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9대용병'이 을조리그를 움직인다. 중국의 을조리그팀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을조리그의 용병제도를 처음부터 적극 활용했고, 1년 내내 중국 여러 지역에서 열리는 갑조리그에 참가하기 어려운 한국의 정상급 기사들과 신예기사들은 1주일에 집중할 수 있는 '을조리그'를 선호한다.
중국기원은 특별히 이번 을조리그에 일본팀을 섭외하느라 큰 공을 들였다. 일본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을조리그 팀의 이름은 '중일우호'팀이다. 갑조리그 밑의 을조리그지만 이런 노력은 결국 자국의 리그를 한중일의 바둑삼국중 가장 경쟁력 있는 '프리미어 급'으로 만드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때로 을조리그의 선수면면은 당장 갑조리그에서 뛰어도 될만한 수준이다.
중국 을조리그는 1주일간 7라운드의 일정으로 16개팀이 겨뤄 2팀은 갑조로 승격하고 하위 3팀은 병조리그로 강등당한다. 2012년 을조리그는 중국 푸첸성 샤먼에서 열리며 6월6일과 7일에 1라운드와 2라운드가 열렸다.
한국은 을조리그를 통털어 최고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세돌을 비롯해 박영훈, 강동윤, 백홍석, 나현, 이원영, 안국현, 김정현, 정두호까지 총 9명이 이번 을조리그에 출전했다. 1회전과 2회전에서 한국선수들은 대체로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관심의 촛점 이세돌(광시화란)은 1,2라운드 승리를 거뒀고, 1라운드에서 중국 한한에게 기습을 당한 백홍석은 2라운드에서 조치훈을 이겼다. 또 한국기사끼리의 주장전도 생겼다. 1라운드 승리를 거뒀던 박영훈(쓰촨)은 역시 1라운드 승리를 거뒀던 강동윤(핑메이)에게 2라운드에서 졌다.
반면 일본팀은 1라운드에서 0-4로 패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일본팀은 조치훈 9단을 주장으로 무라카와 다이스케, 이치리키료, 이다아츠시 등 촉망받는 신인기사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박영훈이 속한 쓰촨팀은 갑조리그에서 강등된 팀으로 주장 박영훈을 포함, 구링이, 당이페이, 리하오지에로 이어지는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다. 이팀이 강하긴 하지만 2012을조리그에는 세계대회 우승 경험자가 6명에 달해 어느 팀이 꼭 갑조에 올라갈 것이라 장담하긴 힘들다.
한편 이세돌의 컨디션은 상당히 좋다. 그는 5일 저녁 열린 을조리그 개막식에서 "구리의 대국집 출간을 축하한다. 그런데 출간 일자를 나에게 왜 알려주지 않았나"하면서 웃었다.
최근 출간된 '구리'의 대국집은 이세돌과의 28번 대결을 다뤘으며, 제3회 BC카드배 결승 5번기가 내용의 4분의 1에 달한다. 장따용 위기천지기자가 3년에 걸쳐 자료를 수집했고, 구리의 직접해설과 국후 소감이 들어있다.
○●... 이세돌 인터뷰
- 6월 한국 프로랭킹에서 이세돌은 박정환에게 밀렸던데요, 그리고 당신의 절친 구리또한 진작에 중국에서 1위가 아니에요. 이런 상황을 이세돌은 어떻게 볼까요?
(이세돌) "우선 우리 둘다 별로 성적이 안좋았어요. 게다가 신예들의 성장도 무척 빠르죠. 이 두가지 원인이 종합되어 우리가 자리를 뺏긴 것이죠. 하지만 우린 언제든 다시 제 일인자로 돌아갈 자신감이 있어요"
-구리가 얼마전에 책을 냈어요. '이세돌-구리'의 28판 대결이 그 내용입니다. 혹시 이 책이 나올 때 당신의 도움을 받았나요?
(이세돌) "오래 전부터 구리가 책을 낸다고 들었어요. 출발도 좋았어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책을 낼 때 제게 알려주지 않았어요. 하하하"
○●... 조치훈 인터뷰
중국리그에서 일본팀을 받아들인 것은 약간은 정치적인 의미도 있을지 모른다. 팀 이름도 '중일우호'팀, 참가하는 자체에 의미가 있어 중국기원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조치훈 9단이 일본대표로 인터뷰했다.
- 수많은 고수들 중에서 누구와 대결하고 싶나요? 챔피언급을 원하나요? 아니면 중국의 신예를 원하나요?
(조치훈) "정상급 기사들과는 대국 기회를 많이 가졌어요. 특별히 이번엔 중국의 신예기사와 대결하고 싶군요. 전 알아야겠어요. 그들이 왜, 어떻게 '폭풍성장'하였는지를요. 또 어떻게 이런 식의 강한 중국군단이 됐는지를요.
- 이번에 일본기원에선 일본팀에게 혹시 어떤 목표를 내리진 않았나요?
(조치훈) "우리가 중국기원의 특별 대우를 받아 을조리그에 참가하게 된 것을 여기 와서 알게 됐어요. 두 개팀만이 갑조에 승급할수 있다더군요. 현재 일본팀의 실력으로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3개팀이 승급할 수 있다면 희망은 있어요. 다들 걱정 마세요. 저희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국은 2011년에 이창호 9단을 비롯해 8명이 을조리그에 출전했었다. 중국 을조리그는 14일까지 대국이 열리는 매회 오후 1시반에 열리며, 주요 대국은 시나바둑을 통해 사이버오로에서 인터넷 중계한다.
○● 2012 을조리그, 한국 9대용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