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영배 전국아마대왕전이 더블일리미네이션 조별리그가 열리는 한쪽으로는 2015 덕영바둑축제가 열렸다. 대구·경북의 남녀노소를 막론한 바둑동호인이 참가해 벌이는 대회다.
이 대회가 1라운드를 막 끝내던 시점, 외국인 청년 한 명이 심판위원장인 김성룡 9단에게 사진을 같이 찍을 수 있겠느냐고 물어왔다. 김성룡 심판은 기꺼이 응했다. 그 청년 옆에는 통역으로 돕는 또 한 명의 청년이 있었다. 알고 보니 외국인 청년은 주한미군으로, 외관 캠프 ‘캐롤’에서 근무하는 일병이었고 옆의 청년은 동료였다.
“헤엑 6단이라고요?”
놀란 김성룡 9단의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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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레곤주 유진에서 태어난 로버트 티락 씨(24)는 성년이 되어 바둑을 접했다. 본디 보드게임류를 좋아하는데 체스는 잘 맞질 않았는데 바둑에 대한 설명은 쏙쏙 귀에 들어왔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바둑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읽고 주변에 바둑클럽이 있는지 찾아보았는데 유진에는 딱 한 곳 있었다. 60여 명의 회원이 있지만 자주 활동하는 회원은 16명 정도. 미국은, 도시 규모라면 바둑클럽이 1곳~6곳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자가 어떻게 6단 실력을 만들었느냐고 물어봤더니 영어로 된 바둑책을 많이 읽었고 오프라인·온라인 대국도 많이 하다 보니 늘었다고 한다. 이 청년은 김성룡 9단이 바둑TV에 자주 출연하므로 알고 있었다.
논리적인 사고를 요하는 게 바둑의 묘미라고 말한 그는 박정환 9단과 이세돌 9단의 바둑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세돌 9단은 복잡한 장면에서 깜짝 놀랄 수를 구사해서 좋아하고, 기풍을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박정환 9단의 바둑도 참 좋아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참가해본 이번 대회에선 1집반을 졌다. 대회 참가의 기회가 많지 않은 로버트는 무척 아쉬워했다. 그는, 이번에는 단칼에 떨어졌지만 내년 4월에 대구에서 열리는 또 다른 대회에서는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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