도도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빨리 프로가 되게 해서 트레이닝을 시키자는 게 영재입단제도를 만든 취지였는데, 기사 수만 많아지고 있죠. 입단하자마자 프로활동은 거의 그만두는 경우가 생기고 있어요. 스미레를 추천한 특별채용은 반드시 매년 뽑는 제도는 아니에요. 한국도 스타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체제로 바꾸거나 취지를 못 살리는 영재·지역입단제는 개혁해야 합니다. 숫자를 고정하지 않고 연구생 1조를 경험한 15세 미만 정도록 자격조건을 높여야 해요.

- 이 문제에 대해선 프로기사들이 딱히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실력이 안 되는 입단자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죠. 종합해 보면 이미 인원은 많이 늘었고, 한국기원과 기사회가 통제할 수준은 지났어요. 그 마지노선을 지났을 때는 이미 몇 명이 뽑혀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되어 버리는 거죠. 어차피 기사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없다면 천명이든 이천명이든 수가 늘어나는 게 무슨 상관일까요. 의미가 없어지는 단계예요. 다만 지역영재제도를 만든 데에는 지역바둑활성화라는 의도가 명확했지요.

- 일반입단자 수를 줄여 영재입단 티오나 지역영재입단 티오를 늘리는 건 좀 이상했던 거 아닌가요?

- 입단하지 못했을 아이였을 수 있지만,그 반대일 수도 있지 않나요? 프로가 된 후 트레이닝을 거치고 어떤 경쟁력을 갖출지는 미지수예요. 영재입단제도의 성공과 실패는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 것 같아요. 프로기사 대부분은 한국기원이 프로기사를 책임질 수 없다는 걸 압니다. 도장을 운영하는 분을 빼고는 한국기원에 바라는 게 없어서 대체로 무관심한 거죠. 예전에 입단자들이 무서웠던 이유는 입단하자마자 성과를 냈기 때문이예요. 그런데 지금은 선배들이 그게 두렵지가 않아요. 랭킹 상위권은 누가 입단하든 자신이 성적 내는 데 지장이 없고, 또 랭킹이 낮은 기사는 이미 승부와 멀어져 있는 것이고요. 입단자를 많이 뽑으면, 가르칠 학생이 많아져서 좋을 순 있습니다. 연금제도 없는 지금 100명이 입단한들 뭐가 걱정일까요. 지금 랭킹을 보면 50위권 안쪽은 거의 변동이 없어요. 결국 누가 입단해도 이들을 넘을 수준의 친구들이 없다는 이야깁니다.

- 한국의 영재들도 스미레처럼 부각시켜주는 것도 잘 생각해 봐야 하지 않나요? 김은지처럼 실력있는 친구들도 있고요.

- 기본적으로 ‘양신(신진서, 신민준)’이 나왔을 때는 많이 부각시켜준 것 같아요. 그 뒤로는 수년간 톱5 안에 올라갈 정도의 기재가 없는 것일 뿐. 유례 없는 놀라운 기재를 갖춘 '양신'이 가장 먼저 영재입단을 하는 바람에 그 뒤쪽으로 홍보가 어려웠어요. 정상적인 패턴으로는 조명할만한 기사가 박상진 정도인데, 지금 영재입단 1호가 랭킹 1위급이니 기량으로 당장 어떻게 빗대겠어요? 새로운 콘셉트로 가야 하는데, 바둑동네는 결국 ‘실력’만 보다 보니 맞춰주기가 어렵겠습니다. 스미레의 경우는 일본사람이라는 측면도 있었지만, 사실 ‘귀여운 외모’라서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것 아닌가요? 그거 무시하기가 어렵습니다.

- 와, 외모발언 잘못하면 요즘 민감한데, 센 발언이네요.

- 하하하(일동)

- 무엇보다도 기자회견에 50명이나 되는 매체 인원이 왔다는 건 대중이 원하는 게 그것이라는 거고, 그 원하는 걸 기자들이 잡아챘다는 거겠죠.

- 우리 여자기사들끼리는 스미레 얘기를 많이 이야기해 보진 않은 것 같아요. 여자입단대회 이야기를 잠깐하면, 현재 4명을 뽑는데요, 과거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날 때 여자기사들은 “숫자는 상관없지만 바둑을 떠나 있던 사람이 돌아오는 것보다는 재주있는 어린이들을 키운다는 측면이면 오케이”라는 입장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 의견이 반영되진 않았죠. 언론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어린선수가 나와 특별입단하는 거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어요.

