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이들 바둑대회는 가족소풍이다. 엄마 아빠가 따라오는 것은 기본이고 증조부 손을 잡고 오는 아이도 있다. 김밥과 음료수와 과일을 싸와 아이가 바둑 한판 한판 마치길 기다리며 대회장 주변 여기저기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먹고 즐긴다. 겉모습으로는 그게 그거 같지만 활기랄까, 대회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예전보다 동반 가족이 훨씬 늘어났으며, 예전에는 밖에서 종일 기다리는 보호자들의 표정에 ‘보호자니까...’ 의무감에 따라나선 느낌이 묻어났다면, 요즘은 같이 즐기는 축제다. 초등 방과후수업이 확실히 자리를 잡고 몇 년 새 유치원생에게까지 바둑교육이 확장되면서 바둑대회가 재롱잔치, 가족잔치 분위기가 물씬하다.
경쟁은 차후 문제다. 입상하면 기분 좋고 떨어져도 보람 차다. 즐겼으니까. 아이가 대국장 문을 열고 엄마아빠에게 다가온다. “어떻게 됐니?” “졌어요. 애들이 달라요. 지금껏 뒀던 애들과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하하호호, 수고했다. 열심히 했으면 됐지. 잘했다.” 주말 하루 가족소풍이니까 져도 유쾌하게 웃으며 돌아갈 수 있는 거다. 신생 행정도시 세종시가 처음으로 연 제1회 세종 전국아마대회 분위기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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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대회장으로는 더할 수 없는 최고급 대회장, 세종 정부컨벤션센터. 세종시나 공무원과 연관된 행사가 아니고선 대관하기 힘든 공간을 하루 맘껏 누렸다.
▲ 접수창구에서부터 인산인해.
▶ 기다리는 모정, 애타는 부정
▲ 아비의 마음은 어미의 마음만 못하다고요?
▲ 천만에요. 바둑동네에서는 본시 바짓바람이 셌답니다. 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아빠들의 대회 동행.
▲ 문밖에 선 그대 이름은 아빠! 아주 애간장이 타요 타.
▶ 부러우면 지는 건데...^^;;
▲ "엄마 나 암기왕 먹었어요~!" "그래, 대한민국 만세다!"
▲ 음, 이거 뭘로 만들었지?
▲ 흠흠, 이 아빠도 왕년에 이런 거 여러번 타 봤어. 정말이라고.
▶ 함께하니 가족이다
▲ 가족과 함께라면, 어디에 자리를 깐들 무릉도원이 아닐손가.
▲ "아이가 좋아하는 곳에 함께 오는 거. 이런 게 최고의 소풍이죠." 아름초등학교 김기준 어린이 가족.
▲ 멋진 선글래스를 쓴 꼬마아가씨 가족은 누구를 응원 오셨는고.
▲ '비단구두(?) 타 가지고 올' 오빠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밖에서 종이접기로 시간을 보내고.
▲ 또 한구석에서 이렇게 야단맞는 녀석도 있고.
▶ 이 가족의 긴장 해소법
▲ 막상 열심히 바둑 둬야할 녀석들은 잠시 짬을 주체 못한 채 애먼데 힘을 다 써버리고.
▲ 바둑판은 시금치인가 봐요. 뽀빠이마냥 바둑판 앞에 앉으면 불쑥불쑥 힘이 솟구쳐 오르니까요.
▲ 몰입의 즐거움을 주는 바둑.
▲ 바둑이 있어 신나는 세상.
▲ 내년에도 세종시에 또 놀러와 신명나게 박수치게 해주실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