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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성봉 아마8단이 인생2막 승부에선 바둑돌이 아니라 아이들과 손을 잡았다. '전북바둑도장' 사범과 원생들 |
"입단대회에서 아쉽게 탈락하거나 중요한 대회에서 져서 낙담하는 아이들에겐 제 경험을 들려줍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입단대회만 30번 이상 나갔어요. 아마추어 선수가 대회에서 느끼는 아픔과 상처는 누구보다 제가 잘 알죠. 무엇보다 아이들과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승부사'로는 전성기가 지났지만, '교육자' 하성봉의 인생 2막은 이제 시작이다.
하성봉 아마 8단이 전주에 바둑도장을 개업했다. 전주 하성봉 도장과 권병훈 바둑도장을 하나로 합쳐 이름은 '전북바둑도장'이다. 전주가 아니라 '전북'이라고 이름 지은 건 전라북도에서 최고의 도장을 상징하는 의미다. 전주시 완산구 성지산 3길 29에 있는 3층 건물은 1층은 전북바둑협회, 2층이 전문바둑도장, 3층은 도장 기숙사다.
▲ 시니어 최진복 선수와 아마랭킹 1위 정찬우 선수가 도장에서 상주하며 지도한다. 이 외에도 이현규, 이성진, 양동일, 조남일 등 연구생 출신 강자와 김치우 초단이 실전트레이너로 있다.
▲ 지난 메가트루포커스배에서 인상깊은 활약을 보인 이남경 선수. 여자 유망주로는 이남경과 권주리 2단 동생인 권가양 등이 전북바둑도장에서 공부하고 있다.
하성봉, 권병훈 원장 외에도 아마랭킹 1위 정찬호 선수가 상주하고, 현역 시니어 선수 최진복씨도 도장 관리에 팔을 걷어붙였다. 입단 유망주인 서준우 선수가 이 도장에서 공부하고 있다. 서준우는 최근 영재들이 자존심을 걸고 격돌하는 맑은샘배 결승에서 김은지를 꺾고 우승했다. 맑은샘배는 우승상금 200만원, 준우승 상금 50만원으로 어린이 대회치곤 상금액수가 큰 대회다.
하성봉은 국내 최초 아마 8단이다. 이미 2008년 세계아마바둑선수권에 우승하면서 일본기원 공인 아마 8단증을 받았고, 대한바둑협회가 발행한 아마8단증은 2017년에 국내 최초로 받았다. 바둑교육 경력은 15년이 넘었다. 22살에 장수영 도장에서 바둑 사범을 시작해 양천대일 바둑도장에서 6년 이상 일했고, 일본에서도 4년 남짓 바둑을 지도했다. 2011년에는 일본 아함동산배에서 프로기사들 제치고 8강에 올라 화제에 올랐다. 일본 도쿄 홍도장에서 이치리키 료, 후지사와 리나가 하성봉에게 특훈을 받고 프로가 된 선수들이다.
▲ 현대 바둑의 최신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선 고성능 컴퓨터가 필수다. 전북바둑도장 컴퓨터실 모습.
▲ 전북바둑도장은 사범진만 10명이 넘어 원생대비 사범 비율이 전국에서 최고다. 도장 내에선 다양한 대회와 리그전을 열어 실전단련하고 있다.
하성봉이 전성기를 함께했던 양천대일바둑도장은 이제 13년 연속 입단자를 배출하고 이제 단위합계가 150단을 넘어선 명문도장이 되었다. 대부분 원생들이 프로입단 후에는 마지막에 지도한 프로기사를 지도사범으로 말하기에 정작 하성봉 이름은 가려졌다. 일본에서 4년 체류하던 중에는 홍도장에서 이치리키 료, 후지사와 리나의 입단을 도왔다. 그래서 온전히 자신의 손으로 만든 윤예성(17년 입단) 등이 프로가 되었을 때 기쁨이 남달랐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아마바둑선수협회장으로 아마선수들 권익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하성봉은 "앞으로 프로기사는 바둑실력 뿐 나이라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기본 소양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최근 한국기원과 손잡고 연구생출신 아마추어를 위해 아카데미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승부에서 정점으로 가려면 기초 내공이 튼실해야 합니다. 우리 도장에서도 얄팍한 승부기술보단 진정한 기본기와 힘을 길러주는데 주력합니다."라면서 남은 인생의 목표가 아이들과 후배들이 더 좋은 바둑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말했다.
▲ 전북바둑도장의 희망 서준우 선수. 올해 초 맑은샘배 고학년부에서 김은지 선수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 전북바둑도장 내부 전경. 권병훈 바둑도장과 하성봉 바둑도장이 하나로 합쳐 새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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