♨열악한 국내대회

- 우리가 일본바둑을 걱정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침몰하는 일본바둑’ 같은 기사를 제목으로 쓰고…. 누가 누굴 걱정한 것인지…. 얼마전 일본에서 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홍맑은샘 프로를 만났습니다. 한국바둑계을 굉장히 걱정하더라고요. 일본은 아직 신문기전이 10개 이상이고 20개 이상 프로대회가 열립니다. 스미레가 정식으로 프로가 되면 20개 대회에서 모습을 볼 수 있겠죠.

한국이라고 하면, 입단 4년차 박상진을 예로 들어 봐야겠네요. 신진서를 이을 유망주로 누굴 꼽겠나,라는 주제로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박상진이 압도적인 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주목받을 기회가 없어요. 한국은 지금 GS칼텍스배와 KBS바둑왕전 두개 기전에서 예선 탈락한다면 1년 농사 마감하는 거에요. 그러니까 바둑리거가 되어야만 하는데, 감독들이 이미 잘하는 기사 뽑지 굳이 신예를 뽑아서 시험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 같아요. 한국물가정보배는 10회나 이어졌던 대회를 접고 바둑리그 팀의 하나로 들어가고 말이죠. 한국바둑리그는 재미없다는 비판은 계속 터져 나오지 않습니까.

바둑에서 유일하게 재미를 본 단체전 방식은 연승전이죠. 한국에서도 신인이 활약하려면 기전이 많아져야 하는데, 기전을 개최할만한 후원사들은 바둑리그 팀으로 들어와 있어요. 각 팀이 쓰는 3~4억 정도의 비용이면 작은 기전도 만들 수가 있습니다. 8개팀이 모두 대회를 주최한다면 11개 기전을 만들 수 있습니다. 11번의 기회 중 하나에서만 본선에 올라가도 주목을 받겠죠. 지금은 퓨처스리그에서만 뛰는데, 누가 퓨처스의 활약을 관심있게 봅니까? 기전이 늘어나야 입단자들을 조명해줄 기회라도 생깁니다. 바둑리그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 구조여서 안타깝습니다. 누가 영재입단자를 뽑는 모험을 하려 할까요. 박하민의 경우는 연구생내신입단을 한 경우입니다. 연구생으로서 1년 내내 실력으로 인정을 받고서 입단을 한 겁니다. 영재입단한 박상진은 실력이 된다해도 그 실력을 뽐낼 무대가 부족합니다. 요즘은 입단하고 4년은 기다려야 간신히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 싶은 구조에 놓여 있어요.

- 대회가 많아진다면 좋겠죠. 돌고 돌아 바둑의 가치를 생각하게 됩니다. 후원사들이 바둑을 통한 홍보효과가 크다고 판단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홍보가치가 있다고 가정하면 궁극적으로 구단제를 도입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됩니다. 10명 이상 보유하고 매일 같이 리그전을 두면 돼요. 그 소유니까 연봉받고 매일 경기를 치르는 거죠. 어떤 날은 연승전하고 어떤 날은 팀대결하고. 모든 방식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한팀에서 10억, 12억 정도 동원해서 1년 내내 홍보하겠다는 시스템이라면 어떤 대국방식을 만들어도 상관이 없게 됩니다. 한해 162판을 둬도 속기바둑이면 지치지도 않아요. 예를 들어 연봉만 5천만원 이상 보장해주면 1년 내내 바둑두게 해도 누가 불만 있겠어요? 추가 상금도 있을 텐데. 문제는 기업이 그만큼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고 느끼는가예요. 바둑리그를 찢어 기전을 만들어도 1년 안되어 그만하겠다고 나갈 수도 있습니다 .일단 현실은 바둑리그로 묶어놓고 투자받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바둑리는 뭔가 바꿀 수 있는 시기가 지났습니다. 여자바둑리그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구단제를 도입할 여지가 있지요.

