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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냐 팥이냐? 진실 or 거짓의 공방
꽁씨와 펑씨의 잘못된(?) 만남과 법정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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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의 스승이냐 아니냐? 네가 잘 뒀냐, 내가 잘 뒀냐? 네가 먼저 살자고 옆구리 콕콕 찔렀지, 내가 먼저 살자고 옆구리 콕콕 찔렀남? 콩(꽁)이냐 팥(펑)이냐? 중국 바둑계에 법정분쟁의 화려한 불똥이 튀었다. 중국의 바둑전문 잡지사인 위기천지(圍棋天地)와 퇴역 프로기사간에 때 아닌 설전이 벌어져 법정분쟁으로까지 비화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하다.  올해 위기천지 제8권에는 ‘나는 영웅이다, 펑스지아 6단을 기억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문제가 된 것은 인터뷰의 내용. 펑스지아(彭時佳 42세, 아마6단)가 호북출신의 은퇴 프로기사인 꽁타오(龔濤) 4단 (40세)에 관련해 내뱉은 말이 ‘꽁’씨를 분노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꽁 4단을 펄쩍뛰게 만든 원문을 발췌해 보자 - 일찍이 ‘펑’의 가르침을 받은 꽁타오 프로4단은 바둑을 배울 때 정선으로 두었다. 몇 년 후 프로 세계에서의 희망이 크지 않다고 스스로 판단한 꽁은, 펑이 일하는 무한의 장강항공운수 회사로 돌아갔는데, 스승인 펑스지아가 ‘꽁’에게 “이전에 정선이었으니까 지금도 아직 정선이다.” - 라고 말했다는 대목이다. 말하는 사람(펑,위기천지)은 아무런 뜻이 없었으나 듣는 사람(꽁)은 그렇게 받아 들이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현재 광고회사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에게 바둑을 가르치고 있는 꽁타오 4단은 즉각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위기천지와 펑씨를 고소했고, 펑6단과 위기천지는 무한시 강한구(江漢區) 법원으로부터 관련내용에 관한 정식 통지를 받았다. 은퇴기사 <위기천지>상대로 명예훼손 고소 고소장을 낸 꽁 4단은 위기천지의 문장에 3가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펑스지아가 꽁씨의 은사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 둘째로 펑스지아가 대체 무엇을 근거로 ‘꽁씨가 프로로서 희망이 없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는가 하는 것이며. 셋째는 ‘이전에 정선으로 두었으니 지금도 정선’이라는 말은 사실무근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 세가지는 꽁4단의 명예에 아주 큰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다.  꽁4단은 이번 고소와 관련해 두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첫째, 펑스지아 본인과 <위기천지>는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둘째 정신적 피해보상 6000위엔(한화900만원)과 명예훼손 보상 3만위엔 및 소송관련 비용 300위엔 등 총 36300위엔의 경제적 보상을 요구했다.◀'용서할 수 없다' - 단호한 표정의 '원고' 꽁타오의 모습 (사진 : Sina.com ) 사제지간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꽁타오는 “나는 그에게 바둑을 배운 적이 없다. 나는 14세때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당시 무한 청소년 아마 체육학교에서 나의 스승은 리이빙원(劉秉文)이었다. 바둑을 배우는 동안 펑스지아와 바둑을 둔 적은 있다. 하지만 평생동안 수천명과 바둑을 두었는데 설마 그 수 천명이 나의 스승이라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펑의 말은 조금 다르다. 펑스지아는 “그가 어떻게 얘기하던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그는 나의 첫 제자였다. 나는 그를 1년간 가르쳤다. 1979년 여름부터 1980년 여름까지이다. 그는 전국소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더 이상 가르치지는 않았다. 리우빙원 선생은 당시 바둑학교의 감독이었고 나는 부감독이었다. 실질적인 기량의 발전으로 볼 때 내가 그의 진정한 스승이다.”라고 말했다. 정선으로 두었다는 부분에 대해서 꽁타오는 “내 기억으로는 펑스지아는 나랑 정선으로 둔 적이 없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대국을 한 것은 1999년 호남체전때로 당시 내가 백으로 그를 이겼으며 내가 우승을 차지했다.”라고 말했다. 역시나 같은 사건에 대해 펑스지아의 말은 뉘앙스가 전혀 틀리다. 펑씨는 “실력으로 볼 때는 약간 명확하지는 않다. 그러나 내 기억으로 그와 27대국을 두었고 내가 23대국을 이겼다. 1999년은 그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유가 있다. 당시 우리팀에서 아주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양보를 하라 했고 나는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또 그 판은 기보가 남아 있다. 그 판의 포석은 내가 두 곳을 소목으로 두었는데, 중요한 시합에서의 내 원래 스타일은 2연성이다. 그 판은 내가 시간패를 당했는데 바둑내용에선 결코 진 것이 아니다.”라고 맞선 것. ▶42세인 펑스지아는 80-90년대 중국아마바둑의 정상으로 활약을 하였으며 전국개인전에서 많은 프로 기사들에게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40세인 꽁타오는 87년 후에 프로 바둑계에서 물러났다. 꽁은 “원인을 말하기 곤란하지만, 절대로 기량이 부족해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기천지> “기사를 평가하는 것은 우리들의 본분” 창간이래 처음으로 기사소송을 맞이한 <위기천지>는 아주 난처해 하면서도 이 잡지의 부주필인 왕위엔 8단이 무한으로 향했다. 위기천지로서는 ‘기사를 평가하는 것이 우리들의 본분이라는 입장’인 듯 하다. 현재 ‘피고와 원고’에 해당하는 사건 당사자가 만나 협의를 하고 있어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요구조건이 꽤 구체적이고 까다로운 면도 있어 법정 대결이 지속되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는 상태다. 한편 사건을 바라보는 중국 팬들의 눈길은 대략 좋지 않은 듯하다. 지난해 중국바둑 사이트인 청풍의 대표, 샤오웨이강 9단과 일부 주주사이에 있었던 시끄러운 법정분쟁을 지켜봤던 팬들은, 중국바둑을 대표하는 바둑 전문잡지인 <위기천지>와 은퇴한 무명 프로기사가 벌이는 법정싸움으로 다시 한번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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