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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혜연 9단과 루민취안 4단의 바둑이 끝나자 김선호 심판이 복기에 참여해서 승부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
17일 진행된 18라운드 1경기에서 포항 포스코켐텍이 서울 부광약품에 3:0 완봉승을 거뒀다. 그래도 포항 포스코켐텍의 순위는 여전히 5위로 변한 게 없다. 그러나 이번 3:0 승리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경쟁팀인 서울 부광약품과, 서울 바둑의품격 두 팀의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3위까지 오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만약 포항 포스코켐텍이 졌으면 다른 팀의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무조건 5위였다. 그런데 이긴 지금은 전혀 다르다. 우선 19일에 연기 대국을 치르는 서울 부광약품은 루민취안 4단이 부안 곰소소금의 오유진 5단과 대국을 한다. 여기에서 오유진 5단이 이기면 포항 포스코켐텍과 서울 부광약품은 9승 7패로 같지만 개인 승수에서 앞서 순위가 바뀐다. 또 20일에 진행될 인제 하늘내린과 서울 바둑의품격의 경기에서 인제 하늘내린이 이기면 역시 포항 포스코켐텍은 서울 바둑의품격과 9승 7패로 동률이지만 개인 승수에서 앞서 또 다시 순위가 바뀐다.
즉, 포항 포스코켐텍은 17일 경기에서 3:0 완봉승을 거둠으로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얻어냈고, 이제 다른 팀의 경기 결과만 지켜보면서 최종 순위를 기다리게 된 것, 즉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상황이 된 것이다.
한편 패한 서울 부광약품은 심정이 복잡하다. 포항 포스코켐텍에 이겼으면 마지막 루민취안의 승부에 따라 2위까지 오를 수 있었는데, 패하면서 4위까지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서울 부광약품은 19일 루민취안 4단과 오유진 5단의 경기에서 이기면 3위 복귀, 그리고 서울 바둑의품격의 경기 결과를 지켜보면 된다. 여기에서 서울 바둑의품격이 이기면 도로 3위를 내주고 4위가 된다. 그런데, 루민취안 4단이 오유진 5단에게 지면 서울 바둑의품격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5위가 확정된다.
5위는 4위와 2번의 대결을 모두 이겨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2번 모두 이기는 것도 굉장히 부담스럽고, 또 매일 벌어지는 포스트시즌 일정을 감안하면 어떻게든 한 단계라도 순위를 끌어올려야만 한다. 따라서 서울 부광약품은 19일 루민취안 4단과 오유진 5단의 대결에 모든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 팀 순위표
가장 먼저 끝난 속기판 2국에서는 포항 포스코켐텍의 왕천싱 5단이 김채영 4단에게 이겼다. 초반 시작하자마자 우변에서 대형 패싸움이 벌어졌는데, 이 패싸움에서 우상귀 흑돌 여덟점을 버리고 패를 해소한 것이 좋아서 흑이 유리하게 출발했다. 이후 불리한 백이 흑진 속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왕천싱 5단이 강력하게 대응해서 승리를 지켜냈다.
▲ 왕천싱 5단은 승리 후, 오늘 김채영 4단의 컨디션이 매우 안 좋아 보였다며, 바둑은 초반 접전 후 계속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53수 끝, 흑 불계승.
장고판 1국은 장혜령 초단 대 강다정 2단의 대결. 초반 포석은 강다정 2단(백)의 우세. 그런데 백 진영에 놓인 흑돌이 잘 타개되면서 서로간에 만만치 않은 형세가 됐다. 승부가 결정된 것은 우변과 좌변에서 벌어진 두 번의 패싸움 이후이다. 백이 패싸움을 모두 이겼고 흑은 팻감으로 중앙의 백돌 몇 점을 잡았는데 이 바꿔치기 결과로 백의 승리가 확정됐다.
▲ 강다정 2단이 중요한 바둑을 이기며,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198수 끝, 백 불계승.
포항 포스코켐텍은 2:0 승리가 확정됐지만, 3:0으로 이겨야만 하는 사연이 있다. 2:1로 이기면 20일 서울 바둑의품격이 인제 하늘내린에 1:2로 져도 두 팀의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3:0으로 이기면 서울 바둑의품격이 지는 순간 곧바로 두 팀의 순위가 바뀐다. 그래서 포항 포스코켐텍은 속기판 3국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루민취안 4단과 조혜연 9단은 첫 번째 만남. 포석에서 우세를 잡은 조혜연 9단은 중앙 흑 대마를 신나게 몰아붙이며 기분을 냈으나 흑 대마가 수습이 되자 어쨌든 바둑은 길어졌다. 이후에도 백의 우세는 변함이 없었는데, 형세가 만만치 않다고 생각한 조혜연 9단이 지나치게 버티다가 손해를 많이 봐서 형세가 극미해졌다. 루민취안 4단의 추격과 조혜연 9단의 방어가 불꽃을 튀겼던 종반전이 볼만했는데, 큰 손해에도 불구하고 조혜연 9단이 극적으로 반집을 남기며 팀이 원하던 3:0 승리를 만들어냈다.