- 바둑이 과연 가치가 있나요? 바둑은 자체 힘으로 발전한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까진 권력과 재벌의 힘을 빌어 살아왔죠. 바둑방송 역사도 전두환 정권 시절 KBS대축제로 시작했습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이 옆에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 당연합니다. 바둑이 어떤 생산성과 관계있는 건 아닙니다. 다른 게임이나 스포츠도 마찬가지예요. 게임은 게임일 뿐, 바둑은 바둑일 뿐이죠.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습니다. 바둑을 보게 하는 사람이 많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 바둑진흥법이 정말 중요합니다. 바둑이란 게임은 야구와 축구와는 다릅니다. 실력이 세면 셀수록 재미있습니다. 18급은 누가 해설을 해도 재미를 못 느낍니다. 바둑진흥법이 생겼고 예산이 나오면 한국기원 입장에선 무료 보급을 해줘야 합니다. 어린이나 나이 드신 분에게도 무료로 알려줘야 합니다. 이들이 5급만 되어도 바둑을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전 국민이 5급만 되어도 바둑이 야구, 축구처럼 될 수 있습니다. 야구, 축구는 룰을 잘 몰라도 볼 수 있는 속성이 있습니다. 바둑을 잘 모는 사람을 대국장에 데리고 가봤자 뭘 할 수 있겠습니까. 바둑이 기업후원이나 정치인 후원을 벗어나 자생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대중의 기력을 무료로 늘려줘야 합니다. 아예 바둑을 모르는 사람에겐 마케팅할 방법이 전무합니다.

♨여자바둑 어떻게 '항해'하나

- 여자리그는 메인스폰서를 구하고 있다죠?

- 희망적이라고 해요.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것 같다던데…. 사무총장 차원에서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고 하고요. KB바둑리그가 걱정이죠. 신안천일염, SK엔크린, BGF가 빠질 예정이니까요. 그러나 개막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 있으니까 문제는 없지 않을까 싶어요.

- 여자기사들은 참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송리액션을 알고, 퍼포먼스도 달라요. 남자기사들은 다소 얌전하다고나 할까요. 스포츠라면 감정표출이 자유로워야하는데 예와 도의 문화를 못 벗어난다. 반면 여자기사들은 세리머니가 시원시원합니다. 프로기사들은 이겨도 세리머니를 할 수 없으니 다른 스포츠와는 다르게 생각해 줘야 합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배워왔으니 불문율로서, 안 되는 거예요. 상대가 그 자리에 없다면 모르지만요. 여자기사들도 대개 상대가 없을 때 시원하게 세리머니를 하죠.

▲ 한국 여자일인자 최정(왼쪽)은 여자기사들 사이에서 정신적인 면에서도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

-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우리 여자기사들이 잘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정과 위즈잉이 이기다 지다 하니까요. 한국이 늘 이기진 않으니 더 세다곤 할 수 없어도 약하지 않은 건 확실해요. 단체전은 확실히 한국이 중국보다 앞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중국에 ‘넘사벽’ 기사가 없어요. 과거엔 루이나이웨이가 철권통치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도 까다롭기는 해도 대책이 없다는 느낌까지는 아니었죠. 최정과 오유진 또한 현재 여자정상권이긴 하지만 절대적인 존재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국가대표 훈련의 역할이 컸어요. 최정이 앞장서서 남자를 이기고 인터뷰에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그걸 따라가는 면이 있죠. 여자기사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 정말 그런가요? 중국은 정상급 남자기사가 여자기사들을 이끌어주는 풍토가 있습니다. 이건 한국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은데요?

- 지금 정상급 기사들이 국가대표 훈련에 참가하는 건 메리트가 적습니다. 봉사를 강요하긴 어려워요.

- 그 면에서 김지석과 박영훈이 책임감을 가지고 움직였다고 봅니다. 큰 메리트가 없어도 훈련에 나와서 연구도 동참하고 도움도 줬지요. 그런 희생을 누군가에게 또 바라긴 어려워요. 하루이틀도 아니고 매달도 아니고 몇년 동안 그걸 바라는 건 미안한 일이죠.

