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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본인방이 한꺼번에~. 10명이 본인방이 제1세 본인방 산사가 거했던 작코지에 오롯이 모여 본인방 400주년을 기념했다. 조선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치훈, 장쉬, 왕밍완, 다카오 신지, 하네 나오키, 다케미야 마사키, 야마시타 게이고, 린하이펑, 이야마 유타(도전 중), 이시다 요시오.

일본 바둑월간지 고월드(이고와르도) 7월호는 본인방 400주년 기념호였다.

일본 4대 바둑 가문 중 가장 융성했다는 본인방가. 월간지는 첫 본인방 산사가 기사로서 봉록을 받았고, 이는 수입을 받은 것이니 프로기사나 다름없다는 풀이를 했다. 그렇다면 프로기사 제도가 탄생한 햇수도 400년이라는 것.

제67기 본인방전 도전기는 교토의 절 작코지(적광사)에서 개막했다. 역대 본인방 10명이 한꺼번에 자리하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행사도 열렸다. 일본 바둑이 400이란 숫자 앞에서 들썩였다.

고월드의 특집기사를 소개한다. 본문의 속뜻을 훼손하지 않는 정도로 약간의 편집을 했다.



올해는 초대 본인방 산사로부터 400년이 되는 해다.

산사는 기사(棋士)로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로부터 봉록을 받았다. 예도였던 바둑이 봉록의 대상이 된 것이니 프로기사의 탄생도 400년이나 된 것이다.

이것을 기념해 이번 제67기 일본본인방전 도전7번기의 제1국이 제1세 본인방 산사가 주지로 있던 교토부 교토시 사쿄구 기타몬젠초 작코지(寂光寺)에서 열렸다.

대국 전날이던 14일, 역대 본인방 10명 전원이 법요와 참배의식에 참가했다. 이들은 제1세 본인방 산사, 제2세 본인방 산레츠, 제3세 본인방 도레츠의 묘비 앞에서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같은 날 전야제에선 나란히 줄을 서서 릴레이 바둑(連棋)을 시연하기도 했다(이런 행사 장소에서 릴레이바둑은 20~30수 정도만 두어, 승패를 꼭 확인하지 않는다. 또 자신의 차례를 손님에게 넘기는 경우도 있다).

10명이 본인방이 한꺼번에 한 방에 모이는 것은 도쿄 이치가야의 일본기원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일이다.

‘햐, 이런 기회 좀처럼 없지 않아?’
300여 명의 바둑팬들 및 관계자들도 설렘으로 들썩였다.




역대 본인방들은 신칸센을 이용해 교토로 이동해 왔고 대국자 이야마 유타 9단과 기록자는 신오사카에서 출발했다.

이튿날 벌어진 도전 제1국은 이야마 유타 9단이 현 본인방 야마시타 게이고 9단에게 불계로 이기면서 이날 개막전을 장식했다.

현재 일본 주요 기전 지형도를 보면 장쉬 9단이 기성(棋聖)을 차지하고 있고,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인 명인과 본인방을 갖고 있다. 이외에 하네 나오키 9단이 기성(碁聖)의 주인이다. 이야마 유타 9단은 십단을 보유 중이다.

본인방 방어전을 치르고 있는 야마시타는 9단은 십단만 차지하면 7대 기전을 한 번 이상씩 차지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젊은 사자 이야마는 본인방에 도전한다.

■ 제24세 본인방 슈호(秀芳∙이시다 요시오)와의 대담
- 작코지에는 처음 방문하시나요?
“딱 한 번 온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본인방을 쟁취했을 때니까 71년이던가요. 40년도 더 된 시절이네요. 형님들과 함께, 본인방을 차지했다는 것을 알리러 방문을 했었지요.”

- 대국실엔 본인방 산사의 초상화와 책이 장식되어 있네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천하를 거머쥔 인물들을 받드는 위치에 있었으니까요. 당시 초상화로 그려진다는 건 유력 인사를 뜻하는 것이었죠.”

- 옛 본인방들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으십니까?
“기타니 바둑도장에는 기보집이 많아서 옛 본인방들의 기보를 놓아볼 기회가 많았습니다. 저는 수도 없이 놓아보았는데요, 그 중에 가장 많이 본 게 본인방 슈호(秀甫, 1886)의 기보입니다.
때로는 인물의 특징이 나타나 있기도 한데요. 이를테면 슈에이(秀栄 , 1884-1886)는 바둑 자체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슈사쿠(秀策)는 지나칠 정도로 영리했고요, 슈와(秀和, 1847-1873)는 이론이 아주 뛰어났긴 한데 다소 결벽증이 있었다고 할까요.
덤이 없던 시절에도 나름의 두는 방식이 있어요. 옛날 바둑은 격조가 높습니다. 지금도 저는 때때로 옛날 기보들을 놓아 보곤 합니다.”




