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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발괴물' 설현준. 근래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바둑TV배를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
설현준 5단의 별명은 ‘괴물’이다.
바둑TV해설위원 박정상 9단은 “설현준 5단은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최강으로 맞서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한국랭킹 42위인 설현준이 특유의 반발정신과 강인함으로 힘 좋은 한국랭킹 3위 김지석 9단을 이겼다.
16일 서울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2019 바둑TV배 16강전에서 설현준이 김지석에게 211수 만에 흑불계승했다.
초반부터 불꽃 튀는 전투가 벌어졌다. 특히 상변에서 가장 치열했다. 공중을 누가 장악하느냐를 놓고 기세 싸움을 벌였는데 김지석이 좋은 형태를 갖추면서 설현준을 거의 제압한 듯했지만 설현준이 계속해서 반발하면서 쉽게 밀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중앙으로 싸움이 번질 때 설현준이 우중앙 일대 백의 뒷맛 나쁜 자리를 들여다 본 뒤부터 승기를 잡았다.
김지석이 포기하지 않고 하변에서 역전을 노려봤지만 우세를 확신한 설현준이 하중앙에서 자신의 돌 넉점을 싹싹하게 내주며 승세를 굳혔고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2018 을조리그에서 7승 1패라는 좋은 성적으로 중국의 주목을 받은 설현준은 올해 갑조리그 선수로 발탁되었다. 하지만 근래 그다지 성적이 좋지 못했다. 갑조리그에선 2전 전패 중이며, 대국 전까지 최근 3연패 중이었고 그 중 한판은 ‘역대영재vs여자정상’ 주장전에서 최정 9단에게 진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승리로 자신감을 되찾을 것 같다.
국후 설현준은 “요새 성적도, 랭킹도 안 좋았는데 센 기사에게 이겨서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면서 “오늘 대국은 김지석 9단이 중앙 흑 넉점을 잡지 않았더라면 내가 나쁜 바둑이었다. 8강 상대는 신진서 9단인데, 워낙 강한 선수라서 편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같은 도장(충암바둑도장) 출신이었고 어릴 때는 서로 만만치 않았는데 프로기사가 된 이후론 못 이겨봤다(3패 중)”라고 말했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바둑TV가 주관 방송하는 ‘2019 바둑TV배 마스터스’의 제한시간은 시간적립방식으로 각자 30분에 매수 30초를 추가한다. 우승 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1000만원이다.
▲ 설현준(오른쪽)은 영재입단대회 출신으로 신민준과는 동갑(20세)다.
▲ 김지석은 근래 기세가 좋았다. 제24회 LG배에서 8강에 올라 있고 제2기 용성전에서도 8강에 올라 있다. 중국 갑조리그에선 커제와 천야오예를 꺾었다. 바둑TV배 탈락은 아프다.
16강전 다음 경기는 20일 박정환 9단과 이호승 4단의 대결로 이어진다.
사이버오로는 웹중계한다. 인공지능(릴라제로)의 승부예측도 곁들인다. 이동 중이라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피시에서 <오로바둑>앱으로 자유롭게 관전할 수 있다. 아래 [대국실바로가기]를 누르면 바로 관전할 수 있다.
▼ [그림1] 설현준이 흑1로 패를 이었다. 이 때 김지석이 백2로 흑넘점을 잡았는데, 국후 설현준은 "김지석 9단이 중앙 흑 넉점을 잡지 않았더라면 내가 나쁜 바둑이었다."라고 했다. 흑 넉점을 잡는 수 대신 AI는 A 자리를 추천한다.
▼ [그림2] 이후 실전진행인데 9까지 흑이 돌파하는 좋은 형태를 얻었다. 김지석이 백10으로 두어 흑의 이음 보강을 강요했는데 설현준이 순순히 잇지 않고 반발했다.
▼ [그림3] 흑1이 반발. 백 모양의 찜찜한 곳을 추궁하자 막상 백이 받기 까다롭다.
▼ [그림4] 가령 백1로 받으면 백이 다 연결은 되지만 단순히 10까지 된다고 가정하면 백 모양이 말이 아니다. 물론 백이 약간의 반발은 할 수 있을 터이다.
▼ [그림5] 김지석은 고민 끝에 백1로 두었는데 설현준이 흑2, 4로 나와 끊자 백의 모양이 무너졌다. 10까지 흑이 중앙을 두텁게 장악하고 있다.
▼ [그림6] AI는 흑세모의 들여다봄에 백1을 추천한다. 우변을 약간 압박하면서 중앙에서 어느 정도 뚫리는 것은 감안하겠다는 뜻이다. 백1로 두어도 형세는 백이 약간 뒤처지지만 치명적인 정도는 아니다.
▼ [그림7] 이후론 6 정도까지가 예상된다고 한다.
▼ [그림8] 그러곤 이하 4까지. 백이 차분히 추격하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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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