♨올해는 누가 잘나갈까

- 신진서 또래 기사들을 기대합니다. 신진서보다 약간 위? 90년대 후반 출생한 친구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송지훈·박하민·박건호 같은 친구들은 신진서·신민준과 어울리면서 크게 성장했습니다.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늡니다. 이런 데다가 신진서가 박정환을 이기기라도 하면 또래들은 박정환에 대한 두려움이 해제됩니다. 이세돌-강동윤으로 이어지는 세대가 가장 강한 세대였는데 이들이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시점이라서 세대교체가 절실합니다. 입단한 지 20년이 넘어가도 이들은 입지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 신진서세대는 이 형들에 대한 직접적인 공포감이 없습니다. 그래서 기대가 되는 것이죠. 박정환은 93년생이긴 하지만 처음 말한 황금세대 쪽으로 넣고 있는데요. 형들과 어울려서 그쪽 세대들과 같이 활약을 해 왔으니까요. 3년 안에 뭔가가 일어나야 해요. 이동훈·변상일·나현 등도 형들을 못 밀어내면 안 됩니다. 재밌는 것은 중국 역시 커제세대에서 정체되어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스타가 생기는 형국은 아니죠. 91년생 부근 기사들이 워낙 강해서인지 어떤 건지, 2000년생 랴오위안허, 셰커 같은 기사들이 못 뜨고 있어요. 한국으로선 신진서가 세계대회 우승을 하고 상위랭킹 서너명에게 자극을 주고 다른 이가 또 세계대회 우승을 하고 하는 식으로 불을 붙여야 할 것으로 봅니다. 에이스 또래 세대가 시너지를 내느냐가 포인트입니다.

- 신진서의 두번 연속 준우승은 아쉬웠습니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숫자로 밀린 게 원인이예요.

- 맞습니다. 난이도 문제인 거죠. 중국기사들이 고루 활약하니까 커제는 8강, 4강까지 부담없이 갑니다. 박정환은 양딩신, 구쯔하오 등을 만나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박정환도 4강까지 가면 부담이 되고 지칩니다. 몽백합배, 춘란배에서처럼 박영훈 같은 지원군이 필요하단 얘깁니다.

- 중국은 갑조리그가 있어서 허리가 두텁습니다. 랴오위안허, 리웨이칭 같은 어린 친구들이 주장전에 나옵니다. 이세돌은 주변에 날개가 있어서 맘껏 싸울 수 있었습니다. 신진서는 또래들이 성장해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 멘탈 관리

- 신진서는 “멘탈관리는 자신이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골프, 양궁, 야구 등 다른 스포츠는 이미 멘탈코치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박정환, 신진서 등 바둑 일인자들은 멘탈관리도 실력이며 그것을 자신이 혼자서 해내야 한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 국가대표팀에 멘탈코치를 제공하긴 합니다만 원해도 받기 어려운 게 실정입니다. 한달에 두명 정도 해줄 수 있는데, 저는 받고 싶어서 1순위로 해달라고 한 적도 있지만 상담사님 시간이 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받지 못했습니다. 받아본 사람들은 대체로 반응이 좋아요. 눈물 흘리면서 자기 이야기를 한 사람도 있고 …. 물론 효과를 못 본 사람도 있습니다.

- 어찌됐건 바둑은 정신스포츠예요. 미묘한 순간의 차이가 승부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찾아내기가 어렵죠. 야구 같은 경우는 그 차이로 자세가 흐트러지는 게 눈에 보입니다. 어느 날 경기에서 수읽기가 잘 안 되는 이유를 심리연관성으로 찾을 수 있을까요? 바둑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이 상담사이면 더 좋을 것 같은데요.

▲ 2018 바둑대상 MVP에 오른 신진서.

- 백령배 결승1국에서 신진서가 커제에게 대역전패를 당한 경우는 어떤 코칭이 가능했을까요. 코칭이 안 되었을 것 같아요. 성격상 자기가 이겨내려고 했을 거거든요. 스스로 컨트롤하는 부분이 워낙 특출나기에 여기까지 온 사람이니, 이미 정신적으로도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바꾸려면 스스로 납득하는 지점이 있어야 할 겁니다. 오히려 잘못 건드렸다가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을 거에요.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러시지?’ 같은 식으로요.

- 글쎄요. 신뢰하는 관계라면 될 것도 같은데…. 가족과 같은 존재라면 더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요.

- 멘탈이 무너져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천부배와 백령배에서 준우승을 했는데 불안감이 보입니다.

- 최근 신진서의 마무리가 뭔가 거칠어진 느낌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결승에서 거친 마무리 탓에 역전당한 거고요. 박정환과 커제를 너무 의식하지 않나 싶습니다.