- 400년, 끊기지 않고 이어져 내려온 역사이지만 존속이 어려울 정도의 시기가 있었죠?
“에도막부가 봉록을 주던 시절이야 좋았지만, 본인방 슈겐(秀元, 1907-1908)은 에도시대에 태어났던가요? 혼란스러웠던 메이지(明治)에 면장(免狀)을 발행하며 겨우 헤쳐나가텨 슈호(秀甫, 1886)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살았죠. 그렇게 보면 슈사이(秀哉, 1908-1940) 때가 오히려 좋은 시절이었는지도 모르죠. 저의 스승이신 기타미 미노루 6단(당시)은 21세 본인방 슈사이의 은퇴바둑의 상대를 맡았습니다. 슈사이는 67살, 기타니 미노루 선생은 27살이었습니다. 승부의 측면도 있었고 ‘은퇴하는 마당에 꽃길을 깔아준다’는 의미도 있었죠. 나중에 본인방제는 ‘가원제(家元制)에서 실력제(實力制)로 바뀌게 됩니다. 누구라도 본인방이 될 수 있는 실력제의 시대가 열린 것이죠.”

■ 실력제로 이행하고부터는…
- 제1기의 세키야마 본인방부터 본인방 슈오(야마시타 게이고)까지. 유구한 역사가 느껴집니다만, 실력제 이후의 제24세 무대에서는 역대 본인방들은 전원이 실전에서 뛰었습니까?
“역시 전원은… 세키야마 선생 이외에는 전원이 있었네요. 린하이펑 9단, 故ㆍ가토마사오 9단, 다케미야 9단, 조치훈 9단까지. 세키야마 선생 이외에는 같은 한 무대에 있었죠.”

- 1기는 1941년이니까 71년전이네요. 현재는 67기니까 최초는 1년에 1기는 아니었어요
“제2기 도전기는 세키야마 본인방이 2국째에 86수 만에 불계패했습니다. 병으로 대국을 계속할 수 없게 됐었죠. 도전자 하시모토 우타로가 1-0스코어로 본인방이 됐죠. 이때 故ㆍ가지와라 다케오 선생이 “대신 두게 해죠”라고 자신의 바람을 말했다는 비화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리대국이 제도도 허용되고 있었습니다만 현재는 안 되죠.

3기는 하시모쇼우 본인방(하시모토 우타로)과 이와모토 카오루 7단의 격전이었습니다. 그 유명한 원폭 대국이기도 하죠. 3-3이 되었고요. 재결전 3번째 이와모토 2-하시모토 0이 되었고, 본인방이 이행됐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5기부터는 1년에 1기씩으로 안적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햇습니다. 본인방전은 연패가 많은 것이 특징이죠. 다카가와 가쿠(본인방 슈카구)가 9연패. 이어서 고 사카다 에이오(본인방 에이주)가 7연패. 그리고 이시다 요시오가 5연패를 했죠. 이후 조치훈(본인방 치쿤)이 10연패를 달성하여 이십오세 본인방 치쿤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본인방이 된 사람이 16명. 도전했으나 본인방이 되지 못한 사람이 15명입니다. 꿈을 이루지 못한 도전자의 제자가 스승의 뜻을 받들어 본인방을 제패한 경우도 있어요. 故ㆍ기타니 미노루 9단의 3명의 제자 그리고 후지지사와 명예기성의 제자 다카오 신지. 이런 역사가 있지요.”



■ 기억에 남는 본인방전
- 추억의 일국은?
“제 경우를 들자면, 소화53년 가토 마사오 본인방에 도전하던 때 최종국에서 우세했던 바둑을 역전당했던 것입니다. 55살로 22년 만에 본인방전에 돌아왔습니다만, ‘훅’ 날아가서 깜짝 놀랐습니다.

전체적으로 꼽아보자면, 20년 전 조치훈 9단과 고바야시 고이치 9단(도전자)의 최종국이죠. 3연패 후 4연승의 대역전으로 조치훈 본인방이 방어했던 바둑입니다. 조치훈 9단의 집념을 느꼈습니다.

이후 고바야시 9단과 조치훈 9단은 기성ㆍ명인에 본인방을 더해 대삼관을 차지하기도 했고요. 이후로는 조선진의 짧은 집권 시기를 지나 장쉬, 다카오 신지, 하네 나오키, 야마시타 게이고 같은 본인방들이 나왔습니다.






최근 바둑계는 사천왕(장쉬, 야마시타 게이고, 다카오 신지, 하네 나오키) vs 이야마 유타의 구도로 짜인 것 같습니다. 사천왕 세대와 이야마와는 10살의 이상의 차이가 나지요. 야마시타 본인방에게 있어 연령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도전하는 입장인 이야마와의 방어전은 정말이지 굉장히 빠듯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저번 기성(碁聖)전 도전자결정전 때도 그렇고 이번 본인방 도전기 1국도 그렇고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이 크게 흔들리는 느낌입니다.”

[PHOTO=日本棋院提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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