▲ 반상의 흑집은 8집, 백집은 2집, 반면 6집 차이로 백의 반집 승리이다. 이 반집이 포항 포스코켐텍에 주는 의미는 매우 컸다. 351수 끝, 백 반집승.
계속해서 18일에는 부안 곰소소금과 경기 호반건설의 대결이 펼쳐진다. 현재 8위와 9위의 대결로 꼴찌 탈출을 원하는 두 팀 역시 필사적인 대결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부안 곰소소금은 이 바둑을 이기고 19일의 연기대국에서 오유진 5단이 루민취안 4단에게 이기면 6위까지팀 순위를 올릴 수도 있다. 반면 패하면 일단 꼴찌로 추락한다. 물론 1:2로 패하고, 19일에 오유진 5단이 이기면 꼴찌는 역시 경기 호반건설이 된다. 어쨌든 18일의 경기에서 꼭 이겨야 하는 이유는 양 팀 모두 같다. 그래서 두 팀은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상황이지만 모두 용병을 불러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대진은 후지사와 리나 : 김은선, 오유진 : 판양, 허서현 : 김혜민이다. 아무래도 주장 대 용병이 대결하는 오유진 : 판양의 대결이 가장 눈길이 가지만, 막판에 살아난 허서현 초단이 백전노장 김혜민 8단의 강펀치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도 관심이 간다.
▲ 18라운드 1경기 결과 및 2경기 대진표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는 9개팀이 정규시즌에서 더블리그로 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팀을 결정한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시즌 경기는 3판 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의 장고대국, 2,3국은 제한시간 10분의 속기대국으로, 초읽기는 모두 40초 5회이다. KB바둑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기간이 짧기 때문에 총 5회의 통합라운드를 통해 5월 20일까지 정규시즌을 벌인 이후 포스트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모든 경기는 목,금,토,일 저녁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바둑TV는 케이블TV 및 통신사의 IP TV뿐만 아니라 네이버TV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
팀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위 500만원이고, 팀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김채영 4단의 패배로 다승왕은 최정 9단으로 확정됐다. 김채영 4단은 12연승을 달리다가 최정 9단에게 패하고, 16라운드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 다승왕을 놓친 원인이 됐다.
▲ 왕천싱 5단은 전반기에 2승 2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이었다. 바쁜 중국 스케줄로 후반기에는 출전하지 못하다가 16~18라운드에 출전하여 3연승을 거둬준 것이 팀에 큰 보탬이 됐다.
▲ 장혜령 초단은 2승 10패로 시즌을 마쳤다. 바둑 내용을 감안해 보면 아쉬움이 많은 성적. 권효진 감독은 올 한 해 잘 키워서 내년에 더 좋은 선수로 만들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 강다정 2단은 2018 시즌 5승 6패로 작년과 같은 성적을 냈다. 3주전으로서 50% 가까운 승률이면 좋은 편, 게다가 중요할 때 요긴한 승점을 몇 차례 올려준 게 팀에 매우 도움이 됐다.
▲ 루민취안 4단은 5연승을 달리다가 마지막에 2패를 당하며 5승 2패가 됐다. 19일에 오유진 5단과 연기대국이 아직 한판 남아 있는데, 이 한판이 매우 중요해서 팀의 운명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 조혜연 9단은 10승 5패의 성적. 특히 16라운드와 18라운드에서 극적인 반집승을 거둬 포항 포스코켐텍을 대표하는 선수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 가장 중요했던 경기답게 바둑은 역대 최고로 늦은 시간에 끝났다. 종국 시간이 11시 22분을 가리키고 있다.
▲ 포항 포스코켐텍 검토실에서는 팀이 2:0으로 승리가 확정되자, 한결 여유가 생긴 상태로 마지막 3국의 승리도 기대하면서 검토하고 있다.
▲ 서울 부광약품은 팀이 이길 때나 질 때나 항상 화기애애한 팀. 덕장인 권효진 감독이 팀 선수 및 검토에 참여하러 온 모든 기사들에게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검토실이 항상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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