- 신진서는 천부배가 열리기 몇 달전부터 주위 기사들에게 천부배에서 잘해야 한다는 얘길 하고 다녔습니다. 바둑 외에 다른 걸 하면 안 된다는 강박도 있었고요. 일인자급 기사에겐 충고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예요. 가벼운 마음으로 바둑을 둘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2019년 일인자 경쟁

- 지난해 2018년은 실력이 강해진 인공지능을 학습도구로 널리 사용할 수 있게 된 첫해입니다. 인공지능을 가장 빨리 흡수하는 기사가 박정환과 신진서였어요. 박정환의 바둑을 보면 기본 틀이 인공지능이 나오기 이전부터 인공지능과 흡사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진화를 더 거치고 있어요. 두터움의 이해에 관해 말씀하셨지만 그 밖의 부분에서도 좌충우돌하고 있죠. 신진서는 인공지능과 자기만의 바둑이 다를 때 재구성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좋습니다. 이들의 변화를 우리가 잘 감지해 내기 어렵지만 어쨌든 이들은 진화 중입니다. 결실이 언제 나올지를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혹시 이들에게 슬럼프가 왔다고 보고 있다면 그건 쓸데없는 걱정일 것입니다.

- 박정환이 최근 불안했던 건 MVP를 받지 못해였던 탓도 있을까요?

- 바둑대상 행사에 박정환은 거의 풀메이크업을 해서 나타났습니다. 머리스타일을 보니, 머리에만 최소 두 시간 이상을 소요한 듯했어요. 안타까운 것이 기자단 투표에서 박정환이 앞섰는데 팬 투표에선 뒤집어지는 바람에 간발의 차이로 신진서가 받게 됐는데 박정환은 그걸 몰랐던 것이죠. 2018년은 누가 뭐래도 박정환의 실적이 좋긴 했습니다. 세계대회 우승과 상금랭킹 1위 등만 봐도 MVP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었죠. 세계대회 우승을 못했을 때도 MVP를 차지했던 박정환이었습니다. 2018년엔 그런 아쉬움도 없었는데도 MVP가 못 되었고, 그것을 확인한 박정환의 얼굴이 빨개져 있더군요.

- 정환이는 한번도 멋내고 온 적이 없었어요. 우리 기사들끼리는 ‘박정환 머리 봤냐?’면서 ‘어쩌지’라며 걱정하는 분위기였죠. 신진서에 대한 기대감과 가능성, 천부배와 몽백합배를 치르는 신진서를 응원하는 심리, 이런 게 투표에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 당이페이와 구쯔하오는 박정환이 상대하기 좋아하는 스타일이죠. 당이페이는 유연하고 밸런스가 좋은 스타일인데 약간 느슨합니다. 구쯔하오는 엄청난 펀치가 있지만 박정환이 살짝 피하면 허무하게 무너질 가능성이 크지요. 그보단 한물 간 듯한 스웨가 까다로워 보입니다.

- 작년엔 삼성화재배와 LG배에서 광속으로 탈락했어요. 예전부터 삼성화재배엔 항상 의욕이 넘쳤는데 이게 부담으로 작용한 거 같아요. 2014년 탕웨이싱에게 져 떨어진 이후론 4강을 간 적이 없었죠.

- 박정환에게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인공지능으로 연구를 많이 하는 기사입니다. 무협지에서도 무공비급을 입수하면 몸에 익히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거든요. 바둑에 대한 이해가 더 넓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지난해 천부배에서 탄샤오나 이치리키 료를 이길 때 두터움에 대한 이해가 더 커져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같은 깨침이 내부에서 정련되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지금은 이른바 성장통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농심신라면배엔 한국선수 중 홀로 남아 3차전에서 싸우는데, 기대됩니다. 업그레이드판 박정환이 나올 수 있습니다.

▲ 농심신라면배 3차전에서 주장으로서 한국의 희망을 걸머지고 싸울 박정환. 사진은, 지난 2차전에서 중국 판팅위(오른족)의 8연승을 저지하던 당시의 모습이다.

- 중국일인자 커제는 간결하게 두는 스타일이죠. 일감으로 편안하고 익숙한 길을 잘 찾아냅니다. 쉽게 불리해지지도 않고 형세가 만만치 않아지면 집중력도 잘 발휘하고요. 후반 집중력은 언제까지 유지될지가 문제죠. 저는 미위팅이 일인자 경쟁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요. 왜냐하면 스타일이 박정환·커제·신진서와는 대척점에 있기 때문입니다. 펀치로 승부하는 기사인데, 이런 기사가 인공지능시대에 어떻게 살아갈지 무척 궁금합니다.

