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제4회 BC카드배 결승5번기 중간부터 '반외초식' 논쟁이 뜨거웠다. 중국선수 당이페이의 대국중 '째려보기'가 한국서 조그만 화제가 됐고 이게 중국에 전해지면서 백홍석의 대국중 '깊은 한숨'을 중국 바둑팬들이 문제 삼은 것이다. 중국 기사(記事0에는 아울러 조훈현 9단의 버릇도 자세히 적어놓고 중국원로 녜웨이핑과 류승밍 중국기원장의 말로 끝을 맺었다.
글쎄? 최근에 좀 나아지긴 했지만 중국기사들에겐 반상 중간까지 머리를 디밀어 판을 가리거나, 며칠간 감지 않았을 것 같은 떡진 머리, 너무나 편안한 '츄리닝'스타일이 상당히 흔한 모습이었다. 아울러 조훈현 9단 이후 이창호, 이세돌을 비롯해 한국의 송아지 삼총사나 여러 정상급 기사들은 대체로 중국선수들보다 대국매너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큰 판을 놓고 겨루는 쌍방의 팬들에겐 상대방의 흠이 더 커보이기 마련이다. 중국반응을 하나 소개한다. [오로IN]
제4회 BC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5번기 제4국이 5월 16일 끝났다. 중국갑조리그 쓰촨팀의 당이페이는 흑으로 반집(0.5)을 져 한국의 백홍석이 승리했다. 최종 스코어 1대3으로 패해,.안타깝게도 세계대회 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많은 중국 팬들은 당이페이가 전날 3국에서 백홍석 선수의 ‘반외 초식’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바둑대회에 어떤 반외 초식이 있을가 ? 진짜 효과가 있을까?
○● 기이한 뉴스/ 바둑에서의 ‘반외 초식’ 효과 있을까?
결승5번기 제3국은 5번기 길목에서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대결이다. 그러나 당이페이는 우세를 잡았던 대국을 안타깝게도 역전당했다. 바둑TV 화면에는 초읽기 상황에서 백홍석이 끊임없이 한숨 쉬고 머리를 흔드는 게 보였다. 경험이 풍부한 백홍석은 분명히 당이페이의 사색을 방해했다. 당이페이가 초읽기때 이를 참지못해 백홍석을 몇 번 쳐다봤다. 대국 뒤에 백홍석은 바둑TV 인터뷰에서 이 장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대국중에 당이페이가 계속 당신을 힐끔거리며 쳐다봤는데 영향을 받지 않았나요?”
백홍석이 대답했다. "중국의 어린 기사 중 가끔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는 기사들이 있다. 이미 익숙해져 있어 신경쓰이지 않았다. 오늘 대국에서는 바둑판만 바라봤다."
◀ 64강부터 결승까지 한결같은 당이페이의 치켜뜨기, 나쁘게 보면 나쁜 거고, 승부사로서 좋게 보면 좋게 볼 수도 있다.
백홍석의 대답이 (예민해져 있는) 당이페이에게 어처구니 없는 말로 느껴졌다. 15일 밤9시에 그는 자신의 블로그(웨이보)에 이렇게 글을 올렸다. “상대가 바둑 둘 때 계속 뭐라고 말하고 한숨 쉬고 그래서 한번 쳐다봤다. 희망하건대 조용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졌으면 졌지 핑계 찾을 것은 없다. 하지만 이런 말까지 들으니 어이없다.”
당이페이가 올린 블로그의 글은 많은 중국 팬들을 자극했다. 결승 4국이 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바둑팬들이 인터넷에서 반외 초식을 논하고 있었다. 바둑팬들은 인터넷 댓글을 통해 “백홍석의 반외 초식에 당하지 마라”, 혹은 ”이것은 백홍석의 속임수다. 상대를 마비시킨다.", ”확실히 백홍석이 시끄럽다...물론 백홍석이 고의적인 것은 아니었겠지만 분명한 건 대회 결승전에서 경험이 부족한 당이페이에게 영향을 준다.”는 내용들을 주로 이야기했다.
백홍석의 행위가 바둑경기의 '반외 초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바둑은 고대부터 문명에 눈 뜬 사람들의 취미다. 기품이나 덕은 승부보다 더 위에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현재는 승부를 중히 여기게 되니, 승부의 색채는 점점 깊어져 반외 초식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사실 백홍석은 반외 초식을 이용한 첫번째 기사가 아니다. '반외 초식'이 가장 강한 자는 한국에서 첫 세계대회를 우승한 조훈현이다. 조훈현은 세계대회에 참가했을 때 정말 기쁜 나머지 노래를 흥얼거렸다. 제5회 동양증권배 결승전에서 일본기사 요다노리모토가 조훈현의 한국노래를 참지 못해 귀마개를 꽂고 대국을 했으나 1대3으로 패했다. 대국장에 양말을 벗어 앞의 선수가 코를 막는 일도 생긴다.
그러나 반외 초식은 사람들에게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또 반외 초식을 사용하는 유명한 기사는 일본의 조치훈이다. 형세가 불리할 때 부채로 자신의 머리를 소리나게 두드린다. 혹시라도 이 모습에 마음이 약해지면 조치훈의 치명적인 역전에 당해 후회할 것이다. 그는 대국중 성냥을 부러뜨리거나 종이를 찢기도 한다.
이런 행위들이 상대에가 영향을 줄까요? 녜웨이핑이 블로그에 "아무렇지도 않다"고 썼다.
“많은 사람들이 어떠한 반외의 행동들이 상대에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부채로 두드린다거나 손으로 바둑알을 주웠다 놨다 하거나, 바둑을 두면서 중얼중얼 하거나 그런 것들,…첫째로 이런 태도는 좋은 습관이 아니다. 하지만 실상은 또한 아무 것도 아니다. 별로 엄중할 것도 없으니 기껏해야 '반외 초식'이다. 별로 큰 효과가 없다. 기껏해야 개인 습관이다.”
중국기원 류스밍 원장은 “ 반외 초식이 있을까? 그것은 개인의 수양에 달려 있다. 뭐라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프로라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어떤 사람을 많이 이겼으면, 그가 아무리 반외 초식을 쓴다고 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