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하이의 최고명문 푸단대학교 광화루(光华楼). 2005년 푸단대학 개교100주년 기념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이 대학은 바둑으로 특기생을 뽑는다.

현재 상하이에서 취학 전 아동이 가장 많이 배우는 과목은 바둑이다. 통계에 의하면 매년 전국바둑승급심사에 새로 등록하는 상하이 어린이만 만 명을 넘는다. 대부분 외동자녀를 키우는 중국의 부모들이 왜 바둑에 호감을 느끼는가? 그들에게 바둑은 대체 어떤 매력과 가치가 있는 것일까?

바둑으로 명문대 입학, 꿈의 도시 '상하이'
취미와 함께 정서를 바로 잡는다
　　
새해 들어 6살이 된 저우윈랑 어린이는 현재 상하이에서 꽤 이름있는 바둑 영재다. 바둑을 배운지는 2년 남짓인데 작년 9월의 위묘우배에서 유치원조에서 우승, 11월에 열린 상하이시 바둑10강전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기록해 아마5단으로 승단했다. 현재 상하이에서 제일 어린 아마5단이다.

갑조리그 상하이팀 코치 류스전은 저우윈랑의 신속한 진보를 보고 매우 놀라며 "바둑계의 새로운 인재가 나타났다."고 호평했다.

그런데 저우윈랑의 아버지는 바둑을 전혀 둘 줄 모른다. 왜 아들에게는 바둑을 가르쳤을까? 직업이 변호사인 저우즈밍은 이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저우윈랑이 장난기가 심하고,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했습니다. 상하이부모들이 말하는 '안절부절하며 제대로 서지 못한다'의 전형이었어요.

아이가 4살이 되면서 조금이나마 듬직해지길 바라며 바둑학원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생각치 못하게 저우윈랑은 변화무쌍한 흑백싸움에 순식간에 빠져들었어요.”

바둑을 배우기 전에 저우윈랑이 15분정도 앉아서 움직이질 않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저우윈랑은 바둑만 둘수 있다면 한 시간 반도 넘게 조용하게 앉아 완전히 몰입한다.

저우변호사는 기자에게 말했다.“어린이는 바둑을 통해 승부세계를 이해합니다. 또 진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은 정신을 배울수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어린이의 성장에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보호를 많이 받고 자란 중국의 외동자녀들은 대체로 패배를 두려워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바둑과 시합을 통해 승부의 경력을 쌓으면서 이런 방면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습니다.”

두뇌개발과 학습에 대한 열정의 향상

바둑을 두는 것은 '지혜의 체조'다. 인체에서 제일 중요한 기관인 두뇌를 단련시키는 운동이 바로 바둑이다. 또 바둑을 배운 학생들은 보편적으로 수학을 잘한다.

작년 9월 상하이 세계외국어 중등학교에서 바둑특수반을 만들었다.

입학 시 6명의 바둑반 어린이들은 수학, 어문 등의 성적이 다른 반 아이들보다 낮았지만, 3개월만의 학습 후 특수반 아이들의 평균성적이 중등수준반 아이들과 막상막하가 됐다.

그리고 수학성적은 중등수준반보다 4점이 높았다. 이후 특수반 학생들이 처음으로 학교수학경연에 참가했을 때는 단체전 3위를 했다. 이것은 바둑반을 편성한 학교에서도 뜻밖으로 여긴 사건이었다.

바둑도시 '상하이'
　
상하이는 역대로 바둑과 지력스포츠의 발전을 중시하는 도시다. 천주더, 첸위핑, 창하오, 후야오위, 장웨이제 등 바둑계 스타들이 줄줄이 나온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이런 바둑스타들은 대를 이어 바둑을 배우는 청소년들을 격려한다.

특별히 말하고 싶은 것은 상하이의 명문학교들이 모두 바둑과목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며 적극적으로 상하이 청소년들이 바둑학습을 돕는다는 점이다.

현재 상하이의 푸단대와 지아통대, 차이징대, 상하이외대 등에는 모두 바둑팀이 있다. 또 매년 종합테스트로 바둑 특기생을 모집한다. 후위칭, 왕천 등 아마고수들도 바둑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했다.

바둑을 배우면 두뇌개발과 더불어 정서를 바로 잡고 의지를 굳세게 하는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상하이에서는 바둑만 잘 두어도 명문 중,고,대학교에 갈수 있다. 이런 제도의 뒷받침이 아마도 현재 상하이 바둑열풍의 근원일지도 모른다.

출처- 중국 신민완바오

중국의 대학은 일반적으로 베이징대, 칭화대(후진타오의 모교), 푸단대(상하이), 저장대가 4대 명문으로 유명하고, 지아통대(상하이, 짱쩌민의 모교)와 난징대 등이 우수한 대학으로 손꼽힌다.

2012년 중국 런민(人民)대학 고등교육연구센터에서 매긴 중국 50대 대학순위에 바둑특기생을 모집하는 푸단대가 3위, 상하이 지아통대가 7위, 상하이 차이징대는 29위, 상하이외국어대는 46위에 올라있다. 상하이 푸단대는 세계대학순위에서 우리나라 연고대와 앞뒤를 다툰다.

한국은 유일하게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프로기사들에게 '추천자전형'이라는 기회가 있었지만, 입시제도의 변화로 올해부터 모집을 중단했다. -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