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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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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황진단 챔피언결정전 2차전 승리.
[칼럼] 안형준  2017-12-02 오후 08:59   [프린트스크랩]
▲ 포스코켐텍의 희망의 불씨를 꺼버린 신진서.


역시 정관장이었다. 정관장 황진단이 포스코켐텍에 반격을 가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이창호와 김명훈이 1, 2국에 나와서 기선을 제압한 것이 편안하게 후반을 맞이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고, 주장 신진서는 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반면 포스코는 3각편대 중 나현만 이겼을 뿐, 최철한과 변상일이 모두 무너지면서 3차전을 기약하게 됐다.

오늘 승부의 하이라이트는 신진서와 변상일의 수읽기 싸움. 모두가 숨죽이는 와중에 두 사람의 전투가 벌어졌고, 신진서의 날카로움이 변상일의 단단함을 뚫어내면서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막을 내렸다.

▲ 완승을 거둔 김명훈.

1국 정관장 황진단 김명훈(승) : 포스코켐텍 최철한(패)
오픈카드나 다름 없는 최철한을 상대로 정관장에서 꺼내든 카드는 김명훈. 상대전적에서 4승1패로 최철한이 앞선다. 공식전적만 본다면.

비공식전으로 두어진 국가대표 상비군 리그 등에서 김명훈은 최철한을 상대로 연승을 거두고 있다. 그 사실을 양 팀 감독들은 알고 있었기에, 어쩌면 이 두 사람의 대결은 챔피언결정전 시작 전부터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만난 두 사람. 하지만 바둑은 조금 허무했다. ‘광전사’ 김명훈이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무기로 삼아 상대를 향해 돌진하자, 그 기세에 눌린 탓인지 ‘독사’ 최철한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배를 선언하고 말았다.

초반부터 두터움을 가져가면서 상대의 빈틈을 바로 파고든 김명훈의 저돌적인 모습은 과거 전투로 이름을 날리던 강자들을 보는 듯 했다.

▼ 여기서부터 ‘광전사’의 힘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 ‘광전사’ 김명훈의 2차 폭격, 이렇게 진행되서는 흑이 크게 우세하다.

여기서 김명훈을 조금 더 주목해서 살펴보자. 그의 장점은 강력한 수읽기. 그 수읽기를 기반으로 전투에서 우세를 잡아내는 것이 그의 승리공식이다. 그의 특이함은 난전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있다.

바둑이란 무릇 전투를 하기 전에 사전 공작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명훈은 그 과정이 거의 생략되는 느낌일 정도로 준비과정이 매우 짧다. 말 그대로 축, 장문만 아니면 끊어가는 그의 공세는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등장하기 때문에 상대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독사’ 최철한 역시 두터움을 바탕으로 전투를 벌여서 우세를 장악하는 수읽기의 강자다. 하지만 오늘은 ‘광전사’의 느닷없는 돌진을 예상 못한 듯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젊은 패기가 베테랑의 노련함을 무너뜨린 한 판. 어제의 1등공신이었던 최철한이 오늘은 공을 세우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 이창호의 귀중한 1승.

2국 정관장 황진단 이창호(승) : 포스코켐텍 윤찬희(패)
포스코의 김성룡 감독이 2국에 등판시킨 선수는 윤찬희였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서 1승3패로 부진하고 있지만, 4판 다 상위랭커들과 맞서 싸운 것이기에 이번에도 상대의 상위지명을 잡기 위해 윤찬희가 등장했다.

하지만 그 생각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 정관장이 내세운 카드는 다름 아닌 이창호. 바둑리그에서 다소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윤찬희를 상대로는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만큼 오더싸움은 정관장 쪽에서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초반은 윤찬희가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초반 연구는 젊은 선수들이 많이 되어 있는 만큼 이창호의 초반은 늘 그렇듯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상대의 연구를 모르고 당하면 그 타격이 너무나도 크기에, 이창호는 항상 일정 수준의 양보를 하면서 초반을 진행해왔고 오늘도 그러했다.

초반 이득을 보며 주도권을 잡는 쪽은 윤찬희여야 했으나 이 바둑은 묘하게 흘러갔다. 아무리 좋은 작전이라도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면 그동안 둔 수들은 그 의미를 잃게 된다. 오늘의 윤찬희가 그러했다. 잘 두다가도 마지막 수순이 빗나가며 바둑을 그르쳤다.

▼ 흑이 참고도와 같이 늘었더라면 윤찬희(흑)의 성공이었다.

▼ 실전진행. 이와 같은 정도로는 흑이 불만족스럽다.

▼ 이와 같은 참고도 진행이 흑에게 집으로 득이었다. 실전은 가만히 7자리로 한 점을 드러냈으나 참고도와 차이가 크다. (참고도 백 8로 안받으면 수가 난다.)

바둑 전체를 보면 이창호가 범한 실수가 윤찬희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전투가 끝난 후 형세는 이창호의 우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실수는 많았지만 전투가 끝난 후의 정리에서 이창호는 윤찬희를 압도했다. 전성기 이창호의 최대 장점이 윤찬희의 실수를 만나면서 다시 부활했다. 지난 15년간 바둑리그를 뛰었지만, 오늘이 포스트시즌 첫 승리. 전성기가 아닌 노장의 반열에 들어서서 따낸 승리기에 더욱 큰 의미가 있는 1승이었다.

