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마 유타 9단이 일본 역사에서 처음으로 7대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한 주인공이 됐다.
기성·명인·본인방·왕좌·천원·기성(碁聖) 등 6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던 이야마 유타는 여기에 십단을 추가하면서 화룡점정했다.
4월20일 도쿄 치요다구 일본기원에서 끝난 제54기 일본 십단전 도전5번기 제4국에서 십단 타이틀 보유자 이다 아쓰시 8단에게 도전한 이야마 유타가 163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3승1패로 십단을 쟁취했다.
7관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2013년에 일본 사상 최초로 6관에 올랐던 이야마 유타는, 타이틀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낳았지만 7관 달성에는 이르지 못했다. 같은 해에 6관을 다시 달성하며 다시 기회를 맞았던 이야마는 실패했다. 외려 2014년엔 4관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에 천원을 쟁취하면서 세번째 6관에 올랐으며 마침내 올해, 염원하던 7관을 이뤄냈다.
▲ 일본 십단전 도전5번기 제4국이 끝난 순간.
▲ 이다 아쓰시.
▲ 이야마 유타.
국후 이야마 유타는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목표였기 때문에 어깨의 짐을 내려 놓은 것 같다.”며 “4관으로 후퇴했을 땐 이젠 무리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7관을 달성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몸소 깨달았다.”고 밝혔다.
현재 이야마 유타의 통산 타이틀 획득수는 36개. 이런 기세라면 수년 내에 조치훈 9단이 보유한 일본 사상 최다 타이틀 획득수 74개를 넘볼 수 있다.
이야마 유타는 어린 시절부터 기록 제조기였다. 제12기 아함동산배가 첫 타이틀이었는데 일본의 모든 타이틀을 통틀어 사상 최연소 기록(16세4개월)이었다.
2009년 20세4개월로 명인에 올랐다. 이는 조치훈 9단의 24세4개월의 기록을 29년 만에 깨뜨리며 최연소 기록을 경신한 것이었다. 명인 등극과 동시에 9단이 되었는데 이것도 최연소 9단 승단 기록.
현재 27세(1989년생). 소년 시절 스승 이시이 구니오에게 7점 접바둑부터 시작해 온라인 바둑으로 1,000판 이상 지도받으며 성장했던 이야마 유타는 일본 일인자가 된 데 그치지 않고 이제는 아예 범접할 적수조차 없음을 증명해냈다.
바둑사에 획을 그은 이야마 유타라지만 기쁨의 한편으로 풀어야 할 숙제를 남기고 있다. 이야마 유타의 7관이 결정된 20일은 세계대회 응씨배 본선1회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랭킹 1위와 중국랭킹 1위도 이 대회에 나와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야마 유타도 스승도 늘 일본 바둑의 부흥을 위해선 반드시 세계대회에서 활약해야 한다고 되뇌었다. 그러나 한해가 시작되기 전 미리 꽉 짜인 자국 기전 일정 때문에 일본 일인자는 세계대회 출전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선수들의 일정 조정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있다”는 세계대회 주최측 관계자들의 솔직한 얘기도 나온다.
7관 이후 목표에 대해서 이야마 유타는 “세계 일인자가 되는 것이다. 아직은 세계 정상급 그룹에 못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얼마나 강해질 것인가?'란 물음엔 “인공지능이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는 것처럼 바둑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조금이라도 더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PHOTO=日本棋院提供]
▲ 일본기원 2층에서 열린 공개해설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