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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 "나의 베트남, 인생 제2막이 시작됐다"
이강욱 "나의 베트남, 인생 제2막이 시작됐다"
다시 해외보급 길 떠난 이강욱 프로가 보낸 출사표
[해외통신] 이강욱  2019-10-19 오전 08:11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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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8 내셔널리그에서 KIBA팀을 우승까지 이끈 이강욱 감독.


2010년. '바둑세계화 사업'의 일환이었던 보급 활동을 하기 위해 난생 처음 타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던 베트남.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그 당시만해도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국제결혼이 많은 나라라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간 내가 베트남에서의 하루하루를 전쟁(?)을 치르듯 힘겹게 버텨냈었다. 넉넉지 않았던 지원금으로 어려움은 많았지만 여러분들의 격려와 도움, 그리고 첫 한국 바둑선생을 맞아 열성적으로 바둑에 임하는 베트남 학생들과 함께할 때면 힘든 것도 모르고 큰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최선을 다하며 견뎌 나갈 수 있었다. 덕분에 베트남 현지인들의 “넌 40% 베트남사람” 이라는 칭찬(?)의 말까지도 들었다.

하지만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자 여러 고비가 한꺼번에 찾아왔다. 그중에서도 혼기를 꽉 채웠음에도 결혼은커녕 타국에서 홀로 지내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안타깝게 여기고 걱정하시던 부모님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이 가장 큰 고비였다. 내 파견을 지원했던 한국기원, 대한바둑협회를 비롯한 주위에서는 강력하게 귀국을 만류하셨고, 또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주시던 LS 구자홍 회장님과 SG 이의범 회장님께는 너무나도 면목 없는 일이었지만 2015년 초 난 기어이 한국으로 돌아오고야 말았다.

▲ 하노이 바둑 클럽.

베트남 바둑발전과 보급이라는 나의 목표는 절반도 채 이루지 못했지만 내 인생에 있어 뜻깊고 보람찬 5년이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나의 귀국을 아쉬워하는 베트남 학생들에게는 곧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지만 마음속으로 또다시 베트남에 파견 나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리라 생각했었다.

베트남 파견 경력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어서였을까? 다행히도 귀국 이후 부족한 나를 찾아주시는 곳이 많았다. 프로지망생들을 지도하며 방송해설이라는 과분한 기회도 얻었고,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하며 2개 대회 연속 우승팀 감독으로 영광도 누릴 수 있었다. 다행히 부모님의 건강도 회복이 되었고 부모님의 큰 바람이었던 결혼도 해서 가정을 꾸리며 한국에서의 생활 역시 매우 안정적이었고 순탄했다.

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서는 베트남에서의 못다 이룬 꿈이 꿈틀거렸고 매년 치러지는 'LS배 베트남 바둑대회'를 참관하며 베트남 학생들의 얼굴을 마주 할 때마다 그 꿈틀거림은 더욱 커져만 갔다. 지난 5년간 시간을 잊지 않고 나를 선생님으로 인정해주고 대접해주는 베트남 바둑인들을 보면서 어떻게든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여러 날을 가족들과 함께 고민했다. 항상 마음속에 베트남을 품고 있는 내게 가족들의 "더 늦기 전에 베트남에서 다시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격려와 조언에 용기를 얻어 한국에서의 안정된 생활을 뒤로하고 다시금 베트남에서 큰 모험을 시작했다.

4년 만에 다시 찾은 베트남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을 이뤄낸 베트남은 경제도시 호치민은 곳곳에 고층건물, 신축 아파트들이 앞다투어 들어서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두고 실제 투자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호찌민시 중심부는 처음 들어서는 지하철 공사로 인해 도로 사정은 더욱 열악하고 혼잡해졌지만 늘 그랬듯 사람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쳐흐른다.

▲ 다낭시 바둑클럽.

베트남 바둑계 또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나를 처음 호찌민시로 이끌었던 녁밍, 주이밍, 덕밍 3형제가 미국에 이민을 떠났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베트남 최정상급 실력으로 성장한 3형제의 부재는 내게 너무나도 큰 아쉬움이다. 3형제의 어머니께서도 나와 관련된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두고 도움을 주시던 분이었기에 내 마음 한 구석을 몹시 허전하게했다. 하지만 3형제의 미래를 생각하면 잘된 일이라 믿고 싶다. 다행인 것은 이들의 빈자리를 지난 파견 시 욕심을 갖고 열심히 가르쳤던 하꾸윈안이 대신하고 있다. 2015년 해외 유망주 초청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에도 잠시 다녀간 적이 있는 꾸윈안은 올해 14세 어린 나이로 2018년 베트남 여자 최강자 자리에 올랐고 올 초 일본에서 열린 센코배 챌린지 토너먼트(베트남, 태국, 싱가폴, 말레이시아)에서도 간발의 차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결승에서도 우세했던 바둑을 놓쳤다)

▲ 베트남 바둑 소녀 꾸인완.