▲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한승주를 이긴 나현.

3국 정관장 황진단 한승주(패) : 포스코켐텍 나현(승)
어제의 리턴 매치. 2대0으로 궁지에 몰린 포스코는 당연히 나현을 내세웠고, 정관장은 한승주 카드를 꺼내들었다.

1대1이었던 어제와는 다른 상황이었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상황만 놓고 보면, 한승주가 여유 있고 나현이 급했어야 했다. 그런데 바둑은 반대로 한승주가 달려들고, 나현이 받아치는 양상으로 흘러갔다.

초반부터 이상감각을 보여주던 한승주는 뭔가에 쫒기듯 무리수를 연발했고, 나현이 부드럽게 응징하자 바둑은 순식간에 나현 쪽으로 기울어버렸다.

한승주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시빗거리를 찾아서 발버둥을 쳤지만, 나현은 간디(?)처럼 비폭력주의를 선언하며 싸움이 벌어질 공간을 만들지 않고 차분하게 바둑을 정리했다.

전투가 벌어지지 않고는 승부의 격차가 줄어들기는 너무나도 어렵다. 더구나 상대는 끝내기가 최대 장점인 나현. 한승주의 고군분투는 나현의 철벽 마무리에 막혀 힘을 잃었다.

장점이 수읽기인 한승주는 난전으로 이끄는 작전을 구상했을 것이다. 그래서 과격한 수법이 등장한 것이지만, 무리한 수를 두어서는 바둑을 그르칠 뿐 본인의 작전대로 끌고 갈 수는 없다. 반면 포스코의 에이스 나현은 달려드는 한승주를 상대로 깔끔한 대처를 하며 본인의 장점이 드러날 수 있게 바둑을 운영했다.

경험의 차이가 나타난 바둑. 어려운 상황에서 등판한 나현이 포스코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비추는 순간이었다.

▲ '갓'진서의 위엄.

4국 정관장 황진단 신진서(승) : 포스코켐텍 변상일 (패)
에이스의 맞대결. 정관장은 승부를 끝내기 위해서 신진서 카드를 꺼내들었고, 포스코는 변상일을 내세워 5국으로 승부를 이어가기 바랬다.

두 팀의 바람. 그 바람의 결말은 ‘갓’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

초반은 변상일의 흐름. 빠른 착점을 연발하는 신진서의 속력행마를 변상일의 우직함이 누르는 형세.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변상일이 우세해지자 한국기원 지하 1층 검토실의 분위기는 묘하게 흘렀다. 2대0에서 2대2로 상황이 변한다면, 쫒기는 정관장에 비해 마음 편하게 쫒는 포스코가 유리해보이는 순간.

바로 그때, ‘갓’진서의 손놀림이 시작되자 그런 얘기들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우변에서 변상일의 빈틈을 노려 전투를 이끌어낸 신진서는 엄청나게 복잡한 상황에서 노타임으로 착수를 이어갔다. 빠른 템포의 착점을 하면서도 실수가 없는 놀라운 수읽기 능력. 변상일 역시 신진서의 시간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반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읽어낸듯한 신진서의 강함에 변상일의 반격은 실패로 돌아갔다.

▼ 변상일의 강수로 일견 신진서가 어려워보였으나…

▼ 신진서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 변상일이 버텨봤지만, 패가 나서는 흑이 곤란하다.

▼ 변상일이 패를 걸지 못한 이유. 이 패는 너무 큰 패여서 흑에게 팻감이 없다. 백은 아무 팻감도 받지 않는다.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엄청난 접전. 양 팀 검토진은 그 화려한 공방전을 그저 넋을 잃고 바라볼 뿐이었다.

우변에서의 대 실패 이후, 변상일은 끝까지 버텨보았지만 한 번 잡은 승기를 놓칠 신진서가 아니었다.

중앙에서 벌어진 마지막 전투를 끝으로 바둑은 종국. 신진서가 승리하면서 승부는 마지막 날로 향하게 됐다.

치열했던 1년, 그 승부의 끝이 오늘 나기는 아쉬웠는지 하루를 연장했다. 모든 것이 끝나는 승부. 그 승부는 오늘이 아닌 내일의 것이었다.
┃꼬릿글 쓰기 동감순 | 최신순    
ProblemMe |  2017-12-03 오후 8:36:00  [동감0]    
깔끔하게 이기시네요,,,,역시 이창호 국보님 만세 임니다,,,,,,
도라온맹호 |  2017-12-03 오전 12:46:00  [동감1]    
안형준 프로,
번득이는 재치와
칼날같은 글솜씨에
박수를......
snsrkfdj |  2017-12-02 오후 10:38:00  [동감1]    
안형준프로 해설도 깔끔하고 날카릅게 잘 하던데
글도 잘 쓰네요. 내일 정관장이 꼭 이겨서 제 2의
펠레소리 이런 비아냥 안들었으면 합니다.
정관장 우승가자 화이팅!!!!!
주인공찾아 |  2017-12-02 오후 9:17:00  [동감1]    
칼럼 잘 쓰시네요
ProblemMe 이창호 국보님이랑 형준이가 친구도 아닐진데 이창호가 어쩌구저쩌구,,,,,듣기 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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