- 농심배에서 먼저 이야마 유타를 잡고, 그 다음은 중국에서 당이페이가 나올 것 같은데요, 깔끔하게 2승하고 구쯔하오와 스웨도 어렵지 않게 넘어서면 마지막으로 커제와의 대국이 승부이군요.

- 하하하 커제 아래쪽으로는 걱정도 안 하고 있군요.

- 박정환이 잘해줄 거라고 믿습니다. 하하.
  • 페이스북
  • 구글+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트위터
┃꼬릿글 쓰기 동감순 | 최신순    
nodrink |  2019-02-07 오후 4:54:00  [동감0]    
모든 스포츠에 중흥시기가 있죠..미국골프에 타이거나 나타낫듯,우리골프에 박세리 나타낫듯, 우리기계에 조치훈,조훈현, 이창호가 나타낫듯 언젠가는 또 불세출의 인물이 나타날거고 그러면 또 와 올라가겟죠..세상사 뭐든 오름,내림이 있는거고 바둑은 지금은 내리막 길인거죠...일본도 전후에 살기 힘들때 바둑열기가 최고였다가 살림이 피면서 내리막엿죠..우리도 이창호 이세돌 이후로 내리막인것이 인물도 없고 환경도 안좋고 했는데 지금쯤이 바닥아닌가 생각됩니다. 천재를 기다립니다.
사황지존 |  2019-02-06 오후 11:33:00  [동감0]    
우리바둑의 가장 큰 근심거리가 박정환이후 후배기사들이 10년가까이 세계대회우승을 못하고 있는건데 올해는 진서가 됬던 민준이가 됬던 뜬금없는 기사가됬던 박정환 후배중에 세계대회 우승자가 나와서 막혔던 숨통이 트였으면 좋겠다 솔직히 너무 오래 됬음 박정환이후 후배기사중에 세계 우승자가 이렇게 안나오나
율오성 |  2019-02-06 오후 3:28:00  [동감0]    
용성전은 왜 빼먹고 대회가 두개라고 하지? 기자들이면 그정도의 팩트체크는...
카이잽 |  2019-02-06 오후 2:01:00  [동감0]    
말이 긴데 오로엔 다 떠나고 갈 데 없는 노인들만 남았다. 바둑계에 내가 곧 매년 몇 천억
원씩 투입해 골프보다 더 센 스포츠로 만들겠다.
카이잽 미국이달러패권을유지하려면오바마가정을따를수밖에없다 유럽이미국을버릴거란건마크롱의손이머문곳이말하고있다 북한이펩을들고사진속그둘을찾아가면나토는엎어지게된다 때좀늦은중국의대미금수로미국은하루아침에초상집이된다 항복은선택이아니라한볼턴의말이시진핑입에서나오게된다 32조유로에펩이팔려8조유로를쥐게된북한은아주심각하다 종북주사파였던문가패를불러니들제정신돌아왔냐고묻는다 2018-11-23  
2129ALO2 이사람아, 오로에 와서 종북놀이는 아니지... 토착왜구인지 남로잔당쿠데타멤버였는진 모르겠지만, 이제는 그만 정신차릴 때도 충분히 지났잖소?  
흑백마스터 |  2019-02-06 오후 1:44:00  [동감0]    
우선 바둑리그 장고대국 늘리고, 주장전 도입이 시급하고. 상금은 높지 않더라도 종합기전 수 좀 늘리는게 시급하다. gs칼텍스배. 바둑왕전 2개 밖에 없다는건 참담한 수준이다.
인터넷1 |  2019-02-06 오후 12:48:00  [동감0]    
바둑리그팀 10개정도되고 바둑대회 15-16개정도는 되어야 하는것 아닌가요 ? 한국기원 관계자분 이하 바둑인들 모두 사리사욕만 채우려들지말고 바둑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
웃기는녀석 |  2019-02-06 오후 12:21:00  [동감0]    
이런 기사 너무 좋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바둑계 이야기들 많이 부탁합니다...
cs1108 |  2019-02-06 오전 10:55:00  [동감0]    
설연휴에 재미있는 기사 잘 봤습니다. 이정도 분량이면 타이핑하는 것도 오래 걸렸을것 같네요..^^
FirstPage PrevBlock   1   NextBlock LastPage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