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진 외모에 안경을 낀 외모의 소년이 새로운 타이틀 홀더가 되었다. 양딩신 3단은 허난 정저우 출신으로 바둑을 위해 태어난 듯한 ‘90후 세대’ 기사다.
7일 막을 내린 제12기 리광배 결승현장에서는 유명기사 쉬잉과 왕위엔이 해설에 나섰다. 쉬잉은 “양딩신이 7살 무렵 석점 바둑을 두어 제가 진적이 있어요. 어린시절에도 계산력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흑을 잡은 양딩신 3단이 박문요 9단을 패배시키고 ‘소년챔프’로 등극했다.
운이 따랐던 우승
단판으로 치러진 결승대국이 끝나자 양딩신은 얌전히 앉아 시상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너무나 조용해서 다른 사람이 직접 말을 건네지 않으면 일체 말이 없었다. 역시 ‘좌공(坐功)’이 초일류다웠다.
대국에 관해 묻자 수줍어하는 모습은 마치 세계챔피언을 이겨 미안해하는 것 같았다.
양딩신 3단은 “ 우승을 해 마음속으로는 당연히 기쁘다. 대국 전에는 이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다. 아마도 상대가 부담이 있었고, 내가 운도 많이 따랐다.”고 말했다.
또 “시합에서 이겼지만 박문요 9단과 비교해 큰 대회 경험이나 포석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프로기사가 된 후 첫 우승이라 큰 자신감을 얻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가 최고의 인도자
우승 직후 양딩신은 가장 먼저 정저우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기쁜 소식을 전했다. 전화상으로 그의 아버지는 간단한 축하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평소 양딩신에게는 아주 엄격해 자주 혼을 낸다. “우세한 포석이지만 뒤로 가서 실수해 질 때가 많은데 그 때마다 아버지가 절 혼냈습니다. 베이징으로 온 후에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좀 덜한 편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아마 3단 수준의 바둑팬으로 고등학교 시절에 ‘네웨이핑 열풍’에 영향을 받아 바둑에 빠지게 되었고, 양딩신이 5살 무렵부터 바둑을 가르쳤다.
양딩신은 “솔직히 처음에는 바둑을 배우기 싫었어요. 하지만 1~2년이 지나자 바둑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바둑으로 제 성격이 변한게 아니라 원래 조용했습니다.”고 말했다.
2008년 10살도 안된 양딩신은 베이징으로 바둑유학와서 유명한 바둑도장에서 수학했다. 평소 중국기원에서 개설한 학교에서 한주에 두 번 정도 문화학습을 받는다.
병원에서 일했던 어머니는 베이징에서 반 년 이상 양딩신을 보살폈다. 아버지도 가끔 찾아오지만 현재는 61세의 할머니가 양딩신과 함께 베이징에서 거주하고 있다.
미래 목표는 세계챔피언
2012년은 양딩신에게 행운의 해다. 올 초에 열린 세계대회인 비씨카드배와 바이링배에서 모두 본선에 진출했다. 리광배와 신수전에서는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따냈다. 13살에서 6개월이 지난 양딩신은 중국 국내에서 가장 어린 타이틀 보유자다.
어릴 적부터 바둑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온 양딩신은 12세에 최연소 프로기사가 되었고, 리광배 우승으로 국내 타이틀 기록도 갱신했다. 현재 91년생인 장웨이지에가 제16회 LG배를 우승하며 최연소 세계챔피언이 되었는데 이 기록도 양딩신에 의해 깨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달 18일부터 열리는 제17회 LG배 통합예선에 참가한다. 또 충칭팀에서 2년 동안 선수로 뛰었던 ‘갑조리그’도 개막을 앞두고 있다.양딩신은 “현재는 세계챔피언까지 생각하기 어렵지만, 머지않은 미래의 목표다.”고 말했다.
기사/사진 -시나바둑
번역 -박위룡 (사이버오로 중국통신원)