거기에 그때 함께 내게 배우던 학생들은 이제 대부분 사회생활, 결혼 등으로 더는 바둑을 꾸준히 공부하기 힘든 상황이건만 그런데도 각자가 사는 곳에서 바둑 보급 활동에 여념이 없다는 것은 내가 뿌린 씨앗에서 작은 싹이라도 튼 것 같은 기분 좋은 일들이다. 하노이의 대표선수였던 팜안, 다낭의 대표선수였던 번 역시도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 열심히 보급 활동 중인데 그래서인지 매년 펼쳐지는 LS배 전국바둑대회에서 다낭시 성적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실력자들-지난 체류 시 나의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여러 바둑클럽이 만들어지고 활발한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바둑 선수들에게 지원이 전무한 하노이시에서 가장 활발히 보급 활동이 이루어지다니...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자랑스럽고 기분 좋은 일이다. (호찌민, 다낭시 선수들은 매월 일정한 지원금을 소속 도시로부터 받고 있다)

▲ 호찌민시 바둑 클럽.

우리의 해외 보급사업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며 나 역시도 예전보다 더욱 어렵고 열악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지원조차 열악하고 험난한 베트남 생활을 가족까지 대동하고 와서 잘 견뎌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들지만 이 역시도 내 선택이기에 절대로 후회는 하지 않으련다. 맨땅에 헤딩하던 첫 파견 당시에 비하면 예전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을 테니까 그저 최선을 다하면 될 테다. 더구나 지난 파견 시 이루어 놓은 결과물-제자들의 활동-들이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가? 그 싹들이 무사히 잘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볼 테다! 이렇게 나의 베트남 인생 제2막이 시작됐다.

한국의 바둑 팬 여러분! 전에도 그러하셨듯이 앞으로도 베트남 바둑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베트남=이강욱]

▲ 베트남 바둑 소녀 꾸윈안은 올해 14세 어린 나이다. 2018년 베트남 여자 최강자 자리에 올랐고 올 초 일본에서 열린 센코배 챌린지 토너먼트(베트남, 태국, 싱가폴, 말레이시아)에서도 간발의 차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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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실수 |  2019-10-21 오후 1:49:00  [동감2]    
바둑이 스포츠라지만 과연 그럴까? 박항서를 비롯해 일본의 박주봉, 여러 나라의 양궁 지도자들은 후한 대우를 받습니다. 하지만 바둑 지도자들은? 한국은 수천년 바둑을 두어온 전통이라도 있지만 한참 발전하고 있는 개발도상국 베트남 사람들에게 왜 바둑을 가르치는가?
smd00 |  2019-10-21 오전 1:41:00  [동감0]    
역시 베트남은 한번 발 들이면 절대로 못 빠져나가는 천국(?)의 늪입니다.
뜻하는바 이루길 바랍니다.
바둑정신 |  2019-10-20 오후 11:11:00  [동감0]    
이 강 욱 !
석맥01 |  2019-10-20 오후 2:45:00  [동감0]    
녁밍 형제들이 미국으로 갔구나, 그러면 어머님은 여행사 베트남에서 계속하시나 아니면 ㅜ미국으로 같이 가셨나? 아뭏든 이형제들에게도 축복있기를..
석맥01 |  2019-10-20 오후 2:42:00  [동감0]    
이사범이 권도장 있을때도 도장원생들성실하게 잘가르쳤고 성품도 훌륭한 기사입니다.
석맥01 |  2019-10-20 오후 2:36:00  [동감0]    
꾸인안이 많이컸네 권도장에왔을때만해도 어린꼬마아가씨였는데 이사범 고생많아요
곰도리 |  2019-10-20 오전 5:11:00  [동감0]    
언제나 소식 듣고 마음으로나마 응원하고 있습니다.화이팅입니다
일소일노 |  2019-10-19 오후 4:14:00  [동감0]    
이강욱 프로 같은 사람이 ~ 대한민국을 빛내는 일등공신 입니다!!! 한국기원은 국익 함양을 위
해 고생하는 이강욱 프로에게 물심양면 지원 바랍니다!!!
바쿨짱 |  2019-10-19 오후 3:30:00  [동감0]    
타국에서 보급활동 하는 것이 결코 쉽게 결단할수 있는 일이 아닌데 이렇게 또 나가셨네요.
이강욱 사범님 항상 건강하시고 많은 성과 이루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레지오마레 |  2019-10-19 오후 1:38:00  [동감0]    
사명감과 보람이 있으니 어려워도 하는 거다
高句麗 |  2019-10-19 오후 12:10:00  [동감0]    
베트남이나 외국에 바둑 노력하는 것은 좋은 일이나
베트남이나 외국에 바둑 보급을 위해 노력하는거 만큼 국내 바둑보급을 위해 노력하는 분이 없는거 같아 안타깝읍니다
바쿨짱 죄송합니다만, 잘 모르고 말씀하시는 것 입니다. 국내에도 바둑보급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프로면장이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음지(언론이나 후원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 다.  
그대는천사 |  2019-10-19 오전 10:46:00  [동감1]    
와우 고마운일이네.. 수고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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