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과 변이 연계된 곳의 감각과 수읽기는 어렵다. AI는 이런 데 특히 강해서 유익을 줄 수 있다.
가볍게 행마해야 하고, 중앙을 놓쳐서도 안 되고, 활용을 통해 득을 챙겨야 하는 장면이 있었다.
AI에게 감각을 물었다.
▲ 흑이 늘어서 백의 근거를 위협했다. 백이 무겁게 움직였다간 흑의 세찬 공격을 받아 좋지 못할 것 같다. 백은 이 부근에서 가볍게 움직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16강
2025-07-30 / K바둑 / 생각시간: 1시간+매수30초
232수 백5.5집승
● 나현 9단
○ 신진서 9단
[그림1] 신진서는 백1·3을 택했다. 가볍고 좋았다. 나현이 4에 두어 우하를 크게 취했지만 백은 처음부터 가볍게 행동할 생각이었다.
[그림2] 이후의 실전이다. 11까지 서로 원만한 갈림이다. 한데 AI는 아주 엄밀히 말하자면 흑이 약간 기분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효율적인 모양을 만들기 위해 좀 더 욕심을 내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AI의 생각을 감상해 보고자 한다.
[그림3] 백1을 해 놓은 뒤 3으로 풀쩍 뛰어오르고 싶다고 한다. 신기한 행마다. 무슨 뜻일까.
[그림4] 우선 조금 신경 쓰이는 것은, 흑이 A 또는 B, 혹은 C로 공격해 왔을 때 어떻게 처리하느냐이다.
[그림5]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는 백 세모들은 정말 가볍게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림6] 만약 2로 잇는다면 3으로 행마했을 때 백은 우변에서 활동하기 훨씬 좋다. 백의 주문이라 하겠다.
[그림7] 이후 흑이 1로 젖힌다면 수순을 거쳐 4로 끊은 후-
[그림8] 10까지 좋은 형태를 얻으며 안정하게 될 것이다. 실전보다 두텁다.
[그림9] 흑이 1로 젖혀준다면 백으로선 환영일 것이다.
[그림10] 1로 끊어서 중앙을 두텁게 차지할 수 있다. 흑은 4로 받을 텐데-
[그림11] 1로 하나 활용해 놓고서 3으로 젖힌다. 이후 7로 끊는다. 활용을 노리는 수순들이다.
[그림12] 수순을 거쳐 4까지면 백은 만족할 것이다.
[그림13] 1로 크게 씌워 오는 게 겁난다.
[그림14] 1로 받는 게 좋다고 한다. 흑 두점을 살려야 하는 흑은 2에 두든지 해야 하는데, 그때 3으로 뛴다는 생각이다.
[그림15] 1, 3으로 난폭하게 찔러오면 4로 젖힌다. 흑이 7로 젖힐 때 백은 8로 젖혀서 백이 운신하기 좋아졌다.
[그림16] 백으로선 애초에 1로 가르는 것도 좋다고 한다. 흑이 2로 두면, 3으로 끊는다.
[그림17] 3까지면 4로 물흐르듯 행마한다.
[그림18] 얼핏 1은 초강수로 보이지만 세밀하게 보면 한가운데에 뒷맛이 있다. 6까지의 수순을 거친 후-
[그림19] 우변이 크게 깨지고 싶지 않다면 흑은 1로 보강을 해야 하는데 2, 4가 좋다. 이후 8까지 흑이 곤란하다. 백은 박자가 척척 맞는다.
[그림20] 사실 흑의 정수는 1, 3으로 중앙을 단단히 보강하는 것인데, 그러면 백도 기분 좋게 4로 우변에서 터를 잡을 수 있다.
[그림21] 1의 날일자 공격도 생각해 보자.
[그림22] 떠오르는 수가 없다면 1, 3의 응수도 아주 나쁘다곤 할 수 없다.
[그림23] 수순 중 2가 선수이므로 흑이 3으로 받을 때 4로 흑 한점을 잡으면서 쉽게 안정할 수 있다. 무난하다. 흑쪽에서도 불만이 없다.
[그림24] 1에 좀 더 효율적인 수는 2로 받는 것이라고 한다.
[그림25] 아무 쪽이나 찔러보겠다. 1로 먼저 해볼까. 백은 2로 부푼다.
[그림26] 4에 이르러 흑은 다음 수가 쉽지 않다.
[그림27] 1로 끊는 것은 백이 2로 패를 시작하게 되는데, 4로 밀어서 팻감을 쓰고 흑이 A로 받을 때 B로 되딸 수 있다. 이후 패가 더 진행된다 해도 백의 팻감이 유리하다. 백이 빵빵 따내면 확실히 우세하다.
[그림28] 1로 아래를 찌르면, 역시 2로 호구 친다. 5까지 흑은 예정대로 우하를 문제없이 차지할 수 있긴 다.
[그림29] 그러나 백도 4까지 활용할 거 다하고 6까지 우변에서 튼실하게 터를 잡을 수 있다.
[그림30] 백으로서 가장 강하게 싸우는 것은 1로 건너붙이는 것이라고 한다.
[그림31] 5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데, 이때 백은 6으로 끊는다는 것.
[그림32] 수순을 따라 8까지 백은 봉쇄 형태를 얻게 된다. 이어서-
[그림33] 흑이 1로 끊어서 7까지 진행시키는 데, 백도 8로 중앙과 연계하는 상변의 큰 자리를 얻어서 백으로서는 괜찮은 진행이라고 볼 것이다.
[그림34] 그게 싫어서 흑이 1에 두어 2와 교환만 해두고 3의 자리를 서두른다면 백4가 아플 것이다.
[그림35] 흑이 호구로 받는다면 4까지 백은 고밀도 봉쇄에 성공하게 된다.
[그림36] 그리하여 흑은 1로 잇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제 흑은 더는 중앙에 손질 할 수 없다(느려서). 그래서 3으로 행마한다면 백은 4로 들어갈 것이다.
[그림37] 정석 수순을 따른 후 12까지면 백은 우변을 적당히 깨뜨릴 수 있다. 또한 중앙에서도 즐거움이 있는데, 16으로 밀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흑은 A로 차단할 수 없다.
[그림38] 그랬다간 지금처럼 2, 4로 밀리기 때문이다. 백은 하변 흑세모를 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림39] 흑이 2로 잇는다면 3으로 백은 상대 진영에 있던 병사들을 구해낼 것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